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사역의 중요성
홍인종 교수(장신대)
목차
들어가는 말
I. 가족 해체인가? 아니면 대안 가족인가?
II.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 이유
A. 사회 구조적 요인: 산업화와 후기 근대 사회가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B. 가족 관계적 요인: 가족 역할의 변화가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C. 개인적 요인: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1. 개인주의적 가치관: 삶의 질 (행복 추구)이 중요 가치
2. 상대주의적 가치관: 자신의 선택과 판단이 중요 가치
D.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심리 이해
1. 회피 (avoidance) 반응
2. 경계 (caution) 반응
3. 대화 (dialogue) 반응
4. 수용 (appropriation) 반응
5. 신학적 만남 (divine encounter) 반응
III. 가정사역의 태동과 배경
A. 가정 사역의 태동
B. 가정 사역의 이론적 배경
IV. 그렇다면 어떻게?: 가정적, 목회적 대응 방안
A. 결혼과 가정에 대한 성서적 견해
B. 가정 사역의 방향성
1. 가족 관계는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한 통로임을 인정해야 한다
2. 가족 관계의 핵심은 부부 관계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3. 가족 기능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C. 교회 공동체가 가족 해체의 대안이어야 한다
1. 다양한 가족 형태 (특별히 이혼 및 재혼 가정)에 대한 수용적인 태도
2. 가족 변화에 대한 예방적 교육의 시행
3. 다양한 가족 형태의 등장에 준비해야 한다
D. 목회현장에서의 가정사역의 적용
나가는 말
참고 문헌
들어가는 말
10 여년전 유학시절에 본 한 그림이 잊혀지질 않는다. 아이들에 관한 책이었는데 두 여인이 가운데 한 어린아이의 양손을 붙잡고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핵가족하면 아버지와 어머니 (남, 녀), 그리고 그 가운데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있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데, 아마도 그 그림은 새로운 가족 형태 (동성애 가족)의 등장을 보이려는 의도적인 시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 필자에게는 충격스러운 경험이었는데 이제는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이처럼 가정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가정의 붕괴를 넘어서 해체의 단계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원은 아니다. 사실 가족 해체는 이전에도 있어 왔으나 그것은 주로 배우자의 사망으로 기인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가족 해체의 증가는 주로 이혼으로 인한 것으로 어린 자녀의 유기, 노인 부모의 방치, 청소년 자녀의 비행 및 범죄 연루 등 사회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결국 현 사회의 문제는 경제적 궁핍이나 사회적 혼란이 아니라 가정의 해체와 연관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에서 교회의 사명은 무엇일까?
본 글에서는 가족의 변화는 어디서 왔으며 가족 변화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심리적 분석을 시도할 것이며, 이에 따라 가정 사역과 가정/가족 목회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가족 변화에 대한 핵심적인 질문인 가정의 변화와 혼돈의 이유는 무엇이며, 가족에 대한 미래의 전망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으며 어떻게 교회는 대처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면서 진행될 것이다.
I. 가족 해체인가? 아니면 대안 가족인가?
가족 제도는 하나님께서 결혼을 통해서 가정을 조직하게 하신 가장 오래된 제도이며, 가장 기본적인 사회집단이다. 그런데 새로운 가족 형태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이혼 가족, 한 부모 (single parent) 가족, 재혼 가족 (remarried family), 무자녀 가족, 자녀를 입양한 가족, 미혼 부모 가족, 독거 노인 가족, 동거 가족, 독신 가족, 그룹 홈 (group home), 소년소녀가장 가족, 다문화 결혼 및 가족 (Cross-cultural/multi-cultural marriage and family), 심지어는 동성애 커플 (homosexual couple) 등 새로운 형태의 가족 개념이 확산되어가고 있다. 물론 전통적인 가족 개념에서 보면 새로운 가족 형태는 받아드릴 수 없는 가치일 뿐 아니라 가족의 붕괴를 넘어 해체로 보볼 수 밖에 없다. 가족 해체를 가치관의 차이와 역할 갈등 등으로 가족 구성원간의 응집력 (cohesion)을 잃고, 가족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정의할 때, 현재 가족의 변화는 가족 해체를 향해 가고 있는 위험스러운 상황임에 틀림없다.
반면에 농경 사회나 산업 사회에서 유용했던 사회적 기본 단위로서의 전형적인 가족 제도는 사이버 시대와 정보화 시대, 그리고 근대 후기 산업사회로 표방되는 현 시대에는 부적절하며 따라서 당연히 가족의 개념도 바뀌고 변화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들은 현재의 상황은 가족 해체라기보다는 전통적 가족의 폐해 (가부장적 제도, 남녀 차별, 일부일처제 등)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본다. 이제는 전형적인 가족 구조를 떠나서도 사람의 탄생과 생존이 가능하기에 기존의 가족 제도의 틀은 변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예를 들면 인공 수정 (이성 배우자와의 직접적인 성접촉이 없이 임신)을 통해 태어나 동성애 커플의 양육을 받고 자라고, 결혼제도를 떠난 동거와 독신으로 살다가 자녀 없이 세상을 떠나는 새로운 형태의 삶이 가능하게 되었다. 전통적 가족의 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가능하게 된 현 세대에게는 새로운 가족의 개념이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가족 제도가 변해야 하는가 아닌가는 일단 논외로 하고, 가족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살펴보자.
II.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 이유
화이트 (White, 1991:7)는 “가족이란 혈연과 친족, 재생산 및 젊은 세대의 양육적 사회화에 관한 사회적 규범들에 의하여 조직, 관장되는 세대간 사회집단” (재인용, 유계숙 외, 2003:215)이라고 정의한다. 즉 가족 개념의 핵심 단어는 혈연, 성생활과 남녀 역할, 경제활동, 자녀양육, 세대, 사회집단/관계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공통적 가족 개념의 공감대가 다양한 가족개념의 등장으로 흔들리게 되었다. 왜냐하면 결혼 자체가 혈연으로 맺어진 것이 아니라 애정에 근거한 것이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의 확장은 남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엘킨드 (1998)는 “변화하는 가족”의 특징은 새로운 가족 유대와 불균형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가족 불균형은 이혼 증가, 미혼모 증가, 한부모 및 혼합가정 증가, 빈번한 재혼 등으로 핵가족의 경계가 무너짐(유동적)으로써 부모 중심적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또한 진보, 보편성, 규칙성 등 이성과 과학에 근거한 근대가족에서 다양성, 차이, 특수성과 불규칙성을 추구하는 후기 근대 가족으로 변하는데 문제는 공동체 의식과 공동선에 대한 가족의 공유된 관점들을 상실할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는 무엇과 연관이 있을까? 적어도 가족 개념의 변화에는 사회구조 및 제도적 요인, 가족 관계적 요인, 그리고 개인적 요인이 상호작용을 한다.
