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자료

여리고 Jericho

열려라 에바다 2022. 7. 29. 11:13

구약 성경에 나오는 '여리고'(Jericho)는 오늘날 텔 에스 술탄(Tell es Sultan)이란 곳으로 판명되었는데, 그 위치는 사해(死海)에서 북쪽으로 12km, 요단에서 서쪽으로 9km, 또 예루사렘에서 동북 방면으로 약 30km지점이다.

고고학적 발굴 결과, 당시 여리고 성의 넓이는 대략 8에이커(1 에이커 = 약 4 평방킬로미터)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느 므깃도의 14에이커(acre), 라기스의 18에이커, 특히 하솔의 200에이커에 비하면 작은 도시 국가이지만, 여호수아 시대에는 가나안의 평균 도시 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그 성읍 규모에 비하여 여리고 성의 비중은 매우 컸다. 즉 여리고 지역은 좋은 샘들을 가진 '오아시스'(oasis) 지대인 만큼 일찍부터 개발된 고대 도성으로서 성경은 일명 '종려의 성읍'(The city of palm trees)으로 지칭하기도 했다(신 34:3). 그리고 요단 대평원 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여리고 성은 그 전략적 위치상 매우 중요한 가나안의 방어 거점으로서 군사 요충지일 뿐 아니라 가나안 중부로 통하는 교통의 요로(要路)였다. 따라서 여호수아 군대가 가나안 도시 국가들의 남북 연합 작전을 미연에 차단하고 가나안 정복의 주요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리고 성을 장악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여리고 성은 직접적인 군사 작전으로서는 거의 공격 불가능하게 되어 있는 천연 요새였다. 즉 가파른 경사지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여리고 성은 적들의 침입에 대비하여 성 밖으로 3-4m 높이의 석조 장애물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본성의 중앙 벽과 약 35도 각도로 경사지에 만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 가파르고 미끄러운 경사지와 여러 방해물 때문에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접근하는 행위는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유일한 방법으로써는 장기간의 포위 작전을 구사할 수 밖에 없었으나, 그렇게 하자면 오랜 기간이 지체되어 나머지 가나안 족속들이 연합, 반격할 기회만을 줄 뿐 이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 여리고 성은 성문을 굳게 닫고 마냥 버티는 작전을 구사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호수아 군대에게는 하늘 만군의 군대 장관 여호와가 함께 하고 계셨다.

당시 중.서부 팔레스틴 지역은 명목상 애굽의 지배하게 있었으나, 실상은 애굽의 왕권이 그 지역에 대해 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당시의 가나안은 각각 그 자체의 왕들을 가진 성읍 국가(City States)구성되어 있었다(12:9; 삿 1:7). 여리고 왕은 이러한 여러 왕들 가운데 하나로 여리고를 다스렸던 통치자였다.



• 파괴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법궤를 맨 제사장이 앞서고, 그 뒤를 따라 이스라엘은 대열을 이루어 매일 여리고 성을 한바퀴씩 6일 동안 침묵속에서 돌았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 째 날에는 일곱바퀴를 돌고 크게 함성을 질렀다.

"제사장 일곱...일곱 양각 나팔...제 칠일...일곱번"등 이 작전에는 '일곱'이라는 숫자가 여호수아 6장 4절에만 네 번, 6장 전체에 걸쳐 열 네번이나 언급되었다. 성경이 함축하고 있는 숫자의 상징적 의미상 '일곱'(7)이란 숫자는 하나님께 속한 신성한 숫자로서 보통 '완성', '완전', '극치', '성별'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신적 섭리나 사역과 관련하여 이 단어는 성경에서 수없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창 21:28, 30; 출 20:10, 11; 23:15; 25:37; 29:30; 왕하 5:10; 시 119:164; 계 1:20; 10:3). 따라서 우리는 여기 이 숫자를 통해 가나안 정복은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시는 성전(聖戰)이며, 또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로 하여금 가나안을 정복케 하되 완전히 정복케 하도록 하심을 알 수 있다.

한편 여기서 '양각 나팔'은 '나팔'을 뜻하는 '요벨'과 '뿔'을 뜻하는 '쇼파르'의 합성어인데, 특히 '요벨'은 보통 전쟁 때 사용하는 은 나팔(민 10:1 이하)과는 달리 '수양의 뿔로 만든 나팔'(trumpet made from a ram's horn, Living Bible)을 가리킨다. 이 양각 나팔은 회중을 불러 모으거나, 어떤 사람의 출현을 알리기 위한 경우(본절과 출 19:13)와 희년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경우(레 25:9, 10)에 주로 사용되었다(Goslinga, Alexander). 한편 혹자는 여리고 전투에서 이처럼 '양'의 뿔로 만든 나팔을 사용했다는 사실에서, 이것은 '이방 세력에 대한 그리스도의 복음의 승리'를 예표하는 행위로 보기도 한다.

가나안의 중요 거점인 여리고 성의 멸망은 마지막 날에 하나님에 의해서 이루어질 이세상 심판의 모형이다. 즉 아무리 오랫동안 세상 권세가 그 철옹성을 자랑하며 하나님의 나라에 대항한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그 나라가 일순간에 멸망된다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적들에게 분명히 입증해 주셨던 것이다.


• 저주
"여호수아가 그 때에 맹세로 무리를 경계하여 가로되 이 여리고성을 누구든지 일어나서 건축하는 자는 여호와 앞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라 그 기초를 쌓을 때에 장자를 잃을 것이요 문을 세울 때에 계자를 잃으리라"(수 6:26)

파괴된 여리고 성을 재건하는 자는 저주를 받게 되리라는 선언은 신 13:16의 규례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즉 그 규례에는 불살라 진멸된 성은 영영히 무더기가 되어 다시는 건축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 기초...장자...계자를 잃으리라"는 선포된 여호수아의 이 예언적 저주는 후일 아합 왕 때(B.C. 870년경) 실제로 벧엘 사람 히엘에게서 일어났다. 즉 히엘은 여리고를 견고한 성읍으로 다시 재건하려고 여리고 성의 터를 쌓다가 맏아들 아비람을 잃었고, 성문을 세울 때에 막내 아들 스굽을 잃었던 것이다(왕상 16:34). 실로 그 사건은 하나님의 뜻에 불복하는 자의 결과가 어떠한가를 잘 보여 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Calvin). 한편 여기서 '계자(季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차이르'는 '가장 적은', '나이가 어린'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성경상에서 이 '차이르'는 창 25:23에서 '어린 자'로, 창 48:14에서는 '차자'로 번역되기도 했으나, 실제로 이 예언이 성취된 왕상 16:34에서는 '말째 아들'로 번역되었다. 또한 KJV, RSV, NTV, 공동 번역 모두 '막내 아들'(the youngest son)로 번역하였다. 한편, 혹자들은 여기 여호수아의 저주를 보다 확대 해석하여 장자는 성의 터를 쌓을 때에, 막내 아들은 성의 문을 세울 때 잃을 것이며, 나머지 그 사이의 자식들 역시 그 중간 단계의 작업 진행 중 모두 잃을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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