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한류의 땅 밟게 되다니… 한국교회 감사해요”

열려라 에바다 2013. 9. 9. 20:12

 

“한류의 땅 밟게 되다니… 한국교회 감사해요”

 

 

한국교회가 세운 캄보디아 그룹홈 ‘아가페의 집’ 청소년 방한기

9일 오전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 태어나 처음 보는 거대한 놀이기구 앞에서 10대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삼삼오오 짝을 이룬 아이들은 인솔교사와 함께 저마다 가장 재밌어 보이는 놀이기구 앞으로 달려갔다.

이날 롯데월드를 찾은 18명의 어린이·청소년들은 김형기(53) 선교사 부부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운영하는 ‘아가페의 집’ 아이들이다. 지난달 30일 입국해 열흘째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부모 없이 자라고 있지만 얼굴에 가난이나 절망의 그림자는 없었다. 땟자국 없는 청바지와 깨끗한 티셔츠를 입은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이들은 지난 열흘 간 서울 경복궁과 거제도, 전북 전주 한옥마을, 광주 망월동 5·18 민주화 묘역,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등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곳들을 고루 돌아봤다. 지난 4일에는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 수요예배에 참석하는 등 2번의 주일예배와 1번의 수요예배를 함께 드리며 그동안 후원해 준 한국교회에 고마움을 표했다.

생활고 때문에 10살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찌아 쏘페아(16)양은 “한국에 와 보는 것이 오랜 꿈이었는데, 이렇게 서울에 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서울뿐 아니라 전국을 돌아볼 수 있어서, 무엇보다 한국교회에서 예배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해 프놈펜왕립대학교 한국어학과 진학을 준비 중인 론 싸론(18)양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게 꿈이었는데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나서 더 큰 꿈을 갖게 됐다”며 “한국에 대해 더 많이 배워 캄보디아 발전에 더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가페의집은 세계선린회(이사장 신익호 목사)와 한국기독교장로회 캄보디아선교후원회(회장 박종화 목사)의 후원으로 김 선교사 부부가 2006년 설립한 그룹홈이다. 이곳 아이들의 3분의 2는 부모가 없다. 나머지 3분의 1은 편모가정이지만 어머니가 에이즈로 투병 중이다.

드라마와 노래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에게 한국 방문은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여권 발급에만 250달러가 소요될 정도로 비싼 비용이 걸림돌이었다. 이번 방한은 경동교회(박종화 목사)와 용산제일교회(김종희 목사) 등 한국교회 22곳이 3000여만원을, 코웨이가 600여만원을 지원해 성사됐다. 프놈펜 그룹홈에 단기봉사단원을 파송해 온 한국국제협력단(KOICA)도 국내 관광을 도왔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