A. 사회 구조적 요인: 산업화와 후기 근대 사회가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 유교적 전통과 가치에 근거했던 확대 가족은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핵가족화 하였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 (도시화)는 가족 제도와 가족 구성원의 삶의 양식과 가족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면 장례문화가 완전히 바뀌었는데, 도시 속에 아파트 생활을 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20여년 전만해도) 장례 및 문상을 가정집에서 했는데, 이제는 병원 영안실에 넘겨주었다. 이처럼 산업화와 도시화는 가족 관계의 변화를 초래했고, 가족 구성원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근대 사회의 특징인 산업화 및 도시화를 넘어 후기 근대 사회 (post-modern) 사회로의 전환은 가족의 외형적 구조와 역할의 변화 뿐 아니라 가치관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함인희 (2002:305)가 지적한 대로 “우리의 가족 가치관은 전통적 요소와 근대적 요소 그리고 탈근대적 요소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이성 중심의 계몽적 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근대 사회에서 절대성이나 권위를 부정하며 개인의 주관성, 자율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후기 근대적 사고로의 전환은 기존의 가족 제도의 절대성과 가족 권위를 뿌리 채 흔들어 놓게 되었다.
B. 가족 관계적 요인: 가족 역할의 변화가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족 관계적 요인 중에는 가정에서의 여성 지위 변화가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왜냐하면 여성 교육이 높아지면서 고용 기회가 많아지고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됨에 따라 남성이 주로 경제활동을 하던 구조에서 맞벌이 부부 구조로 변화해가기 때문이다. 아내가 경제활동에 참여할수록 남편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낮아지고, 이것은 아내의 가족내 위상의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전통적 가족 구조하에서 가부장적이며 남성 지배적 부부 관계에서 점차 부부 평등을 추구하는 관계로 변하면서 한편으로 부부 갈등을 심화시켰다. 후기 근대 사회에서는 계속 여성의 사회, 경제적 활동시간이 증가할 것이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녀 양육이나 가족의 정서적 유대 기능이 점점 더 약화될 것이다. 여성은 경제적 참여에 대한 부담이, 남성에게는 가사일과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이 늘게 되고, 이것은 독신 생활, 초혼 연령의 상승, 자발적 출산 금지, 결혼이외 동거 등을 대안으로 택할 가능성을 높게 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가족 유대감과 응집력의 약화로 이어져서 부모로서의 책임의식이나 부부로서의 헌신, 자녀로서의 의무에서 해방시키는 대신 이혼과 재혼의 악순환으로 연결될 것이다.
C. 개인적 요인: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후기 근대 사회에서는 가족 제도나 부모의 권위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개인의 선택과 자유, 자율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사고와 가치관이 주류를 이루면서 가족의 소규모화와 가족 형태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했다. 그 핵심에는 개인의 행복 추구와 삶의 질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가치관과 상대주의에 따른 물질주의 가치관이 강조되게 되었다.
1. 개인주의적 가치관: 삶의 질 (행복 추구)이 중요 가치
이전에 가족주의적 가치는 개인의 행복이나 선택을 제한했고, 가족의 일치성 (unity)이 더 중요한 가치였다. 그러나 이제 후기 근대 사회에서는 가족은 개인의 결합으로서 개인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되지 못한다. 한번 밖에 살 수 없는 자신의 인생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가족을 벗어나야할 굴레로 보면서 기존의 가족 제도에 의문을 품게 했다. 따라서 개인주의적 가치관에서 중요한 개인의 행복, 평등, 상호중심, 사생활 존중이 가족주의 가치관에서 중요했던 헌신, 희생, 책임, 의무와 같은 가치를 대신하게 되었다. 세계 최하 출산율 (1.17명/ 2002년 통계)과 초혼 연령의 지속적 상승 (1999년에는 남자 29.1세, 여자 26.3세)이 그 예이다.
개인의 행복 추구의 극대화는 경제적 능력과 맞물려서 경제력이 곧 “삶의 질”을 보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경제활동 시간의 증가와 더 높은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때론 도덕이나 윤리를 무시할 수도 있는 물질주의 가치관은 가족 관계나 가족 휴가, 오락 생활에 돈이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물론 부부관계나 가족관계에 “경제력”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요인임에 틀림없다. 경제력이 높을수록 부부갈등에도 불구하고 결혼 기간이 길어지고, 경제력이 낮을수록 이혼여성이 재혼에 도달하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만으로도 돈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이 가족주의 가치나 윤리 보다 앞서게 되면 경제력이 없으면 불행하게 느끼고, 그것은 가족제도로부터 일탈을 더욱 쉽도록 조장할 것이다.
