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우리말 어원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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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겆이'에서 '설겆'은 무엇일까?
2. 전북 지방에서는 씀바귀를 '씸바구, 씸바구리'라고도 합니다.
3. '수저'는 '숫가락'과 '젓가락'이 쳐진 말
4. '씨름'은 옛말 '힐후다'에서 나온 말
5. '자유'는 일본어에서 온 말이 아니라 중국의 '백화문'에서 온 말
6. '칭송'과 '칭찬'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7. '보신탕'은 이승만 정권 시절에 생긴 말...그 이전에는 '개장국'
8. '보배'의 '배'는 한자음으로 '패'...즉 '조개 패'를 말합니다.
9. 남자 생식기 '불X'의 '불'은 무엇을 뜻하는 말로부터 온 것일까요?
10. 가루처럼 내리는 비가 '가랑비'이고 이슬처럼 내리는 비가 '이슬비'
11. '노닐다'는 '놀다 + 닐다의 합성어...'닐다'는 '가다'의 뜻
12. '고양이'를 왜 '나비야!'하고 부를까요?
13. 설화에 의하면 '베짱이'는 베를 짜고 노래를 부르는 곤충.
14. '벽'의 사투리인 '베름빡'에 관하여
15. '방구'(가죽피리)는 고유어가 아니라 한자어
1. '설겆이'에서 '설겆'은 무엇일까?
우리가 집안 일 중에서 제일 싫어 하는 것이 '설겆이'지요. 이 '설겆이'는 '설겆- + -이'로 분석할 수 있고, 이 '-이'가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임은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렇다면, '설겆-'은 무엇일까요?
이 '설겆다'는 옛말에서는 '설엊다'였습니다. 그리고 '설다'라는 동사가 있었는데, '설다'는 '치우다, 정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자로는 '수습'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설엊다'는 "먹거든 또 그릇들 설어저 오라"(먹거든 또 그릇들을 정리하여 와라)라는 우리가 지금 쓰는 문장도 보이지만,"우리 잘 데를 설엊자"(우리가 잘 곳을 정리하자)라는 문장도 쓰이고 있지요.
그러니까 '설엊-'은 자연히 '설- + 엊-'으로 분석됩니다. 그렇다면 '엊-'은 또 무엇이지요?
이 '엊-'은 '설'의 '리을' 밑에서 '기역'이 탈락한 것입니다. 즉 '겆-'입니다. 만약에 '겆-'이 아니고 '엊-'이었다면, 이것은 '서'기역'이 탈락하였기에 '설엊다'로 표기된 것이지요. 이 '겆'은 '걷다'의 '걷'이 구개음화된 것 같이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구개음화가 일어나기 전부터 '겆-'이었으니까요.
'겆다'도 역시 '수습하다, 정리하다'란 동사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설겆이'는 '정리하다'라는 뜻을 가진 두 개의 동사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2. 전북 지방에서는 씀바귀를 '씸바구, 씸바구리'라고도 합니다.
봄입니다. 아침 밥상을 대할 때, 해묵은 반찬보다는 상큼하게 입맛을 돋우는 봄나물이 있으면 훨씬 입맛이 날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나물로는 달래, 냉이, 씀바귀가 있습니다.
씀바귀는 초등학교 노래에도 나오는데, 맛이 써서 씀바귀가 된 것 같습니다. 민간에서는 주로 식용으로 할 때 봄에 어린잎과 뿌리를 캐어 나물로 무쳐 먹습니다. 약용으로는 진정이나 최면 또는 건위나 식욕 촉진 등에 사용합니다. 이 씀바귀는 예로 부터 쑥과 더불어 강장식품으로 애용하였는데, 봄에 씀바귀 나물을 많이 먹 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않는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 가운데 몇 분이나 이 나물을 아실 지 궁금합니다. 사실 요즘 이 풀을 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시장에서도 물론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북 지방에서는 이 씀바귀를 '씸바구, 씸바구리'라고도 하고, '싸랑부리, 사랑부리, 싸난부리'라고도 합니다. 또는 맛이 쓰니까 '쓴나물'이라고도 부릅니다.
여러 이름 가운데 '싸랑부리'라는 말은 아주 재미 있습니다.
여기서 '부리'는 중세국어 '불휘'에서 온 말입니다. 앞에 나오는 '싸랑'은 두 가지로 해석되는데, 하나는 '사납다'는 뜻이고, 하나는 '사랑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의 고향에서는 어떻게 쓰고 있습니까? 쓰디 쓰지만 몸에 좋은 이러한 봄나물이 차츰 사라지는 것은 무척 서운한 일입니다. 고유한 우리 식물을 보존하는 일은 참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3. '수저'는 '숫가락'과 '젓가락'이 쳐진 말
밥을 먹기 위해서는 '수저'가 필요하지요. 여러분은 '수저'를 가져 오라고 하면, 무엇을 가져 오시겠습니까? '숫가락'만 가져 오시겠습니까? '젓가락'만 가져 오시겠습니까? 아니면 '숫가락'과 '젓가락'을 다 가져 오시겠습니까? 물론 '숫가락'과 '젓가락'을 다 가져 오시겠지요. 왜 그러냐구요? '수저'는 '숫가락'의 '수'와 '젓가락'의 '저'가 복합된 단어처럼 보이니까요.
