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손님들에 선물

하루만의 위안

열려라 에바다 2011. 11. 2. 16:06

 

 

eboso50

- 층꽃나무


          하루만의 慰安 /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 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날이 온다.

          그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날을 위하여 바쳐 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시방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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