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3:11 나는 너희로 회개케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주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주실 것이요
성령세례에 대한 중요성은 오순절 계통에 의하여 현대에 와서 다시금 조명을 받기 시작하였다. 오순절 계통은 성령세례의 편협적인 면에 너무 집착하여 '방언'을 절대시하는 등의 무리가 있었지만, 성령신학을 자극시키고 발전시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심심찮게 논쟁거리가 되는 것은 성령세례와 불세례의 관계성에 대한 문제이다. 그러나 원어상으로, 성령과 불을 한 묶음으로 표현한 것을 볼 때, 이는 성령의 임재시에 나타나는 불과 같은 체험을 동시적으로 말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성서적으로 볼 때, 물은 일차적인 심판과 구원을 상징하고 있으나, 불은 2차적이며 본질적인(과학적 용어로는 화학적인) 변화를 유도하므로 궁극적인 심판과 회복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맨 처음의 심판은 '노아의 호수'였으며 처음 세례를 물세례였지만, 마지막 심판은 '불세례'일 것이며, 궁극적 거듭남은 성령을 통한 불과 같은 체험, 즉 모든 죄악을 태워버리며, 하나님의 능력을 부어주시는 체험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체험을 우리는 다른 말로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다'고 표현할 수 있다.
신약성경은 세례 요한의 예언을 통하여 예수가 성령과 불로 세례를 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성령세례와 불세례가 동일한 것인지, 아니면 별개의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 왜냐하면 성령세례와 불세례가 때로는 다른 의미로 성경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만일 성령세례와 불세례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신자(信者)는 두 번의 세례를 받아야한다는 이론이 성립한다. 그러므로 성령세례와 불세례는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1. 성령세례와 불세례의 의미
1) 성령세례 성령세례는 세례 요한의 물세례와는 그 의미에 있어서 매우 많은 차이가 있다. 설령세례는 죄 가운데 있는 인간이 회개하고 예수를 믿음으로 얻게 되는 것이지만, 물세례는 성령세례를 받은 것을 표시하고 확인 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신약에서 성령세례가 주어진 것은 오순절에 다락방에 모인 성도들 '각 사람 위에' 성령이 임한 사건에서였다. 이때사람들은 성령의 임하심으로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성령세례이며, 그 결과로 성령 충만이 나타나게 된다. 토레이(R.A.Torrey)는 성령세례가 신자라면 누구나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를 알수 있는 경험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중생한 성도)이 경험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성령세례는 과연 불세례와는 별개의 형태로 단독적인 의미만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2) 불세례 구약성경(사6:6,7; 슥13:89; 말3:3)은 일반적으로 '불'(fire)에 대하여 '진노'를 상징하는 것과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의 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고전3:13-15은 불을 묘사할 때 태우는 것, 즉 생명이 아닌 것을 소멸시키는 심판으로 설명하고 있다. 불을 이보다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성구는 마3:11이다. 여기서는 불세례를 말할 때 그것은 심판의 불을 상징함과 동시에 회개하지 않은 자들을 완전하게 진멸하는 의미를 강하게 표현하는 것으로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들은 불세례에 대하여 부정적인 측면에서 장차 올 '심판과 진노'로 그 의미를 결정하게 한다. 그러나 이 불세례라는 단어가 한편으로는 호의적인 측면에서 오순절 사건과 그 이후의 새 시대의 축복을 상징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W.Hendrikson). 즉 불세례가 성령세례와 대치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2. 이중적 의미에 대한 오해 1) 접속사 kaiv 해석상의 오해 많은 사람들은 성경이 말하는 '성령과 불로'(ejn pneumati aJgiw kaipuri)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오류를 범하는데 그 이유는 성령과 불을 연결하는 '그리고' 또는 '∼과'의 의미인 카이(kaiv)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접속사는 대개 두 단어를 연결하면서도 다소간에 서로 다른 의미로 구분을 짓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 때문에 어떤 학자들은 성령세례와 불세례를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단어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령과 불'이라는 단어 앞에 전치사ejn(엔, ∼로써)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 여기에서 사용된 전치사는 성령과 불이라는 두 단어를 하나로 묶어서 표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과 불의 세례는 두 세례가 아닌 한 세례의 두 국면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2) 두세례의 차이점에 대한 오해 셩령세례와 불세례는 도래하는 하나님 나라의 의미를 분명하게 대립시킨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나라는 은혜와 심판 그리고 충만한 복과 철저한 파멸을 모두 초래하기 때문이다(H.Ridderbos). 그래서 성령세례는 축복의 국면으로, 불세례는 심판의 국면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헨드릭슨(W.Hendrikson)은 눅3:17에서 예수의 심판 사역을 불과 연결시키면서, 예수의 구속을 받아들이지 않는 쭉정이는 불에 던져질 것임을 강하게 부가시킨다. 이러한 근거들은 성령세례와 불세례가 전혀 다른 대립의 국면에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죄와 허물을 자신에게 돌리신 예수께서 어떻게 축복이 세례와 심판의 세례를 동시에 줄 수 있을까? 부분적인 차이점이 두 단어를 완전히 다른 의미로 규정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
3. 문제 해결 방법 1)예수의 구속과 약속 예수가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분명히 죄 사함을 위해서이다. 예수는 자기 자신을 단번에 희생 제물로 드려서 죄를 없애려고 세상 끝에 나타나신 것이다(히9:26). 그리고 그는 십자가의 죽음으로 심판의 세례를 받으시고, 장차 오게 되는 오순절 사건을 통한 성령세례를 약속하셨다. 바로 예수 자신이 심판의 세례, 진노의 세례를 다 받으셨기 때문에 중생한 성도는 성령의 세례만 받으면 되는 것이다. 예수께서 약속하신 오순절의 성령세례에는 더 이상 심판의 요소가 남아 있지 않다. 곧 성령과 불의 세례가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성령의 세례로 변화되었으므로 오순절 성령세례 사건은 축복의 사건으로 인정해야 한다.
