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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이야기 ★
옛날에 젊은 부부가 살았습니다. 남자는 잘 생겼고 여자는 아름다운, 더할 나위 없는 부부였습니다.
오래 살다보면 권태와 싫증을 느낀다는데 이 부부는 권태는커녕 갈수록 소록소록 정이 쌓여만 가고 쳐다만 봐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열정과 정이 깊어만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잘 어울리는 부부에게 불행이 다가왔습니다. 한 사람이 시름시름 앓더니 실명을 하게되고, 또 한사람이 실명을 하게되어 부부는 더 이상 서로의 아름다운 모습과
몸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이 부부의 사랑을 끊어 놓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가까워지고 의지하며 늘
손을 잡고 다녔습니다.
보지 못해서, 애가 끓어서, 사랑하는 아내를, 남편을 잃을까...
그래서 항상 손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이 부부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세상에 퍼졌고, 어느 용하고 마음씨 고운 의사가 찾아와
눈을 치료해 주었습니다. 치료하는 동안에도 이 부부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기쁘고 기대가 되었을까요? 아름다운 아내를 다시 볼 수
있고 멋진 남편을 볼 수 있는데.
남자가 먼저 눈을 떴습니다. 남자는 제일 먼저 아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어디에도 아내는 없었습니다. 옆에 있는 여자는 남자가
사랑했던 아내가 아니라 늙은 할머니 뿐 이었습니다.
여자도 눈을 떴습니다. 둘은 동시에 절규를 했습니다. "누가 내 아내를 바꿔치기 했는가?" "내 남편은 어디 갔는가?" 세월이 그들을 바꾸어 놓은 것을.....
그들은 눈이 뜨인 그 날부터 행복했을까요? 행복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입니다. 이 이야기는 팔만 대장경에
숨어있는 이야기입니다.
--찬미님 주신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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