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힘들 때 ‘선희야’ 불러 위로하셨던 하나님… 우리 옆에 계셔”

열려라 에바다 2020. 11. 12. 07:38

“힘들 때 ‘선희야’ 불러 위로하셨던 하나님… 우리 옆에 계셔”

방송인 정선희

 

정선희씨가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복음의전함 캠페인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정씨는 “상업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광고에 조용히 하나님 말씀을 심는 것 같아 흔쾌히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석현 인턴기자


눈부신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 소리. 수많은 스태프의 손길을 받으며 멋지게 자세를 취하는 연예인. 광고 촬영 현장이라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장면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스튜디오를 찾은 방송인 정선희(48·서울 광석교회)씨의 모습은 달랐다. 정씨는 매니저나 맵시가꿈이도 없이 홀로 현장을 찾았다. 촬영 현장에는 찬양이 흘러나왔고, 사진작가를 비롯한 5명 안팎의 진행요원들이 함께 기도한 후 작업을 시작했다.

그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국민일보와 복음의전함(고정민 이사장)이 다음 달부터 펼치는 ‘대한민국 방방곡곡 복음심기 캠페인’ 광고 사진 촬영을 위해서다. 전국 48개 지역 버스와 택시에 복음적 메시지가 담긴 광고를 실어 ‘예수 복음’을 전하는 이번 캠페인에 기꺼이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흰색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정씨는 시종일관 밝게 웃으며 촬영에 임했다. 촬영이 끝난 후 만난 정씨는 일반 광고 촬영과 다른 점이 뭐냐는 질문에 상품이 아닌 복음을 알리는 거라 어깨가 더 무겁다고 했다. 직접 차를 몰고 홀로 현장을 찾은 이유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델로서 스태프들을 대동하고 작업에 임하면 자기도 모르게 ‘왕 노릇’하려 들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하지만 오늘처럼 모두가 협력해 선을 이루는 또 다른 형태의 예배와 같은 작업을 할 땐 될 수 있으면 혼자 차를 몰고 온다”면서 “오는 길 차 안에서 홀로 예배를 드리며 와야 은혜 가운데 섬김의 낮은 자세로 작업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방송인만이 아닌 ‘크리스천’에도 방점이 찍힌 행사는 그에게 생명수와 같은 작업이다. 그는 “하나님께 집중하지 않으면 늘 영적인 갈증이 심했다”며 “생명수가 필요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작업에 참여하도록 이끄시며 계속해서 자신의 관심을 내게 심어주고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정씨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복음을 접할 사람들에게 그런 하나님의 마음과 복음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캠페인 참여 모델들의 감사 기도하는 모습과 행복해하며 웃는 모습을 본 사람들에게 ‘세상에 그럴 이유가 없는데 왜 저들은 저렇게 감사해하고 행복해할까’ 하고 질문을 던졌으면 한다”며 “짧은 복음적 메시지가 담긴 광고라도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로 돌아올 누군가가 있기에 하나님께서 부족한 날 사용하셨겠지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을 자신이 아는 최고의 마에스트로로 꼽는 그이기에 그저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도구로 쓰이길 바랄 뿐이다.

갓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1990년대, 정씨는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아버지와 관계도 틀어졌다. 흔들리는 그를 붙잡아 준 건 어머니의 새벽기도였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나간 교회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다. 10여년 전 또 다른 아픔을 겪어 세상이 끝났다 했을 때도 “선희야”라고 불러 주시며 위로해주신 분도 하나님이셨다. 정씨는 “힘들 때마다 하나님은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며 말을 걸어주셨다”며 “혼자 걸어왔다고 생각한 길을 되돌아보니 그 곁엔 하나님의 발자국도 함께 찍혀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고 그는 잠시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힘들 때 무작정 십자가만 바라보고 들어간 교회 예배당에서 흘렸던 눈물과 나무의자 냄새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정씨는 “적막감 속에서 십자가만 바라봐도 눈물 흘렸던 것처럼 복음광고를 통해 전해질 무언의 메시지로 인해 다시금 일어설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을 위해 누군가는 기도하고 있을 것이고, 하나님께서는 단 한 사람의 기도도 헛되이 쓰시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복음광고가 불신자들의 닫힌 마음을 여는 도구로 다가갔으면 한다는 마음도 전했다. 그는 “예수 믿을 이유만 말하며 일방적으로 다가가면 마음의 문이 닫힐 수 있다”며 “안에서 열리길 기도하며 노크하는 마음으로, 낮은 곳에서 출발해 모든 것을 품는 포괄적인 사랑의 언어로 다가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앙인 중에서도 ‘이 시국에 저한테 왜 그러시느냐’며 하나님께 묻는 이들이 있을 텐데 나도 그땐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하나님께서 다 계획하신 게 있더라”면서 “분명히 이대로 끝내시지 않는 분이란 걸 믿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