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원 만복 만번 만세
우리나라 사람들은 10000(만)이라는 숫자를 매우 좋아합니다. 부자들을 옛날에는 '만석꾼'이라 했고 오늘날에는 '백만장자'라고 합니다. 제 친구 중에는 박만식 박만석 박만원 삼형제가 있습니다. 그 부모가 얼마나 자식들이 부자가 되기를 바랐으면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요?
경기에서 승리를 했거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은 만세(萬世)를 부릅니다. 그것도 만세 삼창을 합니다. "만세!!! 만세!!! 만세!!!" 유관순 누님이 3월 1일 '대한 독립 만세'를 불렀습니다. 백세나 천세가 아니고 만세입니다. 만세는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새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맨날 부르는 찬송은 '만복의 근원 하나님'입니다. 가끔 '만세만석 열리니 내가 들어갑니다.' 하는 찬송도 구슬프게 부르십니다. '멀리멀리 갔더니...'까지 세 곡이 어머니의 찬송 3종세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10000(만)은 매우 특별하고 의미가 있는 최고 최상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많다'를 풀어보면 10000 다(多)입니다. '만이 여러 개' 라는 뜻입니다. '어떤 말이든지 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반드시 미래에 그 일이 이루어진다' 는 인디언 금언이 있습니다. 처마 밑의 주춧돌이 작은 빗방울에 의해 구멍이 뚫리는 것을....(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잘 모르겠군요.) 어쨌든 동일한 말을 만번 정도 반복하면 그 일이 이루어집니다.
기도도 만번의 반복입니다. 기도하다 보면 맨날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날마다 창조적 새로운 언어로 기도하는 사람 보기 드뭅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기도는 잘못된 기도가 아니라 기독교 역사 가운데 오랫동안 행해져 왔던 전통적인 기도입니다. '중언부언' 이라는 단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부 신학자들이 반복기도를 '중언부언' 취급을 하는 바람에 우리나라에서 '반복구송기도'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예배를 드릴 때마다 외우는 주기도문도 사실은 '반복구송기도'입니다. 평생 주기도문을 만번 정도 외우고 천국에 가게 되지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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