그러니까, '수저'에서 '저'는 '젓가락'의 '저'로 보여서, '수+저'로 분석됨을 금새 알수 있으실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한자입니다. '대 죽' 밑에 '놈 자'가 붙은 한자 입니다.
그러니까, '젓가락'은 '저'라는 한자 아래에, '가락'이라는 우리 고유어가 붙어서 된 말입니다. 그 사이에 '시옷'이 들어간 것이지요. '가락'은 '엿가락' 등에 쓰이는 '가락'과 동일한 것입니다.
'숫가락'도 '수 + 시옷 + 가락'으로 분석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의 '수'는 한자가 아니고 고유어입니다. 즉 '수'가 아니고 '술'입니다. '한 술 뜬다'의 '술'입니다. 이 '술'에 '시옷'이 붙으면 '수' 밑에 '리을 시옷'받침이 붙은 글자가 되지요. 이 두 개의 받침 중에서 '리을'이 탈락해서 '시옷'만 남게 되어, '숫가락'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수저'도 '수 + 저'로 된 단어가 아니고, '술+저'로 된 단어인데, '지읒' 앞에서 '리 을'이 탈락한 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많습니다. '마지 못해서'도 원래 '말지 못해서'였던 것과 같은 것이지요.
4. '씨름'은 옛말 '힐후다'에서 나온 말
'씨름'을 모르시는 분은 안 계시겠지요. '씨름'을 더 이상 분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씨름'을 더 이상 분석할 수 없으면, 이런 질문은 하지 않겠지요.
'씨름'을 '씰우- + -음'으로 분석될 수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음'은 물론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이고요. 그렇다면 '씰우-'는 무엇일까요? 물론 동사어간이지요. 그러나 '씰우-'를 설명하려면 '씰우-'의 어원을 따져야 합니다.
우리 옛말 중에 '힐후다'라는 동사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승강이질하다, 논쟁하다, 다투다" 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 '힐후다'가 히읗 구개음화가 되어서 '실후다'가 되었고, 유성음 사이에서 '히읗'이 탈락하여 '실우다'가 되었습니다.
이 '실우다'의 명사형이 '실움'입니다. 이것이 다시 된소리로 되어 '씨룸'이 되고 이것이 다시 '씨름'이 된 것이지요.
대신 '힐후다'라는 동사가 '실우다'로 된 뒤에 이 동사는 쓰이지 않고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로 그 동사의 흔적으로 명사형인 '씨름'만 남게 되었지요.
'씨름'을 몸싸움으로만 연상하지 마십시오. 이 '씨름'은 '입씨름'에도 남아 있습니다. 옛날에는 '입씨름'을 '입힐훔'으로 쓰이었습니다.
5. '자유'는 일본어에서 온 말이 아니라 중국의 '백화문'에서 온 말
'자유'라는 말은 어디서 온 말일까요? 보통은 일본어에서 온 줄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신문에 어느 국어학 전공 교수가 쓴 글을 읽어 보니, 이 '자유'라는 말도 일본어에서 온 단어라고 하였더군요.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자유'라는 말은 중국의 백화문에서 온 단어입니다.
17세기에 간행된 우리 나라 문헌 중에 '어록해'라고 하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중국에서 사용 하는 속어인 백화문을 풀이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자유'를 '제 주변대로' 또는 '제 마음으로 하 다'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한자로 된 문장인 한문이 사용되다가 송나라 때부터 속어가 사용되었습니다. 한문은 한자의 뜻만 알면 그 문장이나 단어의 뜻을 알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이 속어는 그렇지를 않아서, 중국의 문헌으로 공부를 하던 사람들이 애를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는 속어(즉 구어이지요)로서 옛날 한문을 풀이한 책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문헌을 읽을려고 하니까, 이 속어인 백화문을 이해하지 못하여 미암 유희춘, 퇴계 이황 등이 이들의 뜻을 주석을 달아 설명하였는데, 이것을 모으고 새로 주석하여 만든 책이 '어록해'입니다.
6. '칭송'과 '칭찬'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오늘 이순규 씨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제가 '낭떠러지'와 '벼랑'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 한마디 언급하신 것입니다.