2. 상대주의적 가치관: 자신의 선택과 판단이 중요 가치
후기 근대 사회의 가치관에는 상대주의적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다. 상대주의는 보편타당한 도덕적 규범이나 윤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절대성이나 권위를 부정하고, 가족제도나 가족주의를 전 근대적 가치체계로 본다. 상대방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선택이 어떤 기준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된다. 이러한 상대주의적 가치관은 이전의 가족제도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게 한다. 남녀간에 애정과 결혼에 대해 동성애와 동성 결혼, 결혼 전 순결에 대해 동거 후 결혼, 일부일처제에 대해 이혼과 재혼, 생물학적 성에 대해 성정체성과 성전환 (trans-gender) 등도 또 하나의 삶의 방식과 가족 형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대주의 가치관에서는 부모와 자녀관계, 생물학적 성에 근거한 남편과 아내의 결합이 유일한 기준으로서의 결혼과 가족의 필수적 요소가 되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이전 세대보다 훨씬 선택할 수 있는 가족 형태가 많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선택을 위한 기준이나 원칙, 확고한 신앙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선택할 대상이 많아지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 결코 이전 세대에 비해 더 행복하다고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다양한 형태의 삶에 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황폐화되고 더 고독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D.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심리 이해
리차드 니버 (H. Richard Niebuhr)는 "그리스도와 문화"라는 책에서 그리스도와 문화와의 관계를 다섯 가지로 설명한다. 로버트 존스톤은 그의 책 "영화와 영성" 에서 니버의 5가지 반응을 적용하여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5 가지 신학적 반응을 제시한다 (2003: 53-85): 회피 (avoidance), 경계 (caution), 대화 (dialogue), 수용 (appropriation), 신학적 만남 (divine encounter). 문화/영화에 대한 이러한 반응을 가족 변화에 응용하면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5가지 심리적 반응을 유추할 수 있다.
1. 회피 (avoidance) 반응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며 회피하는 태도이다. 동성애자가 부르는 노래나 영화는 절대 보지 않고, 가정을 파괴한 암적 존재로서 이혼자나 재혼자를 바라본다. 드라마 중에 외도나 불륜 드라마가 나오면 TV를 끈다. 예를 들면 “바람난 가족”이라는 영화는 외도 영화임으로 영화 자체를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단계에 있는 사람은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족 제도를 붕괴시키고 가족을 해체시킨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과거의 가족제도의 전통적 가족 역할이 회복되어야할 절대적 기준으로 여기고,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새롭게 대처하고 적응하려 하지 않는다. 그 밑바닥에는 급격한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방어 (반동형성)의 감정이 자리 잡고 있다.
2. 경계 (caution) 반응
실제적인 면에서 회피 반응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 주로 택하는 반응이 경계 반응이다. 동성애는 돌이켜야할 죄이고, 불륜이나 외도 외의 이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철저히 가족 가치와 규범을 지킬 수 있는 영역 내에서 반응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바람난 가족”이라는 영화는 아무리 포장을 잘해도 간통이고, 불륜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결혼 대상자를 찾을 때 신중해야한다든지, 그래도 유혹을 이기고 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감정의 핵심은 불안감과 소극성이다.
3. 대화 (dialogue) 반응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비판적 대화를 나누기 전에 있는 그대로 현상을 바라보려고 하는 반응이다. 판단하고 비판하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을 들어보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동성애, 성전환자, 동거 커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 자신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듯이 상대방이 항상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자세이다. 예를 들면 “바람난 가족”이란 영화에서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기 전에 “남편 말고 애인이 필요하고, 아내 말고 여자가 필요하다”는 주인공들의 쾌락적 사랑에 대한 갈망을 보면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즉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또 하나의 가족 대안 가능성으로 대화하려는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다. 그 감정의 핵심에는 인정 욕구와 또한 개방성이 있다.
4. 수용 (appropriation) 반응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그것이 개인의 선택과 자율에 의한 것이라면 그것을 가치있게 보고 수용하는 반응이다. 새로운 가족 구조와 형태에서 지혜와 통찰을 얻고 배우려는 자세이다. 진실한 삶의 양식과 성실한 선택을 존중하고, 인간성의 상실이나 왜곡으로 인한 고통스러움 조차도 교훈으로 받아드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바람난 가족‘에서 전 가족이 바람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일부일처제의 전통적 가족 제도가 가족 구성원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고, 따라서 입양, 노년 재혼 등 새로운 가족 형태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감정의 중심에는 자기 확신의 부재와 수용성이 있을 수 있다.
5. 신학적 만남 (divine encounter) 반응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과 하나님의 초월적 경험을 추구하는 반응이다.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를 하나님의 거룩함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어떤 가족 형태든지 하나님을 향한 공통적인 표현이 있다는 전제를 갖는다. 사람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과 만나는 대상과 사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자신을 계시하고 계심을 믿는 것이다. 물론 “바람난 가족”이라는 영화에서 신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성적 본능에 대한 중요성과 하나님 없는 가족 관계에서의 죄성과 공허함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심정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발견하고픈 열망과 열정, 그리고 영적인 민감성이 핵심 감정이다.
가족 패러다임의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위의 5가지 가운데 하나의 심리적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심리적 반응은 각각 미성숙에서 성숙함으로 가는 독립된 단계라기보다는 동시적으로 때로는 사안에 따라서 다른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감정적 영역에서 두려움, 불안감, 인정욕구, 확신 부재와 열정 사이에서, 그리고 방어, 소극성, 개방성, 수용성, 민감성 사이에서 어느 한 곳에 고착되어 있다면, 그것은 가족 관계의 갈등과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가족이 충격 (예/ 가족사망)에 직면했을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부인하기 (denial), 포기하기 (withdrawal), 감정을 단절하기 (cut-off), 자신을 비난하기 (blame-taking), 인정받기를 추구하기 (approval-seeking), 파괴적 행동하기 (acting out) (Balswick & Balswick, 1997:212-216) 등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반응들은 건강한 반응이 아니다. 가족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며 도망가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모두 다 수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족 변화를 막기 위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다. 그렇다고 목욕물을 버리면서 아기를 함께 버리는 것 처럼 전통가족의 장점까지도 폐기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 요구되는 반응은 “능력부여적인 반응” (Empowering response)이다.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에 두려움과 불안감 없이 대화하면서 그것을 통해 도리어 하나님을 만나고 힘을 부여받아 가족 해체의 혼란 속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반응이 요구된다.
