착각은 금물
열왕기상 20:13~2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 3,000미터 단체전에서 선두로 질주하던 우리나라 선수가 1등임을 확신하며 결승선 앞에서 손을 번쩍 들어 승리의 세레머니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뒤따르던 대만 선수가 왼발을 내밀어 금메달을 차지하였습니다. 불과 0.01초 차였습니다. 물론 은메달도 귀한 성적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게 애석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생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승리의 기쁨을 잠시 미루면 훨씬 멋진 인생 경기를 할 수 있습니다. 샴페인을 조금 늦게 터트려도 승리의 기쁨은 반감되지 않습니다. 인생 경기에서 승리에 너무 조급해하거나 1등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승리란 과정에 대한 보상이며, 1등이 아니라고 해서 실패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인생 경기란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신과의 경쟁이기 때문입니다.
시리아의 벤하닷과 지방 영주 32명이 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를 에워쌌습니다. 벤하닷은 힘을 믿는 왕이었고, 지방 영주들은 그 비위를 맞추느라 동원되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벤하닷의 요구가 오만불손합니다.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해서 “네 아리따운 아내들과 자녀는 모두 나의 것이다. 내일 이맘때쯤에 내가 내 신하들을 보내겠다. 그들이 네 집과 신하들의 집을 뒤져서, 그들의 눈에 드는 것은 무엇이나 가져 올 것이니, 그리 알아라”(3, 9) 하는 심보가 고약하기 그지없습니다. 벤하닷은 큰 힘을 가졌으나 힘을 조절하지 못했습니다. 세상에는 가진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힘의 남용은 힘이 없는만 못합니다. 큰 힘을 가진 자에게는 힘 못지않은 절제와 겸손이 요구됩니다. 사실 시리아에게 이스라엘 정도는 깜이 되지 않습니다. 벤하닷은 자신을 과신하여 동맹국 영주들과 함께 이른 승리의 축배를 들었습니다. 내일 마셔도 될 술인데 하루 먼저 마셨습니다. 그만큼 자신만만하였습니다.
이 무렵 한 예언자가 아합 왕을 찾아갔습니다. “나 주가 말한다. 네가 이렇게 큰 군대를 본 적이 있느냐? 그러나 내가 오늘 그들을 네 손에 넘겨 줄 것이니, 너는, 내가 주인 줄 알게 될 것이다”(20:13). 그리고 이스라엘의 지방장관 232명과 그들의 젊은 부하 7,000명이 시리아 진영을 공격하였습니다. 벤하닷은 보고를 받았지만 ‘이스라엘 찌질이들이 뭘 하겠어’ 하는 투로 시큰둥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이스라엘 군대는 닥치는대로 시리아 병사를 물리쳤습니다. 시리아 군사는 도망가기에 바빴고 이스라엘은 추격하기에 바빴습니다. 결국 낮술에 빠져있던 벤하닷은 허둥지둥 말을 타고 도망가야 했습니다.
벤하닷을 물리친 이스라엘 군대의 승전보를 들은 아합 왕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없는 장면이지만 모르기는 해도 아합은 매우 흐뭇하였을 것이 분명합니다. 악한 왕 아합에게 이런 승리를 안겨주시는 하나님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요? 아합 왕은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이긴 비결은 아합이 선하거나 훌륭해서가 아닙니다. 아합의 전략이 탁월하여서도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의 주되심을 아합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소도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실력이 아니라 우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합을 사랑하셔도 이런 승리를 안겨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되심을 보이고자 하심입니다.
하나님, 아합 같은 인생에게 승리의 맛을 보여주시니 당혹스럽습니다. 아합보다 더 악한 벤하닷에 대한 주님의 징계라고 이해합니다. 이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이 높임 받듯 주님의 위엄과 영광이 높아지기를 빕니다.
2023. 10. 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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