'낭떠러지'는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 일컫는 단어이고 '벼랑'은 아래에서 위를 쳐다 보았을 때 일컫는 단어가 아니냐는 의견이었습니다.
이순규 씨의 의견이 맞는 것 같아서, 여기에 그 의견을 소개했습니다. 이순규 씨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이음동의어의 차이도 가능한 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예컨대 '칭찬'과 '칭송'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 등을 말입니다. 여기에 답을 쓰지요. '칭송'은 여러 사람이, '칭찬'은 한 사람이 하는 행동에 대해 쓰는 단어입니다.
7. '보신탕'은 이승만 정권 시절에 생긴 말...그 이전에는 '개장국'
여러분들은 보신탕을 드시나요? 왜 드시지요? 보신탕이라서 몸 보신하느라고 드시나요? 보신탕이란 말은 언제 생겼으며 왜 생겼을까요?
보신탕은 이승만 정권 시절에 생긴 말입니다. 그 이전에는 '개장국'이었습니다. 개고기를 된장으로 끓인 장국에 말아 먹는다는 뜻에서 개장국이란 말이 나온 것이지요.
'개장국'이란 단어가 제일 처음 나오는 문헌은, 제가 지금까지 찾아 본 것 중에서는(그러니까, 그 이전에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조 때 간행된 '명의록언해'라는 책입니다.
궁궐의 담을 넘어가 나쁜 일을 저질렀던 범인을 국문하는 과정에서 그 범인이 '개장국'을 먹고 담을 넘어갔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이것으로 보아 이미 18세기 후반에는 '개장국'이란 단어가 쓰이었던 것이지요. 그 이전에도 쓰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그 이전의 문헌에서는 이 단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개고기'를 먹은 역사는 아주 오래 된 것 같습니다.
8. '보배'의 '배'는 한자음으로 '패'...즉 '조개 패'를 말합니다
'보배'는 어느 나라에서 온 말일까요? '보'자는 '보배 보'자라고 해서 한자임에 틀림이 없지만, '배'는 무엇일까요? '배'도 역시 한자음인데, 우리나라 한자음으로는 '패'로 읽지요.
즉 '조개 패'자입니다. 이 '보패'가 중국음으로서는 '보배'가 되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래된 것이지요.
한자로 된 중국의 단어를 받아들일 때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의 발음을 원음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음운규칙에 따라 우리나라 음으로 받아 들이는 경우의 두 가지가 그것입니다. '보배'는 바로 전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전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인 것의 대표는 '다홍 치마'의 '다홍'입니다. '클 대, 붉을 홍'이라서 우리나라 음으로는 '대홍'이지만, 중국음으로는 '다홍'입니다. 후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인 것은 '주전자' 등입니다.
9. 남자 생식기 '불X'의 '불'은 무엇을 뜻하는 말로부터 온 것일까요?
남자의 생식기의 아래에 '불X'이 있지요. 남자의 정자를 모아 두는 곳이라나요? 이 말의 어원은 그대로 '불 + 알'입니다.
'알'은 '닭의 알'의 '알'과 동일한 것이고, '불'은 생식기를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불알' 이외에 남자 생식기 자체를 지금 쓰는 말 이외에 '불줄기'라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위에 난 털을 '불거웃'이라고 했고요.
그런데 '불'은 무엇을 뜻하는 말로부터 온 것일까요? 그것은 아직 모릅니다. 혹시나 '불'이 '불꽃'의 '불'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연 아닙니다.
왜냐 하면 '불꽃'의 '불'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불'이 아니라 '블'이었으니까요.
10. 가루처럼 내리는 비가 '가랑비'이고 이슬처럼 내리는 비가 '이슬비'
'가라고 가랑비, 있으라고 이슬비', 이러한 말을 자주 들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음상을 연상하여 만든 '시'에서나 쓸 법한 말입니다. '이슬비'야 '이슬'처럼 내 리는 비라서 붙은 이름이니까,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랑비'는 어떻게 내리는 비일까요? 어떤 분은 '가랑가랑' 내리는 비라고 하더군요. '가랑가랑'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까, 그냥 의성 의태어인데 어떻게 설명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비가 감기가 들었느냐'고 농담을 한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가랑비'는 그러한 뜻이 아닙니다. 원래 '가랑비'는 '가라비'('가라'는 모두 '아래아자')입니다. 그것은 '가루비'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사 '이응'이 붙은 것입니다. 따라서 가루처럼 내리는 비가 가랑비이고 이슬처럼 내리는 비가 이슬비입니다.
11. '노닐다'는 '놀다 + 닐다의 합성어...'닐다'는 '가다'의 뜻
'한가롭게 이리 저리 거닐며 놀다'의 뜻을 가진 '노닐다'의 어원은 아주 쉽게 풀 수 있지요. 이것은 '놀다 + 닐다'의 합성어입니다. '놀다'의 뜻은 잘 아실 것이고, '닐다'는 '가다'의 뜻입니다. 옛말에서는 '니다'와 '닐다'의 두 형태가 '가다'의 뜻을 지니고 있었지요.
