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상대의 실체를 다 안다면 사랑할 수 있을까요?”

“결혼 전 상대의 실체를 다 안다면 사랑할 수 있을까요?”

웹드라마 ‘교회오빠의 연애QT’ 임지규

 

"좋은 자매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누나라고 응답받았어요."

"거짓말."

"진짜예요. 제가 거짓말을 왜 해요….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시는데."

지난 6일 공개된 웹드라마 '교회오빠의 연애QT' 중 2화 '그래요 거짓말을 했습니다'의 한 장면이다. 극 중 남자주인공 요한은 크리스천인데도 짝사랑하는 교회 누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한다.

'교회오빠의 연애QT'는 신실하게 살고 싶지만 일상에서 넘어지고 회개하기를 거듭하는 크리스천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남자주인공 요한 역을 맡은 배우 임지규(38)의 리얼한 연기가 공감을 사고 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난 임지규는 “드라마 속 요한은 자기는 괜찮은 교회오빠라고 생각하지만 직장생활과 연애를 통해 점점 그런 사람이 아닌 것이 드러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크리스천인 임지규와 극 중 요한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그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고 싶지만 실제 저도 어설픈 크리스천이다. 요한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크리스천 연예인들 사이에서 “독실한 크리스천” “참 괜찮은 교회오빠”라는 평을 듣고 있는 임지규다. 그는 “한때는 저도 그렇게 착각했던 때가 있긴 했었죠”라며 쑥스럽게 미소 지었다.

배우가 되기 위해 고신대 수학과를 중퇴하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2000년부터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 다니고 있다. “삼일교회는 선교의 사명이 큰 교회예요. 여름, 겨울이면 몇천명씩 국내외로 선교를 떠나죠. 제주도 선교는 1500명까지 가고요. 저도 여러 선교지에 갔었어요.”

2004년 단편영화 ‘핑거프린트’로 데뷔한 그는 ‘은하해방전선’ 등 많은 독립영화에 출연하면서 ‘독립영화계의 강동원’으로 떠올랐다. 2008년 영화 ‘과속스캔들’부터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 스케줄로 바빴지만 신앙생활도, 선교도 열심이었다. 제주를 비롯해 전남 목포와 장흥, 경남 통영, 일본 등으로 선교여행을 다녔다.

“작품을 포기하고 선교를 갔다 오면 새로운 작품이 주어질거라 생각했었어요. 저의 시간을 선교에 쏟으면 하나님이 보상해주신다고 오해하고 있었던 거죠. 완전히 나의 일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더 좋은 것으로 돌려받을 것을 내심 기대한 거죠. 참 어리석은 크리스천이었죠”

결국 선교도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는 성찰에 다다르자 고통스러웠다. 죄성을 고백했고 회개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고, 왜 십자가에 돌아가셔서 우리를 살려야만 했는지에 대해 문자적으로만 알 뿐 진짜 관심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며 “몸으로만 뛰었을 뿐 진짜 예수님의 사랑을 몰랐다”고 고백했다.

결혼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더 실질적으로 깨닫게 됐다. 임지규는 2014년 5월 열두 살 연하의 자매와 결혼했다. 간증자로 초청받아 갔을 때 피아노 반주자로 지금의 아내가 있었다. 임지규는 “4년 동안 교제하면서 많이 부닥쳤는데 결혼은 또 다른 문제였다”고 했다. 신혼여행을 가서도 싸웠다. 작품이 없을 때는 24시간 함께 있으면서 예민해졌고 ‘와, 이래서 이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까지 스쳤다고 했다.

“교회에서 1주일에 한 번 만나는 교회오빠는 참 좋잖아요. 저도 꽤 이해심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죠. 아내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참을성이 없었죠. 선교를 다니면서 사람 좋은 척하면 뭘 해요. 가까이 있는 한 사람도 품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랑이 없더라고요.”

그러면서 임지규는 “우리가 결혼 전 상대의 실체를 다 안다면 사랑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아마도 힘들 것이라는 자답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태초에서부터 우리를 다 알면서도 생명과 사랑을 부어주시는 분이라고 고백했다. “이런 괴수 중에 괴수인 나조차 사랑해주시는 주님.”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