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사기 집단”… 막가는 온라인 기독교 비하
온라인상에 기독교에 대한 비하가 도를 넘어섰다. ‘개독교’, ‘똥경(성경을 비하하는 말)’ 등 막말은 물론, 근거 없는 이야기를 사실인 것처럼 퍼트려 여론을 선동하기도 한다.
동시 접속자 수 2만여 명에 이르는 대형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게시판에는 ‘교회의 사기 수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글의 게시자는 “성경에 새벽기도에 대한 언급이 없음에도 교회는 성경에 따라 새벽기도를 하는 것이라고 속여 성도들을 교회로 부른다”면서 “이는 교인들이 습관적으로 교회에 나오게 만들려는 수작”이라고 주장했다. “새벽부터 교회에 나간 교인들은 점차 교회에 중독 돼 가정불화를 일으키게 된다”고도 했다. 이 글에는 ‘개독교는 사기집단’,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는 식의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얼마 후 새벽기도를 언급한 성경구절이 인용된 반박 글이 올라오면서 이 글은 삭제됐지만, 새벽기도를 비난하는 게시물은 줄을 이었다. ‘극혐(극한 혐오)’라는 제목과 함께 한 교회의 새벽기도회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고, 또 다른 일베 회원은 ‘내가 직접 목격 했는데 연세대는 매일 새벽 5시에 깨서 새벽 기도를 해야 하고, 교회를 다니지 않으면 왕따를 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목회자들을 비난 하는 글도 쉽게 발견된다. 교계에서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소망교회 곽선희 원로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등 조차 평양과학기술대 설립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종북좌파’로 낙인찍혔다. 한 회원은 “곽 목사가 북괴의 심장인 평양에다 신도의 헌금 440억을 들여 평양과학기술대를 짓고 국내 정보통신 전문가들과 동유럽 교수진을 초빙해 북괴 해커 양성과 군첨단화에 기여했다”며 “북한의 사이버 테러가 일어난 원인은 결과적으로 곽 목사가 평양과기대 설립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묻지마식 비난’도 계속 되고 있다. 5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는 ‘개독교 연예인 리스트’라는 제목과 함께 교회에 다니는 연예인들의 이름과 소속사를 공개하며 ‘역겹다’, ‘더러운 연예계’라며 막말을 퍼부은 글이 올라왔다. 네이버에는 ‘안티기독교’관련 20여개 사이트가 검색 됐으며 회원수가 1만 명이 넘는 곳도 있었다.
막을 방법은 마땅치 않다. 포털사이트 다음 관계자는 “‘개독’이라는 표현이 비방은 맞지만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명예훼손 심의결과가 나오면 게시글을 차단하거나 삭제는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25일 인터넷상에서의 특정 인종·지역을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상의 글 100여 건에 대해 시정요구를 결의했지만 종교에 대한 적개심과 명예를 훼손시키는 사안에 대해서는 심의하지 않았다. 교회언론회는 “종교에 대한 적개심과 명예 훼손 사안이 심의에서 빠진 것은 유감”이라며 “지역 비하와 마찬가지로 종교 비하도 당연히 개선권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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