III. 가정사역의 태동과 배경
A. 가정 사역의 태동
트리니티 신학교의 찰스 셀 (1997, 2판)은 "가정사역“ 이라는 그의 책에서 “가정은 일반 사회에서 중요시되는 만큼 교회에서는 중요시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1997:17)고 지적한다. 사실 교회가 가정을 중요시하기 보다는 교회에 대한 헌신을 더 강조해왔었다. 셀은 노만 라이트의 기독교 교육과 청소년 지도자들을 조사한 결과를 인용하면서 1970년대 초에 미국에서는 교회가 가정을 위해서 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거의 없고, 그들 응답자들 가운데 3분의 2는 지난 2년간 자기 교회에서는 가정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아무 것도 없었고 가정에 관한 주제로 설교한 일조차 없다고 말한다 (20쪽). 그렇다고 가정 사역이 70년대 이후에 시작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전에도 가정을 강조하고 가정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룬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80년대에 들어서 각 교회에서 강조하게 되었고, 우리 나라에서는 90년대에 들어서 소개되기 시작했다. 필자가 미국 훌러 신학교에서 89년도 가족과 결혼 상담으로 박사과정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 유학생 중에 가족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부하던 학생은 거의 없었지만 그후에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던 것을 기억한다. 그것은 점점 가정이 붕괴되어져 가는 사회 속에서 교회가 가정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에는 교회와 가정은 반목적 관계로 여기는 경향이 많이 있었다. 목회자들 가운데 첫째는 하나님, 둘째는 교회와 목회, 그리고 셋째는 가정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분도 있었고, 하나님을 위해서 일하려면 가정은 희생되고 무시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많이 있었다. 사실 70년대 와 80년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교회도 성장 지향적으로 흘러 교회에 대한 헌신과 봉사가 가정 생활 보다 훨씬 강조되곤 했다. 그러나 가정의 어려움을 바라보면서 가정은 교회를 필요로 하고 교회 역시 가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점점 자각하게 되었다. 셀은 그러한 관계를 교회와 가정은 공생적 관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즉 가정과 교회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관계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 사역 하면 우리는 먼저 어떤 프로그램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가정 사역 (Family ministry)은 가정/가족과 함께하는 사역 (Ministry with families)이라는 “관점” (Perspective)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갈랜드와 팬코스트는 가정 사역은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식적 그리고 비공식적 체계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적 체계, 교회의 구조와 모든 프로그램에 개입하고 그것을 평가하는 하나의 관점”(perspective)으로 정의한다. (1990:8). 다시 말하면 가족 관계를 강화시키기 위해서 고안된 프로그램이나 구조들에 대한 뼈대 (Framework)을 제공하는 것으로 가정 사역을 본다. 따라서 가정 사역은 프로그램 이전에 신학이 요구되며 셀도 그의 책에서 신학적인 부분을 더 강조하고 있다 (1990:8). 왜냐하면 가정 사역이 다른 심리학적 이론이나 인근 학문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는 하지만 올바른 신학에 근거하지 않는다면 기독교 가정 사역이라는 독특성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 전체의 입장에서 가정 사역을 고려하면서 셀은 다음과 같이 그 특징을 4가지로 설명한다 (1997:22-33): 가정 사역은 영적이며 도덕적인 사역이다. 가정 사역은 복음 전도이다. 가정 사역은 제자 훈련이다. 가정 사역은 성경의 적용이다. 가정 사역은 예방 사역이다. 이러한 정리는 가정 사역이라는 것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전에 먼저 분명한 신학적이며 개념적인 이해가 있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산업화와 현대화를 거치면서 사이버 문화 속에 가정은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 가정과 교회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면서 가정 전체에 대한 교회 사역의 여부가 교회내의 가정들의 건강함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가정 사역이 등장하였다.
B. 가정 사역의 이론적 배경
일반 정신 치료와 상담 영역에서는 개인 치료에 대한 한계에 직면하면서 가족에 대한 관심이 오래전부터 다루어져 왔다. 초기에는 정신분열증 환자와 어머니의 불안과의 인간 관계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프로이드는 리틀 한스 (Little Hans, 1905)의 연구(후에 아동 분석 및 가족 치료의 최초의 사례로 평가됨)에서 말에게 물릴까봐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는 5세 아이의 사례를 다루고 있다. 그 아이는 어머니와 성행위를 원했지만 아버지의 적대심을 두려워하여 경쟁심을 느끼면서 아버지가 말 위에서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아이 역시 아버지를 상해하고자 했기 때문에 자신이 말 위에서 떨어지는 것과 연관시켰다고 프로이드는 설명한다. 그리고 그는 이이가 아버지에 의한 거세 공포증을 말에 물릴 것이라는 공포증으로 전이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 자신을 물까봐 거리에 나가기를 두려워하는 아이의 증상적 행동은 가족관계의 영향임을 지적했다. 또한 애들러(Adler)의 형제 경쟁 (Sibling rivalry) 개념과 설리반 (Sullivan, 1953)의 청소년들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정체감의 혼동개념은 가정 생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정신 분열증까지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개인의 인성발달에서 형제관계나 대인관계의 역할을 강조한 것 등은 모두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연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연구들은 인간 문제를 인간내적 (Intrapsychic) 갈등의 해결에 국한했고 가족원 전체를 대상으로 상담을 하는 것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가족 치료 운동의 원조(The grandfather)라고 불려지는 나단 액커만 (Nathan Ackerman, 1958)은 성인에게 있어서 비정상적인 행동은 특별한 가족에서 어린 시절 통합의 경험에 중요한 뿌리를 두고 있지만, 현재의 가족 경험에 의해서 계속 형성되고 있다 (Abnormal behavior in adult persons has significant roots in the experience of childhood integration into a particular family but continues to be modled by current family experience. 24쪽)며 가족을 역동적 심리사회적 단위로써 간주하고 가족 역할을 강조하고 개인 행동 문제에 대한 중심을 내적 삶에서 가족 구성원, 사회, 공동체롤 옮기는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그후 프롬 리히만 (Fromm-Reichmann, 1948)의 정신 분열병원적 어머니 (Schizophrenogenic mother), 리즈 (Lidz & Lidz, 1949)의 만성적인 부부 분열과 부부 편중 (Marital schism & Marital Skew), 베이슨 (Bateson, 1956)의 정신분열증 환자를 유발시키는 의사소통 장애인 이중구속 (Double-bind), 왜인 (Wynne, 1958)의 혼돈된 의사소통인 유사 상호성 (Pseudomutuality), 보웬 (Bowen)의 공생적 모자 상호 작용 (Symbiotic mother-child interaction) 등의 개념들이 소개되면서 가족 치료와 상담의 영역이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가족원 전체를 한 단위로 다루는 가족 치료 이론은 단순히 한 이론이나 한 학문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근접 다른 학문들과의 연관을 맺고 있다. 