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말씀

페어 플레이 금 은 동

열려라 에바다 2011. 10. 24. 18:29

페어 플레이 금 은 동

제목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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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있는 국제경기마다 페어플레이 상이라는 게 있다. 1964 년에 유네스코가 제정한

것으로, 정식 명칭은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을 기념하여 `쿠베르탱 페어 플레

이 트로피'다. 제정이념을 다음과 같이 명문화해 놓고 있다. `페어 플레이는 스포츠의

기본가치다. 페어 플레이만이 스포츠 그 자체요, 페어 플레이 없이 스포츠는 있을 수

없다. 페어 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비이기적인 행동만이 세계 평화실현에 가장 중요

한 것이다. 페어 플레이 트로피는 세상사람들이 가장 갖고 싶은 트로피가 될 것이다.'

이 트로피는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응원하는 관중에게도, 또 개최국의 국

민에게도 주어지고, 그 경기에 큰 도움을 준 기상(氣象)도 대상이 된다. 1974년 세계

요트선수권 대회 때는 태풍이 진로를 바꾸어 경기장을 피해갔다 하여 수상대상으로 상

신된 적도있다.

지금도 페어 플레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으나, 막을 내린 서울 올림픽의 페어

플레이상 금, 은, 동메달의 대상을 가려본다는 것도 무의미하지 않을 것 같다.

금메달은 단연 캐나다의 요트선수 로랑스 르뮤에게 안겨져야 할 것이다. 파도가 높았

던 24 일의 경기에서 르뮤는 2 위를 달리고 있었다.

한데 더불어 경기중인 싱가포르 선수가 배에서 떨어져 30 m쯤 이탈, 허위적거리고 있

는 것을 보았다. 그는 경기를 포기하고 뱃머리를 돌려 달려가서 익사직전의 선수를 구

해냈던 것이다. 그 때문에 21 위로 쳐졌으나 페어 플레이 정신을 높이 사 2 위를 인정

받고 있다. 승부를 초월한 인간애의 금메달이 아닐 수 없다.

동경 올림픽 요트경기에서도 똑같은 인간애의 금메달 리스트가 탄생했었다. 경기도중

강풍으로 전복된 오스트리아 선수를 스웨덴의 키엘 선수가 살려내어 `인간애의 금메달

'을 따로 만들어 시상을 했었다.

페어 플레이 은메달은 한국의 김기택 선수와 준준결승에서 싸웠던 스웨덴의 탁구선수

페르손이다. 세트 스코어 2 대 2에 17 대 17의 숨막히는 막판 백중경기가 진행중이었

다. 페르손은 심판석에 다가가 카운트가 잘못 됐다면서 자신의 `17'스코어를 `16'으로

낮추었던 것이다. 경기에 열중한 때문인지 심판이나 양측 스태프나 관중이 전혀 모르

고 있었고, 그대로 넘어가도 될 상황에서 스스로 감정하는 태도야말로 페어플레이가

아닐 수 없다.

페어 플레이 동메달은 올림픽 16 일 동안 거의 비 한 방울 뿌리지 않았던 한국의 가을

하늘이다. 적당히 서풍까지 불어 계속 매연까지 날려주었으니 하늘의 페어 플레이가

아닐 수 없다. 하늘에 상을 줄 수 없다면 동메달은 홀 짝수를 지켜낸 서울 시민의 차

지다. 거꾸로 비(非) 페어 플레이상을 가려 본다면 약물의 벤 존슨, 도둑질의 수영 금

메달리스트, 그리고 권투난동을 야기한 한국인이 금, 은, 동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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