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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교향악… 장엄한 심포니… 그리운 망향가… 설악·동해 품은 속초 체험여행

열려라 에바다 2015. 4. 16. 08:23

봄날의 교향악… 장엄한 심포니… 그리운 망향가… 설악·동해 품은 속초 체험여행

봄날의 교향악… 장엄한 심포니… 그리운 망향가… 설악·동해 품은 속초 체험여행 기사의 사진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국립공원 권금성에 오르면 멀리 공룡능선, 울산바위, 노적봉 등 설악산의 절경과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동해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봄날의 교향악… 장엄한 심포니… 그리운 망향가… 설악·동해 품은 속초 체험여행 기사의 사진
속초 8경의 하나인 영금정 너머로 떠오르는 해가 주위를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다. 영금정은 과거 사방이 절벽을 이룬 석산이었는데 파도가 석산벽에 부딪치면서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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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야경. 함경도 실향민들의 집단거주지인 이 곳에서 건너편 중앙동을 연결하는 명물 '갯배'를 탈 수 있다. TV드라마 '가을동화'가 촬영된 뒤 방문객들이 크게 늘었으며 최근 '한류'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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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천하절경 설악의 파노라마

강원도 속초시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설악산(1708m)에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동쪽으로는 온통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고 투명한 동해바다와 접해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기기묘묘한 형상의 암봉과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속초로 떠나보자. 산수미가 뛰어난 천하절경의 설악산은 산불방지기간인 이달 말까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입산이 금지돼 있다. 현재 설악산 소공원에서 탐방 가능한 코스는 소공원∼비룡폭포(약 2시간 소요), 소공원∼흔들바위∼울산바위(약 4시간 소요), 소공원∼와선대∼비선대∼금강굴(약 3시간 소요) 구간과 케이블카를 타고 다녀올 수 있는 권금성이다. 가족과 함께 설악산을 찾는다면 쉽게 오를 수 있는 권금성이 무난하다. 설악산성으로도 불리는 권금성은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화채능선 정상부와 북쪽 산 끝을 에워싸고 있는 천연 암벽요새다. 성벽은 거의 허물어지고 터만 남았지만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어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71년부터 운행된 케이블카는 정상까지 1128m 거리로 10여분이면 닿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연중무휴 운행한다. 왕복요금은 어른 1만원, 어린이 6000원. 바람이 센 날은 운행하지 않아 사전에 문의(033-636-4300)하고 가는 게 좋다.

케이블카가 고도를 높이자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이 넓어진다. 기암절벽이 와락 다가오고 발아래 소공원은 소인국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산수화다. 권금성 승강장에서 오른쪽으로 10분 정도 오르면 산 능선에 성벽이 남아 있다. 이곳을 지나 로프를 잡고 곧추 선 암봉에 오르면 선녀들이 모여 속삭였다는 집선봉(920m)이다. 옛날 봉수대 자리였던 집선봉은 10여 명이 모이면 꽉 찰 정도로 공간이 비좁지만 외설악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공룡능선, 울산바위, 노적봉 등 설악산이 품은 절경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암봉군의 돌빛은 희고 장엄하다. 멀리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깎아지른 석산 위에 세워진 권금성은 전설을 품고 있다. 신라 때 권·김 두 장군이 난을 피하기 위해 쌓았다거나, 고려시대에 몽골군이 침입하자 마을 주민들이 이곳에 성을 쌓고 피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국립산악박물관 한국 등반史 한눈에

