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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선도 <35·끝> ‘5분의 은총’ 이후 맺어 주신 모든 열매에 감사

열려라 에바다 2018. 9. 21. 08:07

[역경의 열매] 김선도 <35·끝> ‘5분의 은총’ 이후 맺어 주신 모든 열매에 감사

은퇴한 지 17년… 한국교회를 생각, 복음으로 생명 구원하기를 소망

 

[역경의 열매] 김선도 <35·끝> ‘5분의 은총’ 이후 맺어 주신 모든 열매에 감사 기사의 사진
김선도 서울 광림교회 원로목사가 2013년 9월 광림사회봉사관 봉헌예배에서 축도하고 있다.

은퇴한 지 17년이 지났다. 1990년대부터 이 땅에는 종교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세속화의 물결 등 낯선 문화와 사상들이 상륙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도 이뤄졌다. 전통적인 기독교 가치들이 공격당하고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와 진리들이 디지털문화의 참신함과 재미 앞에 낡은 것, 시대에 뒤처지는 것들로 밀려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세속화를 다스리지 못했다. 오히려 세속화의 물결이 교회와 신학에 흘러들어왔다. 80년대를 시작으로 교회의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 이 혼돈과 위축 현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어떻게 교회와 정신을 해체시키는 현대의 정신사조 속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을 깃발을 흔들 것인가.

우리 시대에 필요한 목회자는 선지자가 아니라 기도하는 제사장이다. 세속의 논리가 교회를 흔들고 교회성장이 정체된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흔들리는 교회를 더 흔들어 놓아야 하는가. 아니면 흔들리는 교회의 터전을 끌어안고 기도해야 하는가.

현재 한국교회는 전도자(Evangelist)를 요청하고 있다. 이미 있는 교회를 관리하는 목회, 행정 중심의 목회, 수동적인 목회가 아니라 교회를 개척하고 확장시켜 내는 적극적인 목회자를 원하고 있다. 이제 목회자는 설교자인 동시에 전도자가 돼야 하고 전도자인 동시에 개척자가 돼야 하는 시대의 요구를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설득력과 영성을 소유한 전도자가 돼야 한다.

무엇으로 세상을 감동시킬 것인가. 무엇으로 세상에 교회가 매력을 발산할 것인가. 그 겉살은 ‘경건함’과 ‘섬김’이요 감춰진 속살은 ‘복음주의’가 돼야 한다. 세상 속에선 섬김의 화목을 이루는 동시에 세상과는 차원이 다른 구별됨이 있어야 한다. 그 묘한 이중성이 교회의 매력이 발산되는 지점이고 그곳에서 복음이 선포돼야 한다.

존 웨슬리는 회개를 ‘구원의 현관’이라 했다. 이미 구원의 현관문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의 문제는 무엇인가. 계속 그 죄라는 회개의 현관문 앞에만 머물러 있어야 하는가. 아니다. 거실로, 안방으로, 그리스도의 신령한 은혜의 자리로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내가 가장 많이 강조하는 말은 “사실(Fact)보다 태도(attitude)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눈을 갖고 삶에 직면해 나갈 것인가. 어떤 사실을 바라볼 것인가. 믿음의 새로운 태도로, 새로운 전망으로 현재의 사실을 바라보는 게 신앙이다. 만약 부정적 시각으로 사실을 바라본다면 그것은 불신앙이다.

68년 전 북한 군의관에서 불과 5분 만에 국군 의무관으로 입소하게 된 기적이 없었더라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5분의 은총을 체험한 후의 내 인생은 그 은총에 대한 적극적 응답이었다. 그 5분은 영원한 5분이었다. 영원한 카이로스였다. 운명에서 사명으로의 전환이었으며 나의 보좌에서 내가 내려오고 주님이 좌정하시는 주체의 전환이었다.

그 5분을 경험하고 나는 나의 생명을 위해 살아오지 않았다. 나의 생명은 하나님께 맡기고 주님께서 내게 맡기신 또 다른 생명들, 그 생명들을 복음으로 구원하고 더욱 풍요로워지도록 살아왔다. “나의 생애와 열망과 비전의 모든 열매를 하나님께 올리나이다. 하나님, 영광을 받아주시옵소서. 할렐루야!”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