우릭 브론휀브레너의 생태 이론(Ecological Model by Urie Bronfenbrenner, 1979)과 버틀란휘의 일반 체계 이론 (General Systems theory By Ludwig von Bertallanffy), 인공 두뇌학 (Cybernetics by Nobert Weiner) 등이 기초적 개념을 제공했고 그러한 개념들 위에 가족 체계이론 (Family systems theory)과 가족 발달 이론 (Family developmental theory) 또는 가족 생활 주기 이론 (Family life cycle theory) 등이 발전하게 되었다. 두개의 이론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족 체계이론은 체계를 “상호 관계에 있는 요소들의 집합”으로 보면서 체계적 관점에서 개인과 가족을 보는 것이다. 즉 개인에 대한 관심보다는 전체적 관점에서 가족 생활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려는 접근으로 “체계와 환경 즉 체제 안과 체제 밖을 구분하는 작용”으로 경계 (Boundary)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별히 체계(System)는 외부의 변화에 대해 항상성 (Homeostasis)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가족도 하나의 체계로 균형을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족 발달 이론 (Family developmental theory)은 가족은 발달하며, 가족의 발달의 단계에 따라서 예측할 수 있는 긴장의 기간이 있고, 가족은 역동적이기 때문에 각 단계마다 중요한 발달 과업이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가족이 발달하면서 가족 생활 주기를 지나가는데 “가정은 시간을 통과하면서 변화하는 체계”(The family as a system moving through time)로 보면서 가족 발달에 따라 생의 주기를 나눈다. (Carter & McGoldrick, 1989, 5쪽). 학자들에 따라 개인적의 생의 주기를 나눈 학자들이 있지만 (Erickson, 1950 & Levinson, 1978) 가족 생활 주기는 가족 전체의 생활 주기를 함께 보는 것이다. 가족 발달 과업과 생활주기를 볼스윅 박사 부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1995:42).
단 계 |
주요 교업 |
최초의 사건 |
1. 결혼 전
2. 아이 출생전 부부 3. 아이 출생 부부 4. 완성된 가족 5. 청소년을 가진 가족 떠나 보내기 6. 자식을 모두 떠나 보낸 후 |
1. 본가로 부터의 분리 (청소년기부터 시작) 2. 부부역할에 적응(가정꾸미기) 3. 새로 태어난 아이에 적응 4. 새로운 가족 구성원에 적응 5. 가족 체제내의 융통성 증가 가족 구성원이 떠나는 것 수용 6. 외로움과 늙어감을 수용 |
1. 약혼
2. 결혼 3. 첫아이의 출생과 입양 4. 막내의 출생 5. 가족으로부터의 아동 분리 자식의 직업,결혼, 배우자 선택 6. 마지막 자식을 떠나 보냄 |
가족의 발달 과정 속에서 가족 생활 주기의 변화는 가족 응집성, 가족 적응성, 가족 의사소통과 가족 구조와 역할에 새로운 균형을 요구하게 되고, 그러한 변화에 적절하게 적응하느냐 여부에 따라 건강한 가정과 건강하지 못한 가정들의 특징이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가족 이론들에 기초하여 일반 정신 치료와 임상 심리 영역에서 정신과 의사, 임상 사회 사업자, 임상 심리학자, 결혼, 가족, 아동 상담가, 상담 목회자 등의 임상 사례와 연구가 증가하면서, 가족 치료라는 학문이 정착되어졌고, 이에 따라 교회도 가정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갖게 되면서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하는 사역이 개발되고 또 그러한 관점을 갖게 되었다. 윈 (Wynn)은 그의 책 “목회에서의 가족 치료” (Family therapy in pastoral ministry, 1982, 1991-revised)의 “오늘의 가정은 목회자를 직면하고 있다” (Today's families confront the pastor)라는 장에서 급변하는 사회속에서 목회자는 가족 치료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1:17).
목회자가 가족 상담가가 되어야만 하는지에 관해서는 어떤 의문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그들은 선택권이 없다. 문제는 얼마나 그것을 잘하느냐와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느냐이다. 그들이 결혼 갈등과 역기능적 가족들과 연결되어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거기에는 도망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아주 적은 수의 목회자만이 가족들이 찾는 해결을 찾도록 돕는 임무에 대해 잘 정리된, 지식적인 방법을 소유한다-- 비록 모든 목회자가 목회의 중요한 부분으로 가족 치료라는 사역에 관여해왔지만. 가족 발달의 예측할만 단계에서 모든 사람은 치료적인 도움을 청한다. 출생, 결혼, 죽음은 모든 가족이 자연스럽게 예측할 수있는 위기이기 때문에 목회자는 반드시 이것들에 대해 대비해야만 한다. 교회는 모든 연배와 모든 단계에 있는 가족들과 접촉해야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사건과 연관이 있는 프로그램과 예배 의식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이러한 윈의 지적은 목회자가 가족 상담을 피할 수가 없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준비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교회와 목회자에게 큰 공헌을 하였다. 윈의 접근이 가정의 구성원인 가족들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한 목회자의 목회적 사역에 초점을 맞춘 반면에, 촬스 셀의 “가정 사역” (1981, 1991-revised)은 목회자 뿐 아니라 교회와 교인들에게 가정을 중심으로한 가정 사역의 이론과 프로그램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기여를 하였다. 또한 돈 허바드 (Don W. Hebbard, 1995)의 “가족 생활 사역”(The complete handbook for family life ministry in the church)라는 책은 가족 생활 사역을 이렇게 정의한다: “가족 생활 사역은 교회나 지역 사회에 모든 형태의 가정을 강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에방적 그리고 치유적인 노력을 다하는 교회의 사역이다” (Family life ministry is ministry of the church through preventive and therapeutic efforts designed to strengthen all forms of families in the church and the community. 6쪽). 그리고 가족 생활 사역 프로그램을 개 교회에서 어떻게 개발하며 그것을 정착시켜나갈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결정적 정보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이렇듯 80년대 초부터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가정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가정 사역 또는 가족생활 사역등이 교회에 소개되고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특별히 발달적 관점 (Developmental perspective)은 개인의 발달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 소년기, 청소년기, 성인기, 장년기, 노년기) 단계를 가족의 발달, 즉 결혼전 데이트 관계, 결혼후 아이 출생전 부부, 첫아기 출산 가족, 학령기 자녀를 가진 가족, 청소년 자녀를 가진 가족, 자녀를 떠나보내는 가족, 자녀가 모두 떠난 가족 등과 함께 고려하면서 각 단계에서 겪는 주요 과업들을 다루는 사역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인간 발달을 사람은 가정 속에서 태어나 다른 가족원들과의 관계속에서 인격을 이루어가며, 그렇기에 한 개인보다 그 가정을 한 단위로 동시에 보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정이 변하고 가족 구성원이 변하면 문제를 갖고 있는 개인이 변할 수 있고, 가족원 상호간에 변화를 통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복음과 신앙안에서 갖는 것이 요구 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가정 사역이 시작의 단계에 있지만 그 요구는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기독교 가족 상담 세미나 (1992, 1994), 가정 사역 학회, 목회 상담 협회 등의 활동 가운데 가정 사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개 교회 가운데에 각 교회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상담 목회자나 가정 사역 담당 목회자를 두어 활동을 하고 있다.
