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이야기

대지(大地)

열려라 에바다 2014. 3. 22. 10:00

 

다알리아 (사진:최용우)

 

□ 대지(大地)

 

펄 벅(1892-1973)이 1931년 발표하고 1938년 노벨문학상을 받게 한 '대지'(大地 The God earth)라는 소설을 아십니까? 저는 중학교 때 삼중당문고판 장왕롱 번역 '대지'를 읽고 너무너무 감동을 받아 고등학교 진학할 때 그 문고판 책을 가방에 챙겨가지고 갔을 정도입니다. '대지'라는 책이 저에게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주었는지 그 책이 삼중당문고 54번이라는 것까지 기억날 정도입니다.
대지의 주인공은 '오란'입니다. 오란은 흉년이 들어 거지가 된 부모를 따라 여기저기 떠돌다가 10살 때 어느 부잣집 몸종으로 팔립니다. 그 집에서 가죽채찍으로 맞으며 가진 고생을 하고 혹사를 당하다가 왕릉이라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오란은 누구 하나 자신을 보살펴 주는 사람 없는 가운데에서도 역경을 딛고 일어나 남편을 잘 섬기고 자식들을 낳아 잘 길러서 결국 집안을 훌륭하게 일으켜 세웁니다. 소설은 그런 오란의 일생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식구들은 오란이 죽자 그가 바로 대지(大地)였다고 고백합니다.
아마도 제가 오란의 삶에 도전을 받았던 이유는 우리집이 너무 가난하여 나의 처지와 오란의 처지가 비슷하다고 여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도 오란처럼 어떤 역경이든 극복하고 우리 집을 명문 가정으로 멋지게 일으켜 세우리라 다짐했었습니다.
대지(大地)에 보면 흉년이 들고 전염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고 병들어 죽었습니다. 그때 살아남기 위하여 흙으로 국을 끓여 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우리 집에 먹을 것이 다 떨어지고 굶어죽을 상황이 되면 흙으로 국을 끓여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그게 가능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뒷산 일출봉에 올라 산 아래로 멀리 넓게 펼쳐진 대지를 보면서 문득 중학교 때 나를 사로잡았던 '대지'라는 소설이 생각났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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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4895] 2014.3.22.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