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이야기

구루마 아세요?

열려라 에바다 2014. 8. 20. 14:12

 

 (사진:최용우) 

 

지금처럼 차가 많이 없을 때 '구루마'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소가 짐을 싣고 끌고 가는 트럭 같은 것입니다. 구루마에는 논밭에서 농사지은 곡식이나 사람을 싣고 다니기도 합니다. 구루마 보다 조금 작아서 사람이 끄는 것을 '리어카'라고 했고 구루마는 너무 무거워 사람이 끌지 못합니다.
어떤 한 분이 구루마를 끌고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평지길도 힘든데 언덕길을 올라가는 소가 얼마나 힘들겠습니다. 안경운 이라는 국민학교 5학년 학생이 뒤에서 밀어줍니다. 드디어 언덕빼기에 다 올라갔습니다. 내려가는 일은 훨씬 수월합니다.
구루마를 끌던 아저씨가 말합니다. "얘야 고맙다."
아이가 묻습니다."그런데 아저씨, 왜 구루마를 끌어야 하나요?"
이분이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합니다.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지."
아이가 다시 묻습니다. "왜 먹고 살아야 하나요?"
생전 처음 받아보는 질문입니다. 왜 먹고살아야 하는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구루마를 밀어주었으니 화를 낼 수도 없고 이분이 얼떨결에 대답을 했습니다. "구루마를 끌기 위해서 먹고 산단다."
저는 어떤 목사님이 "목회도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여" 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 불쌍해졌습니다. 먹고 살기 위한 일이라면 목회 말고 다른 일을 하시는 게 훨씬 더 돈도 많이 벌고 명예나 권세도 얻을 수 있을텐데... 먹고 살려고 목회를 한다는 말은 목회가 '돈 벌이'가 된다는 뜻이죠?
사람은 왜 사는가?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입니다. 세상을 '먹고 살기' 위해서 존재한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없습니다. 교도소 안의 죄수들도 먹고 삽니다. 우리 안의 돼지, 닭, 소도 다 먹고 삽니다. 사람이 구루마를 끌기 위해서 산다는 말은 평생 '물질의 노예가 되어' 산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제대로 믿고 물질을 노예로 '부리면서' 살아야 합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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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5014] 2014.8.20.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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