IV. 그렇다면 어떻게?: 가정적, 목회적 대응 방안
변화는 인간에게 도전과 불안을 동시에 제공한다. 마치 위기(危機)가 위험(danger)와 기회 (opportunity)의 합성어이듯이 변화는 `바뀐다'(變-계속 움직인다)는 뜻과 '되어진다' (化-무엇을 이루게 된다)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계속적인 상호작용과 반응을 요구하며 기독교 가정과 교회는 변화에 적절한 방향을 제시하고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의 가족 변화는 이전에 인류가 걸어보지 못했던 미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전 전통 가족 구조와는 다른 새로운 가족구조와 현대 가족변화의 특징인 소규모가족화, 가족세대의 단순화, 독신가족 등 비전통적 가족형태에 대해서 가족과 교회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A. 결혼과 가정에 대한 성서적 견해
성경은 가정의 조직은 하나님의 아이디어 (Idea)이고 하나님께서 시작하셨다고 설명한다 (창세기 1-3장). 하나님께서는 남자가 홀로 독처하는 것이 좋지 않아 돕는 배필 아내를 통해 가정을 이루게 하셨다. 그러나 성경은 핵가족을 반대하고 확대가족을 지지하며, 전통적 형태의 조부모, 부모, 자녀 삼대가 사는 가부장적 가정과 그에 따른 남녀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해 놓지는 않았다. 문제는 가정의 형태나 구조의 변화보다는 그 가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언약 공동체로서 참 모습을 잃었다는데 문제가 있다. 흘러 신학교 교수인 앤더슨(Ray Anderson)은 그의 저서 “인간이 되어가는 것에 관하여” (On being human) 라는 책에서 언약의 개념을 사용하여 “인간(Humanity)은 하나님과 언약 관계에 있는 존재” (true humanity is determined as existence in covenant relation with God, 37쪽)라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언약은 인간 존재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창조물로서의 인간이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에 의해서 함께 되어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관계를 말하기 전에 이미 우리 인간을 존재하게 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전제되어진다는 것이고 그것이 언약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상호 인간”에 근거한 인간(humanity as co-humanity)을 설명하고 인간이 되어지는 특성은 다른 사람과의 중요한 만남에 의해서 결정된다“ (the singularity of being a human person is determined by a significant encounter with another human person, 54 쪽)고 강조한다. 이러한 개념에 기초하여 보면 인간은 먼저 창조주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인식해야하며, 그의 부부관계, 부모-자녀 관계를 포함하는 가족 관계와 중요한 인간과의 만남에 의해서 인간성이 결정되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정의 안정성이 흔들리는 이유 중에는 확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가족의 구조가 바뀌며, 전통적 가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수용하게 되면서 역할의 변화가 일어나고, 제도적 가정에서 개인적 취향이나 편의에 의해 가족의 개념이 모호해 지거나 혼돈되어지는 것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한 변화가 가족의 응집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분명하겠지만 사실 성경적으로 꼭 뒷받침되는 설명은 아니다. 오히려 성경적 가족은 혈연 공동체를 뛰어넘는 신앙 공동체를 강조한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마태 12:50)고 말씀하셨다. 즉 가족의 혈연관계나 어떤 형태의 가족이냐 보다는 그 가족 구성원이 진정으로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신앙 공동체이냐가 먼저라는 것이다. 즉 가족의 형태나 구조 이전에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가족이 된다는 것이다.
