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역경의 열매] 홍수환 <16> 목회자 된 동생 “형은 전도 세계 챔피언”

열려라 에바다 2017. 9. 15. 11:13

[역경의 열매] 홍수환 <16> 목회자 된 동생 “형은 전도 세계 챔피언”

가사하라전 이겼지만 무리로 몸 망가져… 그제야 주께 귀의 옥희와 한날 세례식

 

[역경의 열매] 홍수환 <16> 목회자 된 동생 “형은 전도 세계 챔피언” 기사의 사진
홍수환 장로가 한 교회에서 세계 챔피언이 된 과정과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간증하고 있다.

일본 가사하라전 10회에서 두 번 더 다운을 빼앗았다. 모두 5번 다운시켰다. 가사하라는 또 일어났다. 이젠 내가 지쳤다. 카라스키야도 내가 매번 일어날 때마다 이런 기분이었겠지 싶었다. 하루 종일 설사하고 먹은 것도 없이 경기에 나와 9회전을 끝냈다. 남아있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5회전이 더 남아 있었다. 내 복싱 인생에서 이 시합만큼 어려운 시합은 없었다. 솔직히 11회전부터는 내가 어떻게 뛰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경기는 내가 판정으로 이겼다. 일본 교포들의 환영을 받고 귀국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내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설사를 하고 15회전까지 뛰었을 때 내 몸은 이미 허물어졌다. 내 몸이 허물어지자 비로소 하나님을 의지하게 됐다.

나는 1978년 5월 7일 콜럼비아 카르도나 선수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아버지가 49세로 돌아가셨는데 공교롭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나이와 똑같이 49전 만에 챔피언을 빼앗겼다. 이것이 싫었다. 라이벌이던 염동균 선수와의 시합을 마지막으로 챔피언 타이틀을 뺏긴 지 2년6개월 만에, 그것도 프로선수로 데뷔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50전을 끝으로 사각 링의 인생을 접었다.

돌이켜보면 하나님은 신의주에서 예수님을 영접한 할아버지의 후손에게 복을 주시고 번성케 한 것이다. 가문의 영광이 홍수환은 아니다. 우리 가문의 영광은 ‘철없던 사랑’을 부른 내 동생인 가수 홍수철이다. 동생이 목회자가 된 것이 우리 가문의 영광이다. 그는 신학박사까지 됐다. 그토록 고생했던 미국 이민생활 10년을 접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동생은 내게 “형, 내가 7년째 기도하고 있어”라고 했다. 동생은 16년 만에 다시 만난 내 아내 옥희와 함께 경영하는 불고기집에 십자가를 걸게 했다.

1996년 12월 29일 아내와 나는 서울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님으로부터 같은 날 세례를 받았다. 나는 모태신앙이었지만 그전까지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 그제야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나의 구주 나의 하나님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런 비전을 갖게 됐다. 하나님의 은혜로 세계 챔피언이 됐고 이제 거듭 났으니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겠다.

나는 동생 홍수철 목사가 담임인 예빛교회 장로다. 천국에 계신 어머니는 내가 장로인 것을 알고 활짝 웃고 계실 것이다. 동생은 또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실까. 어릴 적 기억에 정말 맛있었던 중국집에서 물만두를 맛있게 먹던 막내가 이제는 단상 위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나도 홍수철 목사가 자랑스럽다. 그 좋은 목소리로 설교 중에 찬양도 한다.

홍 목사는 내게 몇 번을 이야기했다. “형은 세계 챔피언이잖아. 세계 어느 곳에 가든 환영받잖아. 이제는 전 세계에 가서 복음을 전해. 형은 이미 전도 세계 챔피언이야.”

그는 내가 이미 전도 챔피언이라고 믿고 선포하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씀은 전도서 12장 13절 말씀이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이 말씀을 항상 가슴 깊이 새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제는 하나님 말씀 안에서 거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챔피언이오니 죽는 날까지 복음을 전하는 자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