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이의선
저 구름 꽃밭 속에는
분명 바다가 있을 거야
그리고 한켠에는 뻘밭이 있겠지
뻘밭에 빨빨거리는 방게 참게 칠게들이 있겠지
등댓불처럼 두 손 번쩍 들고 있는
더듬이들도 있겠지
게들이 있다면 분명
새들이 살고 있을 거야
발에 뻘을 잔뜩 묻히고서
쓰윽 쓱 구름 꽃에 발등을 문지르는
간지럼도 있겠지
저 구름꽃을 봐
토끼처럼 강아지처럼
까르륵 웃고 있는 게 보이지 않아
저 구름 꽃밭에는
노을도 살고 별들도 살고
무지개도 살고 있을 거야
태양이 하루치 노동을 마치고 나면
해의 잔등을 쓰다듬고 애무하는
붉어진 노을 좀 봐
그리고 어둠이 내리면
구름 커튼을 젖히고 반짝거리는
노을의 눈동자 좀 봐
그 별들이 천둥번개 칠 적엔
무서워 숨었다가 기분이 좋아지면
은하수 모래사장에 모여들어
무지개 미끄럼틀을 타잖아
그러면 새들이 무서워 숨었던 게들이
등댓불 켜고 그네를 타는 게 보일 거야
저 구름 꽃밭 속에는 분명 게들이 살고
갈매기떼 되새떼 청둥오리떼가
우르르 천둥번개처럼 몰려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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