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문 시

[신앙시] 뿌리

열려라 에바다 2013. 9. 28. 11:19

 

[신앙시] 뿌리


임성숙(1933∼ )

저마다 꽃,

꽃 중의 꽃이고저

꽃보다 짙푸른 잎,

무성한 잎이고저.

이글 지글 타는 한 마당 속에

나는 당신의 가지를 분주히 오르내리는

양분과 수분의 젖줄로 만족하려 합니다.

당신밖에는 아무도 엿볼 수 없는

숨은 꽃, 숨은 잎 떨구고

열매 맺게 하는 내 분깃의 역사(役事).

오직 당신밖에는

어쩌면 당신조차도 때로 눈여겨보지 못하는

실팍한 뿌리로 나는 감사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