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이야기

돼지 혓바닥

열려라 에바다 2014. 5. 29. 09:57

 

내장산(사진:최용우) 

□ 돼지 혓바닥

 

 어느 귀족 부인이 요리사를 불러 말했습니다. "내일 밤에 내가 아주 좋아하는 친구들이 올 걸세. 그러니 자네의 솜씨를 최대한 발휘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좀 만들어보게"
 다음날 과연 솜씨 좋은 요리사가 무슨 요리를 했는지 그 향이 기가막혔습니다. 사람들은 침을 꼴깍 삼키며 요리를 먹으려고 보니 그것은 '돼지 혓바닥'이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돼지 혓바닥이 이렇게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지?"
 요리사가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좋아할 때 그 혀로 온갖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말을 나누지요. 그러니 혓바닥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재료가 아니겠습니까?"
 다음날 귀족 부인이 또 요리사를 불러 말했습니다. "내일 밤에 내가 아주 싫어하는 친구들이 올 걸세. 그러니 자네의 솜씨를 최대한 발휘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요리를 좀 만들어보게"
 다음날 과연 솜씨 좋은 요리사가 무슨 요리를 했는지 그 냄새가 너무 지독했습니다. 사람들은 코를 막고 얼굴을 찡그리며 도대체 뭔가 보니 그것은 '돼지 혓바닥'이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돼지 혓바닥으로 이렇게 고약한 요리를 만들 수 있지?"
요리사가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미워할 때 그 혀로 온갖 더럽고 불쾌한 말을 내뱉지요. 그러니 혓바닥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요리재료가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이 "자네는 요리사가 아니라 철학자군"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선거철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돼지 혓바닥 같은 입을 놀려 온갖 달콤한 공약들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아주 혓바닥들이 현란한 춤을 추는군요. 그래놓고 당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저 입들은 또 아주 고약하고 뻔뻔한 주둥이로 3단 변신을 하겠지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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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4949] 2014.5.29.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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