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님 선물

[스크랩] 귀여운 노인

열려라 에바다 2011. 11. 9. 11:31

 



 

귀여운 노인 / 이진화


정신이 돌아오면

"보던 사람인 데 왜 몰라보았나?" 하시면서

아들 딸도 몰라보니 이젠 바보가 됐다고

당신도 우스운지 흐흐~ 웃으신다

어머님을 따라 웃으며 허리잡고 웃는다

울어도 어쩔 수 없지만 웃으시니 장수하시나 보다.


오랜만에 아들이 옆에 앉아

손을 쓰다듬어 주니 좋으신가 보다

정신이 또 저만치 갔는지 "누구세요?" 하시며

금방 묻고 또 물으신다

늘 같이 있는 큰딸만 알아보시고

다른 사람들은 다 손님인 양

"손님이 오셨는데 과일 내오라고 성화 시다."


시장하신데 먼저 드시라고 음식을 앞에 놓으면

"목사님 먼저 드시라고 해야지." 하시며 수저를 안 드신다

남자들은 다 목사님 아니면 장로님이 되니

할 수 없이 눈에 뜨이지 않는 곳으로 가 있다.


물을 들여도 댕큐댕큐 잊지 않으시고

누구에게나 하시니 귀여운 3살짜리 노인이다.

전에는 한심했는데 모두 나이 들어가고 철이 들었는가

익숙해져서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코미디언이 따로 없다 생각하고 허리 꺾고 웃는다

항상 웃으시는 재미있고 귀여운 96세 노인이시다.

                   050208

        


                         

출처 : 진화의 블로그
글쓴이 : 진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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