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주차장-구름다리-정상-미왕재-도갑사 코스(9km, 6시간)
주차장 - 천황사 - 구름다리 - 바람폭포 - 천황봉 - 금릉경포대 - 갈림길 - 구정봉
- 향로봉 갈림길 -미왕재 - 도갑사 - 주차장
월출산은 전국을 통틀어서도 걸출한 암봉이다. 하나의 산으로서 산밖에서 보기엔 월출산 만큼 아름다운 산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암에서 바라본 월출산은 힘을 주제로 한 정교한 조각작품을 연상케 할 정도로 그 경관미는 완벽하다. 넓은 들판 한쪽에 높이 솟아 있기 때문이다. 월출산의 힘을 느껴보려면 영암에서 강진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서 가도 옆에서 바라보라. 겹겹이 일어서는 암봉들은 천황봉을 정점으로 한 삼각형 암봉들로 중첩되고 있어서 패턴으로서 삼각형을 수단으로 하여 산그림을 그려온 원로화가 유영국의 산그림을 상기시켜 준다.
월출산의 생그림(실제화)앞에 서면 누구나 엄청난 충격에 사로잡힐 것이다. 물론 이런 충격은 산악미를 줄곳 음미해온 사람에게만이 주어지는 충격일 것이다. 월출산 산행은 이 다이내믹한 매스(mass)에 압도당한 뒤에라야만 올라가야 제맛이 난다. 높이는 809미터로 높은 산에 속한다고 할 수 없지만 월출산은 해발이 낮은 들판에 돌올하게 용립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높이로 다가온다.
산행코스는 맨맨저 영암에서 가까운 천황사에서 시작, 바람폭포- 고개- 천황봉- 구정봉- 향로봉- 도갑사로 가는 코스가 있고 13번도로를 따라 불티재를 넘어 강진군 작천면 월남리에서 계곡으로 들어가 금릉 경포대를 통과하고 천황봉 아래 고개에 이른 뒤 천왕봉을 올랐다가 영암 나주 일대의 광활한 들판과 멀리 장흥군 천관산을 바라본 뒤 남서쪽능선길인 구정봉-향로봉-갈대밭에서 도갑사로 가거나 지금은 길이 희미한 무위사로 빠지든지 하는 것이 대표적인 코스이다.
이 길들은 기묘한 암봉, 거대한 암벽, 깎아지른 단애, 길가에 늘어선 암봉들의 퍼레이드들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적어도 5시간이상의 산행시간을 잡는 것이 좋다. 월출산에 와서 시간 게임을 하려고 하면 무리가 생긴다. 특히 천황봉을 올라가는 길과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구정봉으로 내려가는 길은 위험한 급경사도 있으므로 차분한 마음으로 산행할 각오를 해야한다. 월출산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조망을 즐기자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상아래 주능선에서 바람골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압도적이다. 억센 급경사 암릉이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 보기에도 시원하며 멀리 아래쪽 골짜기에 걸린 구름다리가 아스름하다. 정상에서는 나주평야를 흐르는 젖줄 영산강의 흐름이 풍요해보이고 강너머 먼 남서쪽으로는 목포가 보인다. 안부로 내려가 구정봉으로 가는 길은 암봉들이 숲처럼 서있는 사이로 감돌아 가는 길이며 바위사이로 문득문득 나타나는 골과 능선이 어느 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암봉미, 봉만미의 절정을 보여준다.
영암쪽에서 본 월출산은 초대형 조형물처럼 다이내믹한 미봉이다. 영암이라는 고을이 월출산을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답고 힘이 용솟음치는 듯이 느껴지는 각도와 장소에 위치하고 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옛날 이곳에 살곳을 마련한 최초의 입주자가 산을 보고 집을 지었을 거라는 느낌부터온다. 촌락은 그 집을 중심으로 확장되었을 듯하다. 영암(월출산)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월출산의 가장 적절한 조망처는 바로 영암(읍)이다. 월출산을 영암쪽에서 보면 산악미의 한 절정을 음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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