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줄거리
고전 소설《구운몽》은 17세기 조선 숙종 때의 문신이자 소설가인 서포 김만중이 쓴 한글 소설이다. 유배지에서 쓴 소설로, 아들을 걱정하실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구운몽(九雲夢)》에서 구(九)는 성진과 팔선녀를 가리키고, 운(雲)은 인간의 삶을 나타났다 사라지는 구름에 비유한 것이다. 즉 구운몽은 아홉 구름의 꿈, 아홉 사람이 꾼 꿈이라는 의미이다.
1.구운몽의 내용
중국 당나라 때 인도에서 온 육관 대사가 형산 연화봉에 절을 짓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었다. 하루는 육관 대사가 여러 번 찾아와 설법을 들었던 동정호의 용왕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하니, 대사가 아끼는 제자인 성진이 자청하여 나섰다. 성진이 절을 떠난 뒤에 남악에 사는 위부인이 팔선녀를 보내 육관 대사에게 선물을 전했다.
성진은 용왕이 권하는 술을 받아 마시고 돌아오다가 마침 연화봉을 구경하던 팔선녀와 마주쳐 이야기를 나누다 해가 기울어서야 절로 돌아갔다. 그리고 성진은 속세의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다 결국 육관 대사에게 불려 간 성진은 저승으로 가게 되었고 팔선녀 역시 같은 처지가 되었다.
그 뒤에 성진과 팔선녀는 인간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는데, 성진은 양 처사의 아들로 태어나 양소유가 되었다.
원래 인간 세상의 사람이 아니었던 양 처사는 소유가 어렸을 때에 집을 떠났고, 양소유는 어머니와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어느덧 열다섯이 된 양소유는 과거를 보려고 집을 떠났다. 장안으로 가던 길에 화주 화음현에서 진 어사의 딸 진채봉을 만났다. 둘은 시를 지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혼인을 약속했다.
하지만 장군 구사량이 난리를 일으킨 통에 양소유는 깊은 산으로 몸을 피했고, 그곳에서 도사를 만나 거문고를 배웠다. 양소유는 도사에게 받은 거문고와 퉁소를 들고 산에서 내려와 진채봉을 찾았다. 하지만 진 어사는 난리가 끝나자 죄인으로 몰려 죽었고 진채봉은 관군에게 잡혀 장안으로 끌려가고 없었다.
양소유는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이듬해에 다시 과거를 보러 길을 떠났다. 양소유가 낙양에 이르렀을 때였다. 술집 천진교의 누각에서 풍류를 즐기는 선비들의 모임에 참석했다가 아름다운 기생 계섬월을 만나 인연을 맺는다.
장안에 도착한 양소유는 어머니의 외사촌이자 유명한 여자 도사인 두련사를 찾아갔다. 두련사는 양소유의 짝으로 사도 벼슬을 하는 집안의 딸 정경패를 추천하며 장원 급제한 다음 혼담을 넣자고 했다. 청혼 전에 정경패의 모습이 보고 싶었던 양소유는 거문고를 잘 타는 여자 도사로 변장하여 정경패의 집으로 가서 정경패를 만났다.
과거에 장원 급제한 양소유는 한림학사가 되었고, 정경패와 혼인을 하기로 했다. 정경패는 자신의 시녀 가춘운이 양소유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는, 예전에 양소유가 여장을 하여 자신을 속인 일을 되갚아 주고 싶다면서 가춘운에게 귀신으로 변장하여 양소유를 유혹하라고 했다. 이렇게 하여 양소유는 가춘운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양소유는 고향의 어머니를 모셔 와 혼례식을 치러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이때 하북 지방의 세 절도사가 반란을 일으켜 조나라, 위나라, 연나라를 세우는 일이 벌어졌다. 양소유가 쓴 조서를 받고 두 나라는 항복을 했지만 연나라만은 응하지 않았다. 양소유는 직접 군사를 이끌고 연나라로 가서 항복을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 낙양에서 양소유는 계섬월을 다시 만났고 계섬월의 친구이자 하북의 유명한 기생인 적경홍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다. 양소유는 정경패와 혼례를 치르고 나서 계섬월과 적경홍을 데려가겠다고 약속하고 장안으로 돌아갔다.
