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방촌로 삼성교회는 내겐 ‘신앙의 못자리’와 같은 곳이다. 삼성교회를 섬기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2년 5월 27일 주일이었다. “주님, 55년 동안 삼성교회를 통해 파주시 탄현면 일대에 복음의 향기가 전해지게 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오늘 예배도 주님이 인도해 주옵소서.”
이날 삼성교회는 창립 55주년을 맞아 기념예배를 드렸다. 나는 삼성교회 55년사 편찬위원장으로서 마이크를 잡았다.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과거를 회상하는 향수가 아니라 미래를 지혜롭게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과 경륜, 은총을 깨닫고 이를 후대에 알리기 위해 삼성교회 55년사를 발간하게 됐습니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시골교회 장로로 교회를 섬긴 것만으로도 벅찬 일인데 모(母)교회의 교회사 발간위원장을 맡은 건 큰 기쁨이었다.
인생 중·후반기를 지나면서 신앙은 나를 세우는 기둥이자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됐다. “성공을 위해 달음질친다고 하나님을 잊는 우를 범하지 맙시다. 늘 주님 안에서 살기 위해 노력하기로 해요.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건 주님의 일을 잘 하기 위한 방편이에요.”
아내 홍인순 목사와 나는 요즘 늘 이런 대화를 하며 신앙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대화를 통해 나의 삶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느끼고 겸손을 배운다.
갈릴리농원은 평범한 식당으로만 둘 수는 없었다. 어느 날부터 식당을 찾는 수십만명의 손님들이 복음의 황금어장에 들어온 전도 대상자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불현듯 마음에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이렇게 많이 보내주는 데도 왜 전도하지 못하느냐.” 마치 하나님이 주시는 명령과 같이 마음 깊숙이 박혔다.
식당 입구에 전도지를 비치한 것도 이 생각이 든 뒤였다. 겨우 이 정도만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얘들아, 난 이곳 갈릴리농원을 ‘홀리랜드’로 꾸밀 작정이다. 우리 가족 모두 이 일을 위해 힘을 모으자.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속에서 쉼을 얻고 가길 바라고 있다. 우리가 직접 복음을 전하지 않아도 여기 오는 분들이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니.”
세 명의 아들과 며느리에게 홀리랜드에 대한 구상을 설명했다. 이미 아내와는 상의를 마친 뒤였다. 육의 양식인 장어와 더불어 홀리랜드를 통해 영의 양식을 부어주자는 소망을 품게 된 것이었다.
결정을 내린 뒤에는 식당 뒤편에 카페 ‘소솜’과 갤러리를 만들었다. 갈릴리농원 전체의 조경공사도 해 아담한 산책로도 조성했다. 손님들이 밥만 먹고 서둘러 돌아가지 않고 자연 속에서 쉬고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런 시골에 이렇게 근사한 공간이 있었네요” “점심 먹고 산책하며 쉬었다가 저녁까지 먹고 갑니다” “신앙생활 하시나 봐요. 저도 교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감사하면서도 더욱 겸손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갈릴리 호수에서 베드로를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셨던 주님. 파주의 갈릴리농원에서 이웃을 섬기고 기도하면서 주님이 부르시는 그 순간까지 찬양과 경배를 올려드리고 싶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역경의 열매] 류광열 <7> 농원을 ‘홀리랜드’로… 산책로와 카페·갤러리 조성
자연 속에 주님의 임재하심 느끼게… 영육의 양식 제공 목표… 전도지 비치
![[역경의 열매] 류광열 <7> 농원을 ‘홀리랜드’로… 산책로와 카페·갤러리 조성 기사의 사진](http://image.kmib.co.kr/online_image/2017/0523/201705230001_23110923751825_1.jpg)
삼성교회 교우들이 2013년 10월 갈릴리농원을 방문해 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류광열 장로가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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