설악산에서 내려와 목우재 터널을 거쳐 속초시내로 향하는 길에 국립산악박물관이 있다. 세계적 산악 강국인 우리나라의 등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히말라야 14좌 완등자를 배출한 우리의 등산 문화와 등반 기록을 재조명하고, 우리 산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개관했다. 외부에 하늘을 향해 걷는 등산객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3개 층으로 전시실, 체험실 등이 마련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천장 중앙에 암벽등반을 하는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 꼭대기부터 로비에 이르는 암벽 모형이다. 혼합 등반, 빙벽 등반, 암벽등반을 하는 산악인 조형물이 등반의 형태와 함께 등반 목적에 따라 복장이나 장비가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박물관 1층에서는 산악인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우리나라 명산, 아름다운 숲길, 백두대간, 100대 명산, 숲길에 대한 정보를 그래픽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2층은 체험공간으로 산악교실과 암벽체험실에서 스포츠클라이밍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전문가에게 인공 홀드(인공 암벽에 손잡이나 발디딤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도구) 이용법과 자세, 이동법을 꼼꼼하게 배우고 암벽 타기에 도전할 수 있어 인기다. 낮은 곳에서 수평 이동을 익히고, 높이 10m 인공 암벽을 오른다. 암벽 체험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시간 진행되며(점심시간 제외) 체험비는 무료다. 특히 고산체험실에서는 해발 3000∼5000m 고산지대의 환경을 재현한 공간에서 고도에 따라 자신의 신체 상태가 반응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3층은 등반의 역사, 산악 인물실, 산악 문화실 등 3개의 상설 전시실로 구성돼 근대 등반의 역사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김정태, 고상돈, 엄홍길, 오은선 등 50여명 산악인의 업적을 보여준다.

산악박물관과 오솔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결된 속초시립박물관은 2005년 개관 이후 지역 현대사의 중심인 이북도민의 생활사 자료와 피란과 정착과정에 대한 기록보존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국내 유일의 실향민 역사·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실향민 恨서린 아바이마을 시간여행

함경도의 억센 맛을 느낄 수 있는 실향민들의 앞마당인 청호동 아바이마을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청호동은 '아바이들'이 정착하기 전까지 허허벌판이었다. 청초호와 바다 사이에 형성된 긴 모래밭에 함경남도 출신 피란민들이 고향 가까운 이곳에 알음알음으로 모여들면서 실향민 집단거주지가 됐다. '며칠 뒤면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에 출신 마을별로 움막집들을 짓고 임시 거처로 삼았다. 모래땅을 파내고 나무판자를 이어붙여 벽과 지붕을 얹었다. 미군부대서 나온 기름종이를 덧씌워 빗물을 막았다.

이곳은 당초 중앙동 쪽과 이어진 땅이었다. 일제 때 물길을 뚫어 청초호와 외항을 연결했다. 그때부터 물길 건너는 교통수단으로 정착된 것이 이곳의 명물 '갯배'다. 폭 50m의 물길을 건너는 네모난 배는 두 지역을 연결한 쇠밧줄에 꿰어 있다. 배에 탄 이들이 힘을 모아 쇠밧줄을 당겨야 배가 움직인다. 차를 타고 청초호를 빙 둘러서 가는 방법도 있지만 갯배를 타고 건너면 불과 수 분만에 반대편 마을로 갈 수 있다.

모래톱과 물길 구석구석 망향의 한과 상처가 녹아 있는 이곳에서 TV드라마 '가을동화'가 촬영됐다. 실향민 집단거주지로만 알려졌던 아바이마을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한 계기다. 동남아 지역의 '한류' 관광객 발길도 이어졌다. 단천식당, 다신식당, 아바이식당, 돌샘식당 등 아바이순대와 함흥냉면, 가리국(갈비국), 가자미식해, 명태식해 등을 갖춰 내는 식당들이 갯배 나루터 뒷골목에 몰려 있다.

속초의 바다를 만끽하기에는 방파제, 정자 등이 어우러진 영금정이 제격이다. 영금정은 바다 위에 하나, 바위산 위에 하나 있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가 귓전에 닿고, 아름다운 해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좋다. 영금정 뒤로 보이는 속초등대전망대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동해를 바라보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해안선과 파도가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 설악산을 바라보면 백두대간의 줄기가 장대한 위용을 드러낸다.

이밖에 속초에서는 청초호에서 요트체험을, 하도문쌈채마을에서 딸기·채소 수확체험을 할 수 있다.

속초=글·사진 남호철 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