B. 가정 사역의 방향성
1. 가족 관계는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한 통로임을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님을 성육신하게 하시고 마리아와 요셉에 의하여 세상 가정에서 자라나게 하셨다 (누가복음 2장). 성경은 하나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 그리스도 (요한 1:14)는 부자 관계로, 부모에게 자녀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며 복 (시편 1275-6)으로, 자녀된 이스라엘 백성과 아버지이신 하나님 (사 9:6; 63:16; 64:8)의 부모-자녀관계로 표현한다. 또한 바울과 디모데는 영적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딤전 1:2; 딤후 1:2)로, 신약시대의 성도는 하나님의 입양된 아들 (요한 8:14-16)로, 예수님과 성도/교회를 신랑/남편과 신부/아내 (엡 5:22-33)로,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성도를 형제 (히 2:11)라 부르신다고 성경에 기록하고 있다. 가족 관계를 통해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하나님의 심정을 깨달을 수 있음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과의 만남은 가족 관계와 가족 제도 가운데서 이루어져야 하고, 이는 하나님과 인간의 만남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하나님은 가족을 통해서 일하시고, 하나님께서 의사소통의 통로로서 가족을 사용하시지만 하나님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탄에 의해서도 사용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이 인간과 악한 영에 의해 타락되고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2. 가족 관계의 핵심은 부부 관계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가족 개념의 핵심은 혈연관계와 성관계이다. 혈연관계는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지는 가족 체계의 기본적 요소이며, 성관계는 남녀로서 성적 욕구의 배타적 나눔을 기초로 하는 부부관계이다. 점점 핵가족화에서 소규모가족, 즉 부부 중심으로 변화하고, 남녀의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가족 주기에 있어서 부부만의 생활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부관계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부부 중심의 가족으로의 변화는 부부관계, 특별히 부부간에 정서적 유대감 (애정과 친밀감)과 성적 유대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찌로다" (창 2:24)는 말씀은 가족의 기본이 부부관계로부터 시작함을 뜻한다. 따라서 목회자의 설교도 부모-자녀관계보다 부부관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가족에 대한 강조도 이혼이나 재혼에 대한 것보다는 건강한 부부역할과 관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교회의 가정사역도 부부 중심의 성경공부, 부부수련회, 부부 중심의 봉사 등 다양한 부부중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3. 가족 기능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혼율과 재혼율의 증가는 다양한 혼합 가족을 양산했고, 결혼율의 저하는 동거의 보편화로 연결되어 혼외출산의 증가를 가져왔다. 동거의 증가는 과거의 경제적 이유 보다는 결혼준비 또는 결혼의 대안으로서 젊은 세대에게서 늘어가고 있고, 자발적 미혼모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다. 게다가 남, 녀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제도에서 동성애 가족의 등장은 가족 개념의 근본에 대한 도전을 주고 있다. 이러한 가족의 위기를 겪으면서 그 대안으로 혈연관계를 뛰어넘는 공동생활, 즉 경제활동과 가사노동을 공유하는 공동체 가족이 등장했다.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었지만 공동체가 가족을 대신할 수는 없다.
가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후기 근대사회에서 소홀히 여기는 헌신, 희생, 책임, 의무와 같은 미덕 (virtue)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가족 기능강화는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를 감소시키고, 가족 유대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가족단위의 여가활동이나 오락을 개발해야 한다.
C. 교회 공동체가 가족 해체의 대안이어야 한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고,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노인 단독 가구가 급증할 것이다. 전통 가족의 붕괴는 혼자된 이들에 대한 가족적 돌봄을 제공할 수 없다. 또한 사회복지 정책이 혼자된 이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을 돌볼 것인가? 교회 공동체가 유일한 대안이다.
사실 예수님의 가족관은 과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모친과 그 동생들이 찾는다고 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내 모친과 내 동생들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이 사람들이라" (눅 8:21),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마 12:50)고 말씀 하셨다. 혈연 공동체를 뛰어넘는 예수님 안에서의 사명 공동체가 가족 관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회가 네트워킹 (networking), 멘토링 (mentoring), 일대일 짝짓기 (matching) 등을 통해서 가족으로부터 격리되었거나 가족적 돌봄을 나눌 수 없는 사람들의 가족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1. 다양한 가족 형태 (특별히 이혼 및 재혼 가정)에 대한 수용적인 태도
급증하는 이혼율로 이혼과 재혼 가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계적으로 7-8가정 중 한 가정이 이혼 또는 재혼 가정이라면 결코 미미한 수준이 아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것은 이혼과 재혼에 대한 주위의 부정적인 시각이다. 이혼율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혼은 죄”라고 외친다고 이혼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나님 앞에서 의인은 없기에 긍휼히 여기며 있는 그대로 받아주어야 한다. 가족 형태의 다양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다. 또한 앞으로 등장하게 될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해서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것은 동성애 가족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정으로 가족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인생들이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가정 (Authentic family)을 이루어 가기를 소원하며 그들을 정죄하지 않고 대화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2. 가족 변화에 대한 예방적 교육의 시행
결혼에 대한 배움 없이 부부가 되고, 준비도 없이 부모가 되어 갈등을 겪고 고통을 받는다. 문제가 발생한 후에 사후 조치는 그 효과가 미약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예측되는 결혼과 가족 문제에 대해 미리 교육을 받고 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 예방 뿐 아니라 더 나은 부부/가족 관계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교회 공동체가 가족들이 겪는 구조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주고, 예방적 교육을 실시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3. 다양한 가족 형태의 등장에 준비해야 한다
가족의 변화 트랜드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전통적 부부나 가정의 역할은 원하지 않으면서도 가정같은 편안함을 집 밖에서 찾고, 스트레스와 다양한 역할들로 인해 환상 모험이나 반항적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이다: “즉 한편으로는 전통적 가정과 가족의 귀중함을 그리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개성과 개인의 자유, 쾌락,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면서 가족의 응집력 (Cohesion)이 약화될 것”이 예측 되며 “그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에 충실하여 자신만을 위해 살려는 자기 중심성과 일상적인 삶에서 일탈하고 싶은 모험심과 쾌락 추구, 그리고 위로받고 싶고 편안한 안식을 취하고 싶은, 그러나 자신이 희생하고 헌신할 필요는 없는 안락한 가정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홍인종, 2001). 그렇기 때문에 계속 실험적이며 다양한 가족 형태 (비윤리적이 아닌 주말 부부/가족, 기러기 부부/가족 등)가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교회는 준비를 해야 한다.
D. 목회현장에서의 가정사역의 적용
가족의 관계를 강화시키는 가정 사역을 운영하는데에는 당연히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 셀은 가정 사역의 실제를 다루면서 결혼생활 교육, 부모 교육, 전문화된 가정 사역 등 세 영역으로 소개를 하고 있다. 목회 현장에서 가정 사역을 시행할 때 가장 많은 사용되는 것은 교육적 접근이며 교육을 통해서 변화를 추구한다. 고용수는 “가정과 함께 하는 교회교육”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제안을 한다.