2) 성령세례의 포괄성 성령이 오신 후에 제자들의 마음은 진리의 빛으로 가득하게 되었다(행1:5,8). 그리고 제자들은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각 사람에게 임함을 체험하였다(행2:3). 이 사건에서 불은 비추는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화시키는 일을 하였다. 성령은 사람의 마음을 불로 비춤과 동시에 정화시키는 일을 하였다. 성령은 사람의 마음을 불로 비춤과 동시에 정화하는 복합적인 사역을 하는 것이다. 심판의 요소를 가지고 있던 불세례는 이제 성령세례에 포함되어 그 의미가 변하였다. 따라서 불세례를 포함하는 성령세례, 곧 성령과 불의 세례는 불에 타버릴 것들을 정화시키고, 성령과 함께 있는 자로서 신앙고백에 동참하고자 하는 자들을 인치시며 또한 신앙고백을 요구하기도 하는 세례라고 할 수 있다(박영선). 성령세례가 주어짐으로 이제 불세례를 통한 심판이 하나님의 은혜로 변화하여 오순절의 축복으로 성도들에게 임하는 것이다.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시는 예수의 구속 사역은 이제 더 이상 성도들에게 심판의 의미로써의 세례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 두 세례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성령의 세례가 가지고 있는 의미 속에 불세례가 포함된다. 성령과 불의 세례는 단회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불세례는 성도들이 죄를 짓고 타락할 때 주어지지만 그것은 뜨거운 심판으로서가 아니라 가치 없는 것을 태워 버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성령이 성도의 마음속에서 내주하시고, 진리와 거룩을 유지하도록 역사하는 것이다. 성령세례와 불세례는 동일한 것이며, 중생할 때 얻을 수 있는 예수의 세례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것을 분명히 깨닫고 이미 되어진 일들을 누리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하겠다.
1. 성경이 말하는 불
1) 심판과 형벌의 상징 불은 태워서 소멸시키는 것이므로 신·구약성경을 통틀어 대개 파괴와 심판의 상징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은 그러한 의미에 있어서 큰 본보기의 하나이다. 유다서 기자는 이것을 영원한 불 형벌의 거울이라고까지 했다(유1:7). 종종 불은 하나님의 분노(시89:46), 질투(시79:5)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했다.또 구약의 어떤 부분에서 불은 하나님의 사역자이며(시104:4) 그의 말씀(렘23:29)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점차적으로 계시가 분명해짐에 따라 불은 마지막 종말의 때에 심판의 도구화될 것이라는 관념으로까지 이어진다.
2) 정결케 하는 불 이스라엘의 제사에 있어 제단과 제물의 불은 죄의 정결을 가져다주는 상징이었다(사6:6,7). 구약에서는 종종 혹독한 고난의 불이 성도를 정결케 하는 역할을 하리라는 내용이 나타난다(슥13:9; 말3:2; 4:1). 신약에도 이와 유사한 말씀이 여러 군데 등장하고 있다(벧전1:7; 계3:18). 기본적인 불의 특성이 태워서 소멸시키고 형상을 변화시키며 불순물을 제거시키듯이 불은 인간의 죄를 태우는 매개체로서 비유되고 있는 것이다.
3)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임재와 현현 하나님의 임재에 있어서 불은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모세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소명을 받게 되었던 것은 떨기나무 불꽃 사이(출3:2)로부터였으며, 시내 산에 임재하신 하나님에게 있어서도 불꽃과 연기가 충만하였다(출19:18). 또한 이스라엘백성이 40년 동안 광야에서 인도함을 받을 때 길잡이가 되어 준 것도 불기둥이었는데, 이것 또한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것이다(출13:21,22;민9:15,16). 예수그리스도에게 있어서도 불은 임재의 상징이었다. 세례요한은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시리라 예언하기도 하였다(마3:11).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시대에 세상에 임하실 것이라는 예언에도 불은 어김없이 언급되어 진다(벧후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