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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개들은 왜 항문 냄새를 좋아할까? [개st상식]

열려라 에바다 2020. 8. 11. 08:23

킁킁, 개들은 왜 항문 냄새를 좋아할까? [개st상식]

 


견공을 사랑한다면 그의 많은 것이 사랑스럽습니다. 발바닥 꼬순내도 구수하고, 안길 때마다 한 움큼 빠지는 털마저 귀엽습니다. 하지만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하나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항문낭(anal sac) 비린내입니다.

항문낭액 냄새를 맡아보신 적 있나요? 윽, 구린내가 대단합니다. 개를 키우는 분들은 항문낭을 짜느라 그 냄새를 최소 2~3주마다 꼬박 맡아야 하죠. 그런데 이 지독한 냄새가 개들 사이에서는 시그니처 향수 역할을 한다는데요. 마성의 냄새! 항문낭의 기능과 관리법을 알아보았습니다.

항문낭은 항문 아래 양쪽 두 개 달렸다. 출처: bullterrierfun



4시, 8시 방향에 달린 주머니의 정체

견공의 꼬리를 한 손으로 들고, 손가락으로 항문 주변 4시와 8시 방향을 만져보세요. 탱탱한 두 개의 주머니, 항문낭이 느껴질 거예요.

항문낭의 내벽에는 특유의 향이 나는 액체를 만드는 피지선이 빽빽하게 달려 있습니다. 만들어진 액체는 항문낭 속에 저장되며 개가 ▲배변을 보거나 ▲꼬리를 흔들 때와 같이 항문 주변 근육이 자극받을 때 저장된 항문낭액이 조금씩 배출됩니다.

손가락 브이(v)자 모양으로 항문 아래를 누르면 항문낭이 자극된다. 출처: dfordog



널 냄새로 기억할게, 항문낭의 역할

항문낭액에선 독특한 냄새가 납니다. 견주들 표현으로는 “양계장 관리 안 된 냄새” “젓갈처럼 비린 냄새” 등 반응이 다양하네요. 개들은 이 냄새를 여기저기 묻혀 적은 멀리하고 친한 동물은 불러모아 자기 영역을 과시합니다.

사람들이 첫 인사로 악수를 건네 듯 반려견들은 서로의 항문 냄새를 맡습니다. 킁킁,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건강, 식습관 등을 빠르게 파악합니다. 항문낭 기능이 강력한 동물로는 악취의 대명사 스컹크가 있습니다.

항문낭액은 단단한 변을 매끄럽게 유도하는 윤활유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개들의 배설물에는 항문낭액이 많이 묻어있습니다. 여러분의 반려견이 다른 개의 배설물에 달려가는 이유는 거기에 묻어있는 항문낭액의 냄새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얘가 엉덩이에 바닥을 질질 끈다면? 항문낭 이상신호

여러분의 개가 항문 부위를 불편해하나요? 항문 주변을 자주 핥거나 바닥에 엉덩이를 질질 끌고, 물건 모서리에 엉덩이를 비빈다면 항문낭에 문제가 생겼을지도 몰라요. 견공을 위한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하세요.

"이건 귀여운 게 아니에요. 위험한 상황입니다" 개가 엉덩이를 바닥에 비빈다면 항문낭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 겁니다.

 

"항문이 간지러워요" 항문낭에 이상이 생기면, 항문을 자주 핥게 된다. 출처: trudog


아메리칸캔넬클럽(AKC)은 항문낭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2가지를 소개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위장 문제입니다. 항문낭을 비우려면 단단하고 건강한 변이 나와서 분비샘을 눌러줘야 합니다. 만약 변이 말랑하거나 묽다면 항문낭을 비울 수 없겠죠.

또 다른 원인은 유전적 요인입니다. 항문샘이 정상 위치보다 너무 높거나 낮게 위치해서 액 분비가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배출기능이 고장난 항문낭에는 염증이 발생합니다. 액체가 가득 찬 상태에서 충격을 받고 염증이 생기면 더욱 부풀어 오릅니다. 치질에 걸린 것처럼 배설할 때마다 고통스럽죠. 게다가 대변에 존재하는 박테리아가 쉽게 항문낭에 침투해서 항문, 직장까지 염증이 번질 수 있습니다. 만약 견공의 항문낭에서 피, 고름이 섞인 액체가 나온다면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세요.

손가락 하트 모양으로 쭈욱~ 항문낭 관리법

"선생님, 살살 짜주세요" 항문낭은 조직이 부드럽다. 쉽게 다칠 수 있으니 세게 누르기보단 부드럽게 밀듯이 짜야 한다. 출처: emergencyvetsusa


견공의 항문낭이 차오른다고요? 배변 기능이 약한 개들은 보호자가 직접 항문낭을 짜줘야 할 겁니다. 변이 묽고 부드럽다면 딱딱하고 건강한 변이 나오도록 의사의 상담을 받아 사료, 식이요법을 바꿔보세요. 그래도 안 된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항문낭을 짜야 합니다.

많은 견주들이 항문낭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내장기관이라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 원리와 요령을 익히면 다루기 한결 쉽습니다.

"준비됐나요? 항문낭을 찾았다면 부드럽게 쭈욱, 위로 밀어주세요!" 출처: glandex


먼저 두 개의 항문낭을 엄지, 둘째 손가락으로 하트모양을 만들고 잘 받쳐줍니다. 다음은 위로 밀어 올리듯이 부드럽게 누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절대 여드름 터뜨리듯이 세게 누르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항문낭이 파열될지도 몰라요.

항문낭액이 얼굴에 튈 수도 있으므로 항문 부분에 휴지를 덧대거나, 보호 안경을 써주세요. 항문낭을 도저히 짜기 어려운 분들은 동물병원에 부탁하세요. 7000~8000원 기본진료비를 내면 의료진이 단숨에 짜줄 겁니다. 혹은 1만원 이하의 기본진료만 받아도 서비스로 짜주는 곳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