가정과 함께하는 교회 교육을 논할 때 우리는 첫째 가정과 교회를 하나님께서 “교육하시는 공동체” (Nuturing community)라는 교육 신학적 자의식을 가져야 한다. 둘째, 교육이 일종의 구조 형성의 작업이라면 교회 교육의 구조가 가정과 함께하는 교육 체계로 전환해야한다. 교회교육 체제속에 가정사역을 위한 전문 부서를 두고 전담 사역자들 두어서 가정을 활력있는 기독교교육의 현장으로 회복해야한다. 세째, 현행 미성년자(어린이와 청소년) 중심의 교회학교 교육구조를 신앙 공동체 중심의 교육구조로 확대해서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회중) 즉, 육아로 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를 교육의 대상으로 교육목회적 관점에서 가정과 함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적 접근 가운데 작은 교회에서는 가정 사역을 위한 전문 부서나 전담 사역자를 두기에는 어려움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목회자가 단순히 일년에 한번 가정의 달에 절기 설교하는 것 뿐 아니라 체계적 성경 공부와 일년 설교 목회 계획 가운데 가정생활에 대한 씨리즈 설교, 그리고 평신도 지도자들을 훈련을 통해 세우므로 가정 사역을 시작할 수 있다. 주의해야할 것은 교회에서 장기적 가정 사역을 위해서는 가정 생활 주기 (Family life cycle)에 따라서 각교회에 맞도록 실행되어져야 하며, 가정 사역이 단지 교회 성장이나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관계를 강화시키고 회복시키는 사역이라는 관점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정 사역이 교육적 접근도 필요하고 또한 가정 문제에 대한 예방적 효과가 크지만 동시에 역기능적인 가정에 대해서 전문화된 가정 사역과 치료 및 지원 사역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계속적인 자기 훈련과 전문화를 위한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 그 방법 가운데 상담적 훈련과 관심이 있어야하지만 목회자가 이 모든 것을 혼자서 다 감당할 수 없을 때에는 전문사역자에게 의뢰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논의된 것을 요약하여 가정 사역의 목회적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정이 목회 대상의 한 단위로 보고 가정 전체에 대한 관심을 갖고 가족 관계를 돕는다. 둘째, 가정이 함께 신앙생활하며 성장할 수 있는 사역과 목회를 준비를 해야한다. 따라서 프로그램 중심보다는 인간 관심과 관계 중심이어야 한다. 세째, 가정을 통해서 목회한다. 즉 개인/가족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가정 목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네째, 가정이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성서적인 해결책과 치유를 도모한다. 다섯째, 사역자의 개인적 역량보다는 교회의 인적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특별히 가정 사역을 위해서는 사역자의 건강한 가정 생활과 치유된 삶이 요구되므로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분석, 영적인 민감함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정 사역 프로그램은 각교회의 실정에 맞게 개발할 수 있지만 특별히 각 가정들의 다양한 필요에 따라 많은 소그룹를 통해서 적절한 가정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사이버 문화 속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은 그 문화에 적절하게 변형되어질 수 있고, 또한 그 방법론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앞으로 부부의 결혼 기간은 더욱 짧아지고, 이혼율과 별거율은 높아질 것이고, 동성애자들은 인권적 차원에서 더욱 목소리를 낼 것이다. 자녀들의 수가 점점 줄어 자녀 양육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나 기관을 통한 위탁 양육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또한 컴퓨터를 이용한 재택 근무로 출퇴근이 별로 의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 대답하고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되 사이버 문화적인 측면을 단순히 사탄의 영역으로 방치하거나 포기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사이버 문화를 이용하여 결혼과 가정사역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되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공동체, 가정의 가치, 소그룹 운동, 인간과 인간의 따뜻한 만남과 교제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나가는 말
게리 콜린스는 “가정의 충격” (Family Shock)이라는 저서에서 가정을 흔들어 놓는 세가지 세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 중에 첫째는 파멸을 야기시키는 갑작스러운 변화이며, 둘째는 끈덕지게 내리누르는 압박감, 그리고 마지막으로 잘못된 비관주의를 지적한다 (1997: 26-30). 그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와 문화 속에서 적절하게 적응하지 못하고, 긴장감과 압박감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며, 결국 가정의 상황은 나빠질 것이라는 심리적, 정신적 패배주의에 빠진다면 계속적으로 가족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가족의 패러다임은 계속 변할 것이고 다양하고 새로운 가족 형태가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외면하거나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능력 부여적 반응”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엘킨드가 주장한 대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그 곳에서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경험하게 되는 가족”으로서의 바이탈 가족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유명한 가족 치료자인 버지니아 세티어는 “사람 만들기” 라는 그녀의 책에서 “가정은 사람이 만들어지는 공장이며 어른은 사람을 만드는 자”라고 주장한다. 사람은 가정에서 만들어지고 그 부모에 의해서 결정되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회 역시 진정한 신앙인을 만드는 공장이며 교회의 사역자들은 사람을 만드는 자의 역할을 맡은 청지기로 볼 수 있다. 이것을 셀은 “제도로서의 교회와 가정은 목이 붙어서 태어난 샴 (Siamese) 쌍둥이 처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만일 그들을 분리시키면 대동맥이 잘라져서 한 사람 또는 둘다 죽게 될 것이다” (1999:32-33)라고 경고 한다. 따라서 가정을 살리는 일이 교회를 살리는 일이고, 가정 사역이 바로 교회 사역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가정사역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정을 한 단위로 보고 가정을 통해서 사역을 한다는 관점을 갖는 것이다.
가정 사역은 성도들로 하여금 그들의 가정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전 생활 주기의 모든 단계를 통과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닮아가는 삶을 살도록 돕는 교회 사역이다. 이 일을 감당하도록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먼저 사역자가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면서 성도들과 그들의 가정, 그리고 교회를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성경은 “형제들아 사람이 만일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네 자신을 돌아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 6:1-2)고 말씀하신다.
참고 문헌
게리 콜린스 저. 안보헌, 황희철 공역. 가정의 충격. 생명의 말씀사. 1997
데이비드 엘킨드 저. 이동원, 김모란, 윤옥경 역. 변화하는 가족. 이화여대출판부.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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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목회와 신학 (2003년 12월호/ 통권 174호)에 게재된 “패밀리 혼돈의 시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나?”와 교육교회 (2000년 5월호)에 실린“멘토링과 가정사역”을 중심으로 수정, 보완한 글입니다.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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