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크리스천 며느리가 ‘제사’ 대신 택한 지혜로운 방법?

열려라 에바다 2019. 3. 25. 08:20

크리스천 며느리가 ‘제사’ 대신 택한 지혜로운 방법?

 



기독교인에게 ‘제사’ 문제는 효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종교적 갈등을 유발합니다. 가족들이 서로 협의하에 제사를 지내지 않거나,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해 준다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사의식에 있어서 참여를 강요받거나 이 문제로 신앙인이라는 이유로 눈총을 받는 경우, 혹은 제사를 거부할 때 가족 간에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는 타협도 어렵고, 신앙을 지키면서 가족 간의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독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제사를 둘러싼 가족 간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연의 글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주제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도 기독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어머니와 제사 문제로 고민하는 기독교인 며느리의 고민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결혼 3년 차라고 밝힌 글쓴이는 “시부모님과 제사 문제로 갈등이 심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네티즌도 댓글을 통해 공감을 표했습니다.




댓글 가운데 지난 1월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도 재조명됐습니다. 5분 분량으로 공개된 영상에서 개그맨 최홍림은 아내 때문에 제사를 지내지 않게 된 사연을 털어놨습니다.

최홍림은 아버지 제사를 모시는 문제로 형제들 간에 의견을 나누던 중 아내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했다고 합니다. 그의 아내는 “큰형님이 (제사를) 못 모시니까 막내인 당신이 모셔야 한다"라며 고집을 피웠습니다. 이에 대해 최홍림은 “(집안의) 제사를 받아온다는 건 대단한 각오가 없으면 안 되는 일”이라며 “형도 있고 절차가 있는데 내가 왜 모셔야 하느냐"라며 만류했지만 아내의 고집을 꺾진 못했습니다.

결국 그는 부산의 큰집에 내려가 제기 용품을 받아왔고 ‘내가 이걸(제사) 굳이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맴돌았지만 아내의 뜻을 존중해 주기로 했습니다.



아버지의 기일이 가까워지자 최홍림 부부가 못 미더웠던지 가족들로부터 확인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첫 제사니까 잘해야 한다"라는 가족들의 전화에 “우리 아내가 다 잘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켰습니다. 문제는 아내가 제사 날짜가 다가오는데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제삿날 당일,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아내가 주문한 제사 음식이라도 도착한 것일까요? 급히 현관문을 열고 나간 그곳에는 교회의 담임목사님과 사모님, 권사님이 서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방문에 깜짝 놀란 최홍림은 “오늘 (아버님) 제사인데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목사님은 “오늘 첫 제사라고 해서 저희가 왔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기독교인이었던 최홍림의 아내가 제사 대신 ‘추모 예식’을 요청했던 것입니다.



기독교에서 ‘추모 예식’은 고인이 별세한 날이나 생일, 기념일을 기억하며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하나님께 드리는 예식입니다. 가족끼리 모여 예배하는 가운데 교역자를 초청하여 집례 할 수도 있습니다.

최홍림 가족은 이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제사 대신 추모 예식을 가졌습니다. 얼마 후, 전화로 “제사를 잘 지냈느냐"라고 묻는 매형에게 그는 “저희는 기독교라서 추도식으로 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비기독교인이었던 매형은 의외로 “잘했다. 종교는 존중해야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최홍림의 누나가 집으로 찾아와 제기 용품을 모두 가져갔고 그 이후로는 “제사를 지내고 있지 않다"라고 말해 웃음 자아냈습니다.




제사 다음 날 최홍림 집을 방문해 제기 용품을 챙겨간 누나의 행동을 추측해 볼 때 제사가 아닌 추모 예식을 진행한 남동생 내외에게 제사를 못 맡기겠다는 의미였는지 혹은 서로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뜻에서 다시 제사를 가져간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최홍림의 아내가 믿지 않는 가족들에게 ‘추모 예식’도 방법과 절차가 다를 뿐 고인을 추모하는 것은 동일하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앞서 말했듯 ‘제사’ 문제는 효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종교적 갈등을 유발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경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 20:12)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성경적인 효는 살아계실 때 더 자주 찾아뵙고, 자주 안부를 묻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제사 보다 더 나은 참된 효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 6:2-3)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