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두 달
세 개의 덩어리 중에
두 덩어리를 눈 깜짝할 새
세월이 먹어치웠습니다
하지만 행여 조급한 마음
갖지 않게 하소서.
가을부터 겨울까지 걸치는
소중한 넉 달이
아직 우리 앞에
보란 듯이 놓여 있으니
이 남은 한 덩어리의 시간을
알뜰히 사용하게 하소서.
긴긴 무더위에 지치고
들떴던 가슴
서늘한 가을바람으로
차분히 가라앉히고
겉치레가 아니라
본질에 충실히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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