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교제

slave(노예)의 어원 'Slav'(슬라브)

열려라 에바다 2024. 4. 15. 08:30

slave(노예)의 어원 'Slav'(슬라브)

동유럽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슬라브 민족

 

동유럽의 슬라브인들은 오래 전부터 국력이 약한 탓에 노예 생활을 많이 했다

오죽하면 slav라는 단어가 노예라는 뜻인 slave로 진화했을까?

 

한국사람들이 한의 민족이라면 유럽의 한의 민족은 슬라브족이라고 한다

슬라브 족이 자리잡은 동유럽은 세 개의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서쪽엔 신성로마제국 오스트리아, 남쪽엔 동로마 제국, 동쪽으로는 동방의 무적군대 터키...

세 나라 모두 영토나 자원, 노예가 필요하면 만만한 슬라브족의 땅을 침략했다

 

슬라브 남자들은 건강하고 힘이 셌으며, 여자들은 피부가 하얗고 얼굴이 예뻤다

납치한 남자는 일꾼이나 싸움꾼으로, 여자는 노리개나 몸종으로 내다 팔았다

오늘날까지 동유럽에 가면 김태희가 밭갈고 송혜교가 소 몬다는 농담을 하는데

슬라브족의 이런 명성은 중세부터 자자했던 것이다.

 

특히 터키인들이 슬라브인들을 대상으로 한 노예거래가 많았는데,

노예사냥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전 세계에서 싸움깨나 하는 불량배들이 몰려들어

슬라브족 사냥에 나섰다.

심지어 스웨덴에 사는 북유럽의 폭군 바이킹족까지 2천킬로미터나 떨어진 러시아 남부 지역에

노예 사냥 기지를 세웠고, 배를 잘 타는 특성을 이용해 노예를 주문하면 잡아다 주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디든 신속배달 해주는 노예 보급처로서의 인지도가 높았다

 

상황이 매우 심각해지자 슬리브족은 기독교로 개종했다

당시 기독교 국가는 다른 기독교인을 노예로 삼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그것으로 고생스런 나날이 끝나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동방에서 기독교가 뭔지도 모르는

칭기즈칸의 몽골부대가 쳐들어 왔다

그들 역시 노예사냥 기지를 세우고 슬라브족을 중국까지 끌고가 노예로 팔아먹었다

 

게다가 슬라브족 정치가들도 불량배들이 자국 국민들을 노예로 사냥해 가는 것을

막아주기는 커녕 돈을 받고 슬그머니 도와주고 개인적으로 지분을 챙겼다

동유럽 체코의 프라하는 원래 별 볼 일 없는 조그마한 도시였는데

터키와 아랍 상인들이 슬라브 노예들을 사고파는 대규모 노예시장을 유치해

번 돈으로 아름다운 성당과 성을 지어 오늘날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슬라브족의 진정한 숙적은 따로 있었다

바로 동로마 제국 이었는데 동로마 황제 중 바실리우스는 가끔씩 슬라브족을 괴롭히고는

자국민들에게 자신이 마치 대단한 전쟁에서 이긴 것처럼 선전을 하곤 했다

바실리우스는 불가리아에서 1만 5천명의 슬라브족을 납치해서 100명씩 모아 99명의 눈을 뽑고

눈을 뜬 한명이 나머지 99명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동로마제국의 대중은 이런 잔인한 구경거리를 즐겼고 바실리우스는 이것을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삼았다

 

이처럼 이웃강대국들이 슬라브 민족을 만만히 보고 자주 노예나 노리개로 납치해 갔기 때문에

slav라는 단어가 아예 노예라는 뜻으로 발전해 slave가 됐다

 

슬라브 민족도 계속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드디어 1400년대에 발칸반도에 블라드라는 장군이 나타나 슬라브인들을 모아서 터키에 반격했다

그 동안 쌓인 것이 많은 지라 블라드 역시 터키인들을 잔인하게 다뤘다

포로가 잡히면 꼬치처럼 말뚝에 꿰어서 적군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세워놓고 천천히 말려 죽였다

이런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땅에 오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블라드 장군은 스스로 용의 후손이라고 불렀는데, 용을 뜻하는 dragon은 슬라브어로 드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블라드를 드락의 아들, 즉 드라큘라 백작이라고 불렀다

다른 강대국 사람들은 당하기만 하던 동유럽이 갑자기 이런 식으로 반격하자 적반하장으로 분노하며

야만적이라고 손가락질을 했고, 드라큘라가 피를 빨아먹는 이상한 괴물이라고 소문을 내

오늘날의 뱀파이어 전설을 탄생시켰다.

 

                                                        - 이야기 인문학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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