황제는 양소유에게 예부 상서 벼슬을 겸하게 하고 큰 상을 내리고 더욱 아끼며 나랏일을 의논했다. 하루는 밤늦도록 궁에서 일하던 양소유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퉁소 연주를 듣고 자신의 퉁소를 꺼내어 답을 했다.
그러자 어디선가 푸른 학 한 쌍이 내려와 춤을 추었다. 그 퉁소 연주를 한 이는 황제의 여동생 난양 공주였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황제는 양소유를 난양 공주의 신랑으로 삼고자 하고 황태후 역시 크게 기뻐했다.
한편 진채봉은 문서와 문장을 관리하는 궁녀로 일하며 난양 공주의 시중도 들고 있었다. 하루는 황제가 양소유를 시켜 궁녀들에게 시를 한 수씩 써 주게 하자 궁녀들이 수건과 부채를 준비했다.
이때 진채봉 역시 부채에 양소유의 시를 받았다. 진채봉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양소유의 시 아래에 자신의 마음을 적어 놓았고, 이를 본 황제가 양소유와 진채봉의 지난 일을 알게 되었다.
양소유는 정경패와 혼인을 취소하고 난양 공주와 혼인하라는 황제의 명을 받지만 거듭 물리치다가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그때 토번의 오랑캐가 10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와 나라가 위태로워졌다. 황제는 양소유를 불러들이고, 양소유는 군대를 이끌고 전장으로 나갔다.
어느 날 밤 여자 자객 심요연이 양소유를 찾아왔다. 심요연은 양소유를 베러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연분인 양소유를 섬기러 왔음을 밝히고, 양소유와 인연을 맺은 다음 나중을 기약하며 돌아갔다.
며칠 뒤 양소유의 군대는 반사곡이라는 골짜기에서 적에게 둘러싸여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 그날 밤 양소유가 고민하다가 깜빡 졸음에 빠졌는데 꿈속에서 동정호 용왕의 딸인 백능파를 도와주고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 후 양소유는 오랑캐를 물리치고 항복을 받아 냈다.
한편 난양 공주는 그동안 정경패를 직접 만나 보고는 마음에 쏙 들어 하며 정경패와 나란히 양소유의 부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황태후에게 전했다. 황태후 역시 정경패가 무척 마음에 들어 자신의 양녀로 삼았고, 황제는 정경패를 영양 공주에 봉했다. 또한 황제와 황태후는 진채봉과 가춘운을 양소유의 첩으로 삼기로 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양소유는 대승상이 되었고, 영양 공주와 난양 공주 그리고 궁녀 진씨와 혼례식을 올렸다. 그제야 양소유는 궁녀 진씨가 진채봉임을 알게 되었다.
양소유가 어머니를 고향에서 모셔와 잔치를 열던 날에 계섬월과 적경홍이 양소유를 찾아왔고, 뒤이어 심요연과 백능파도 양소유를 찾아왔다. 그 뒤 양소유는 영양 공주, 난양 공주, 채봉, 춘운, 섬월, 경홍, 요연, 능파까지 여덟 명의 부인과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어느덧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양소유는 황제의 사랑과 백성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부귀영화를 모두 누린 것이다.
여덟 부인과 함께 황제가 내려 준 궁에서 지내던 어느 가을날, 양소유는 부인들에게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이야기하며 불도를 닦아 불생불멸하는 도를 얻어 인간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스승을 찾아 떠나겠다고 했다.
그때 노승이 나타나 지팡이를 들어 돌난간을 두드렸고 양소유는 자신이 원래 남악 형산에서 도를 닦던 성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성진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육관 대사의 가르침을 듣고 있을 때에 팔선녀가 들어와 대사에게 제자로 받아 주기를 청했다. 죄를 뉘우치는 팔선녀에게 감동하여 대사는 이들을 제자로 받아들이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기 시작했다.
성진과 여덟 명의 선녀는 부처님의 말씀을 온전히 깨달아 큰 도를 얻었다. 육관 대사는 성진에게 의발을 전하고 인도로 돌아갔고, 성진은 육관 대사의 뒤를 이어 연화봉에서 많은 이들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전했다. 후에 성진과 팔선녀는 함께 극락세계로 갔다.
2.구운몽의 등장 인물
성진(양소유)
육관 대사가 가장 아끼는 제자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팔선녀를 만난 뒤 부처의 가르침을 닦는 수행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속세의 부귀영화를 꿈꾼다. 결국 육관 대사에게 벌을 받아 인간 세상에 양소유로 환생한다.
