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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최상민 <12·끝> 고난은 변장된 축복… 학교·교회 설립 꿈 위해 매진

열려라 에바다 2017. 8. 24. 07:55

[역경의 열매] 최상민 <12·끝> 고난은 변장된 축복… 학교·교회 설립 꿈 위해 매진

작년 아이티 직업학교 완공 때 눈물… ‘대학까지 100개’ 사업의 최종 목표로

 

[역경의 열매] 최상민 <12·끝> 고난은 변장된 축복… 학교·교회 설립 꿈 위해 매진 기사의 사진
최상민 ESD 사장(오른쪽)이 2016년 3월 아이티 북부 카라콜 지역 직업학교 준공예배 후 김삼환(가운데) 오정현 목사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아니, 사장님. 저희 회사가 기독교 회사도 아니고 어떻게 사옥에 교회를 운영한다는 말입니까.”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ESD를 보호해주지 않으셨으면 우리 회사는 벌써 망했을 것입니다.”

물론 사업이 순풍에 돛단 듯 잘나가는 것만은 아니었다. 2013년 엔진 발전기 공급과 관련해 법적 시비에 휘말려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했다. 핀란드와 독일 제품을 사겠다는 현지 업체에 한국 제품을 하나라도 더 소개하려다 자료 유출로 오해를 받고 법정에 섰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치아가 들뜨기도 했다. 남몰래 눈물 흘리기도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라고 했던가.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면서 오히려 한국전력과 삼성물산, SK와 같은 대기업과 사업을 하게 되는 길이 열렸다. 가만히 안주했다면 사업다각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고난 중에 있을 때 한국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김삼환 서울 명성교회 목사님이었다. “최 집사, 월드디아코니아를 통해 아이티에 직업학교를 세우려고 해요. 학교 부지도 없고 예산도 부족한데 최 집사가 주님을 위해서 헌신을 좀 해야겠어요.” 교계 큰 어른의 요청에 기쁜 마음으로 대답했다. “목사님, 영광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선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아이티에 발전소를 지으면서 관계를 맺었던 미국 국무부가 호의적으로 나왔다. “제가 이번엔 교육을 통해 아이티를 돕고 싶습니다.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오우, 당신 뜻이 그렇다면 우리가 토지를 무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미 국무부는 아이티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주택사업 부지 중 1만5750㎡의 땅을 우리에게 기증했다. 나도 4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손해를 보더라도 교육사업엔 아낌없이 지원했다. 아이티 교육관료들로부터 ‘외국인이 아이티 사람보다 더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물론 신뢰는 덤으로 얻었다.

2016년 아이티 직업학교를 완공했다. 김 목사님과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님을 모시고 준공식을 가졌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한국을 떠나 이민을 오고 다시 미국 유학을 가서 고생했던 기억들이 스쳐갔다. 교육의 무한한 힘을 알기에 이곳을 거쳐 갈 아이티 학생들을 생각하니 감격이 벅차올랐다. 테이프를 끊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ESD는 전력설비를 건설하고 운영하며 연간 3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수익의 70%는 아이티에서, 나머지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나온다. 요즘은 도미니카공화국에 한국전력과 배전망 개선사업을 벌이는데 사업 규모만 자그마치 1억2000만 달러다. 한국에서 주요 자재를 들여와 약 1000㎞에 달하는 배전망을 개선할 계획이다. 계량기 설치사업도 하는데, 세계은행에서 자금을 지원해 3만개를 설치했다. 내년 50만개 설치를 목표로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2020년까지 도미니카공화국에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고 셰일가스를 도입하는 게 목표다.

나는 젊었을 때 기술력을 팔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뢰를 팔아야 하며, 요즘에는 가치를 팔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고객이 늘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수익을 잘 나누는 게 나의 사업철학이다.

내가 돈을 버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에 100개의 학교와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다. 나는 은퇴 시점을 2045년으로 잡았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를 세우고 후학을 양성하는 게 꿈이다. 물론 그 길을 가는 여정에 역경과 고난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그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듯, 그 또한 넉넉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영광을 주님께!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