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를 사귀려면
친구를 사귀려면 친구가 적은 사람을 찾아라. 친구가 많은 사람은 나의 우정을 필요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또한 깊은 우정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이다. 사랑은 질투가 심하다. 친구가 많음은 사랑이 엷은 까닭이며 사랑이 두터우면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가 힘들다. -우찌무라간조<누구를 친구로 삼을까>중에서
약수터에 물을 받으러 어슬렁 어슬렁 갔더니 벼가 파릇파릇 자라는 논에 흑두루미 한 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다니면서 뭔가를 계속 잡수시고 계시네. 두루미는 동작은 느린데 먹을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부리로 찍어 잡는 순간 만큼은 전광석화처럼 빠르시구나. 집으로 돌아오니 알라딘에서 택배가 와 현관에 던져져 있네. 어제 인터넷 책방에서 주문한 책 보따리를 오늘 받아 풀어 보니 반가운 서(書)생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먼저 인사를 하는구나. 이 새로운 책 친구들로 인해 한동안 내 마음이 즐거우리라. 나는 세상으로 나가는 거대한 입구인 컴퓨터를 켜고 홈페이지를 여네. 대한민국 세종시 금남면 어느 작은 마을에 주소를 두고 있는 '햇볕같은이야기' 작은 홈페이지에 지금 동시접속자가 150명.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홈페이지 곳곳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리는 것 같구나. 언제나 한결같이 말없이 다녀가는 나의 '조용한 친구들' 소리가... 하늘은 맑고 밤은 고요하네. 낮은 스텐드 등불 아래 읽을 책들을 쌓아 놓고 컴퓨터를 열고 한글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서 뚝딱뚝딱 독수리 타법으로 글씨를 만드는 이 순간이 참 행복하구나. 무슨 대단한 업적을 남기지도 유명세를 떨치지도 자랑할 것도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문득, 나의 삶은 그래도 근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영원히 변하지 않을 친구들이 내 곁에 있으니 말이야. ⓞ최용우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