인간 세상에 환생한 팔선녀와 더불어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그것이 한낱 헛된 꿈임을 깨닫고, 본래의 성진으로 돌아온 뒤 도를 닦아 극락세계로 간다.
육관 대사
중국에 불교를 전하기 위해 인도에서 건너온 고승으로 성진의 스승이다. 속세의 부귀영화를 꿈꾸는 성진과 팔선녀를 하룻밤 꿈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팔선녀
남악 형산을 다스리는 위 부인의 여덟 시녀들로 성진의 욕망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 세상에 환생했다 깨달음을 얻고 성진과 함께 극락세계로 간다.
· 진채봉
양소유가 과거를 보러 장안으로 가는 도중 가장 먼저 만나게 된 팔선녀로 양소유의 첩이 된다.
· 계섬월
낙양의 기생으로 빼어나게 아름다울 뿐 아니라 시문에도 뛰어나다. 잠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 양소유의 첩이 된다.
· 정경패
거문고가 인연이 되어 양소유와 만난다. 후에 황태후의 양녀가 되어 영양 공주에 봉해지고 양소유의 첫 번째 정실부인이 된다.
· 가춘운
정경패의 시녀로 양소유의 첩이 된다.
· 적경홍
하북 지방의 기생으로 양소유가 연나라 왕을 항복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인연을 맺으며 첩이 된다.
· 이소화(난양 공주)
황제의 동생으로 양소유의 두 번째 정실부인이 된다.
· 심요연
토번의 자객으로 양소유를 베러 왔다가 인연을 맺고 첩이 된다.
· 백능파
동정호 용왕의 딸로 토번 정벌에 나선 양소유를 만나 첩이 된다.
3. 구운몽 파헤치기
1) 조선 시대 사대부의 욕망을 담다
《구운몽》은 우리나라 고전 소설 가운데 문학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이는 주제나 사상의 다양함은 물론 조선 시대에 쓰인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묘사가 탁월하기 때문이고, 뛰어난 상상력으로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자신이 전하고 싶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김만중은 양소유라는 인물을 통해, 부귀공명과 절세미인들을 부인으로 두고 싶은 양반들의 욕망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을 절제하는 교육을 받았던 사대부의 억압된 욕망을 상상의 세계 속에서 드러낸 것이다.
그래서 《구운몽》은 조선 시대 전형적인 양반 사회의 이상을 반영한 양반 소설의 대표작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구운몽》은 소설적인 재미 또한 뛰어나다. 팔선녀가 환생한 여덟 여인들을 서로 다른 개성과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들로 묘사했으며, 양소유가 이들과 만났다 이별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꾸며 독자를 사로잡는다. 남녀 간의 사랑을 우아하고 품위 있는 문체로 묘사한 것도 그 어느 고전 소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뛰어난 점이다.
《구운몽》은 다채로운 구조와 사실적인 경향으로 조선 후기 소설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김만중은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당시 양반들이 천대하던 한글로 지었다. 우리 문학은 마땅히 한글로 써야 한다고 주장한 김만중은 우리말의 다양한 표현미를 살려 인물, 심리, 장면 등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이로써 양반 계층이 향유하던 문학이 평민들에게까지 널리 퍼지면서 한글 소설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구운몽》은 양반 문학에서 평민 문학으로 넘어가는 다리를 놓아 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 깨달음을 얻어 바른길로 가라
팔선녀를 만난 뒤 성진은 산속에서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사는 적막한 삶보다 출세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성진은 양소유로 인간 세상에 환생해 부귀영화를 누리고 세상에 이름도 떨치고 아름다운 부인도 여덟 명이나 거느린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인생의 덧없음을 깨닫고는 한바탕 꿈에서 깨어나 성진으로 돌아온 뒤 불교에 귀의하고 나중에는 극락세계로 간다.
김만중이 《구운몽》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이 '인생은 덧없다'는 것뿐이었을까? 《구운몽》에는 아들로서 어머니에게 효도를 다하고, 신하로서 바른 삶을 살려고 노력했으며, 인생이 헛되다는 것을 알고는 부귀영화를 좇기보다 소신 있게 자신의 길을 간 김만중의 삶과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구운몽》의 겉으로 드러난 주제는 '부귀영화와 같은 세속적 욕망의 덧없음'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주제는 '욕망과 집착을 버려야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며 인간으로서 바람직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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