'니은' 앞에서 '리을'이 탈락하는 현상은 흔히 발견되는 우리 국어의 음운현상이지요. '살다'의 어간 '살-'에 '-니'가 붙으면, '사니'가 되듯 말입니다. 요즈음은 이러한 현상을 없애기라도 하듯 '살으니'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것은 유추에 의한 현상이지요.
12. '고양이'를 왜 '나비야!'하고 부를까요?
'고양이'를 모르시는 분은 안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고양이의 어원을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 '고양이'를 더 이상 분석해 보실 수 있나요? '고양 + 이'로 분석하시렵니까? '-이'가 붙는 단어가 많으니까 말입니다.
'매미'가 '맴맴' 운다고 해서 '맴'에다가 접미사 '-이'를 붙여서 '매미'를 만들었으니까, '고양이'도 '고양고양'하고 우는 소리에다가 '-이'를 붙인 것은 아닌가 해서 위와 같이 분석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고양고양' 울던가요? 아니면 '야옹야옹'하고 울던가요?
'고양이'는 어원적으로는 더 이상 분석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절대로 '고양고양' 울어서 거기에다가 '-이'를 붙인 것이 아닙니다. '고양이'는 '괴 + -앙이'로 분석됩니다. 옛말에서 고양이는 '괴'였거든요. 그런데 이 '괴'는 '고이'로 발음되던 이중모음이었습니다.(그러나 꼭 '고이'와 발음은 같지 않았습니다.) '괴앙이'가 음운변화를 일으켜서 오늘날의 '고양이'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고양이를 부르는 소리입니다. 보통은 '나비야!'하고 부르는데, 이 '나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추측은 할 수 있겠지요. 고양이 가 원숭이처럼 나무 등을 잘 타니까, 원숭이의 옛말인 '납'을 (지금은 잔나비, 또는 잰나비) 비유하여 그렇게 불렀다는 추측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추측은 금물입니다. 왜냐 하면 아직까지 그러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거든요.
13. 설화에 의하면 '베짱이'는 베를 짜고 노래를 부르는 곤충.
'베짱이'를 아시나요? 메뚜기의 일종이지요. '베짱이와 개미'의 이솝우화도 아시겠지요. '베짱이'는 옛말에는 '뵈짱이'였습니다. 물론 '짱'은 어두에 '비읍지읒'을 가지고 있었던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뵈짱이'는 '뵈 + 짜- + 앙이'로 구성되어 있었던 단어입니다. '뵈'는 지금의 '베'이고 '자-'는 '베를 짜다'의 '짜'입니다. 그리고 '-앙이'는 작은 것을 나타내는 지소사입니다. 즉 '베를 짜는 작은 동물'이란 뜻입니다.
어떻게 해서 '베짱이'가 '베를 짜는 것'으로 인식되었는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 여러 가지 설화에 의하면 '베짱이'는 베를 짜고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4. '벽'의 사투리인 '베름빡'에 관하여
'베름빡'이라고 하면 알아 들을 분이 몇이나 되실 지 모르겠습니다. 시골에서 사용되는 사투리의 하나이지요. 보통은 '벽'이라고 하는데, 시골에서는 '베름빡'이라고 하지요.
'베름빡'은 원래는 '바름'(모두 아래 아자)이었습니다. 그 뜻은 '흙으로 발랐다'는 뜻이지요. 그러던 것이 한자가 들어 와서 여기에 다시 '벽'이 붙었지요. 그래서 결국 '바름벽'이었는데, 이것이 음운변화를 일으켜서 '베름빡'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젠 그 어원을 거의 알 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지요.
15. '방구'(가죽피리)는 고유어가 아니라 한자어
여러분 중에 '가죽피리'라는 은어를 아시나요? 생리작용에 의하여 일어나는 증상의 하나이지요. 그런데 이 '방구'는 고유어 같은가요? 아닙니다. 한자어입니다. 즉 '방기'입니다. '방'은 '놓을 방' 그리고 '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한자인데, '갓 변'에 '기운기'를 쓴 자입니다. 그런데 '방기'가 어떻게 해서 '방구'가 되었느냐구요?
이 '방구'는 옛말에서는 '방긔'라고 했었기 때문에 오늘날 '방구'가 가능하지요. 오늘날에는 이것이 한자어인 줄 모르게 된 것입니다.
근거가 있느냐구요? 그럼요. 17세기 이후의 모든 문헌에 '방긔'로 나오고 이것의 한자가 표시되어 있지요. '역어유해' 등에서 찾아 보세요. 틀림없을 테니까요.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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