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말씀

야곱과 에서

열려라 에바다 2011. 10. 31. 11:28

야곱과 에서

<창세기 27장>

위의 본문은 이삭이 아내 리브가가 잉태하였을 때의 일이다. 복중에 있는 쌍둥이 두 아들이 싸우므로 그것을 감당할 수 없었던 리브가는 여호와께 어떻게 해야 할 것을 물었다. 위의 본문은 그때 여호와께로 부터 받은 계시의 말씀이었다. 드디어 두 아들을 낳으매 형을 에서라 했고 동생을 야곱이라 했다 저들이 점점 자라매 그 성격과 행동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창세기 25:27에 보면 "에서는 익숙한 사냥군인고로 들사람이 되었고 야곱은 조용한 사람이니 장막에 거하였더라"했다. 여기에서 보는대로 에서는 남성적이요, 야곱은 여성적인 인물이었다. 이러한 두 성격의 차이에 있어서 우리는 그 어느편이 좋고 나쁜 것을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이러한 성격의 차이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되었다. 에서는 그 성격상 늘 밖에 나가 놀기를 좋아하였다. 성경은 그를 가리켜[익숙한 사냥꾼]이 되었고 [들사람]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 되어서야 집에 찾아 들어오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에서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결점이 되었다. 즉 그는 그것때문에 부모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놓쳤다. 그렇게 휼륭했던 아버지 이삭과 그리고 경건한 어머니 리브가의 감화를 많이 받지 못하고 자라난 사람이 되었다.

그는 결혼 사건만 보아도 그렇다. 창세기 26:34-35에 보면 "에서가 사십세에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취하였더니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근심이 되었더라"고 함을 본다. 에서는 단번에 이방인의 딸 둘을 아내로 얻었고, 그를 인하여 그 부모에게 큰 근심을 끼친 아들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야곱은 달랐다. 그의 아버지의 부탁 즉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라"는 그 말씀을 명심하였고 그는 꼭 그대로 순종했다(28:6,7). 세상에서 부모를 슬프게하고 근심케 한 아들이 잘 될 수는 없다. 잘 되기를 원하는 아들은 먼저 부모에게 순종해야 할 것이다. 에서와 야곱은 우선 이 점에 있어서 크게 달랐다.

야곱이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성격은 반드시 좋은 것이라 할 수는 없지만은 그러나 그는 그렇게 했기 때문에 무보와 같이 지내는 시간을 자연히 많이 가지게 되었다. 부모에게 좋은 감화를 받을 수 있었고 그들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약속]이 얼마나 존귀한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고 본다.

김희보(총신대 신대원 교수)

야곱과 에서 Jacob and Esau


아브라함은 이삭의 짝을 가나안 땅이 아닌 자신의 고향 갈데아에서 찾기로 마음을 굳히고 하인을 보내 현지 조사를 시킨다. 명을 받은 하인은 자신과 자신이 끌고 가는 낙타에게 물을 마시게 해준 마음씨 착한 여인을 이삭의 아내로 정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마침내 그 기도가 열납되어
이삭은 리브가 (Rebekah)를 아내로 맞을 수 있었다. 그녀는 쌍둥이 아들을 낳는다. 먼저 태어난 아들은 원숭이처럼 털이 많았다. 그래서 이름도 에서 (Esau, 털북숭이라는 뜻) 라 지었다. 뒤에 태어난 아들은 에서의 발꿈치를 잡고 나왔다. 그래서 이름을 야곱 (Jacob, 발뒤꿈치라는 뜻) 이라고 했다. 에서는 훌륭한 사냥꾼으로 자랐다. 유목민의 우두머리인 이삭은 씩씩한 에서를 사랑했다. 야곱은 사색형으로 자랐다.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했다. 어느날 야곱이 「 창세기 」
25장에 등장하는, 팥을 삶고 있을 무렵, 에서는 사냥에서 돌아와 시장하여 먼저 부엌으로 달려간다. "... 팥을 삶고 있군. 그거 나부터 먹을 수 없어?" "그렇게 배가 고프면 먼저 먹어도 좋아.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 형의 장남권(birthright)을 내게 양보해 줘. 그러면 이 팥을 형이 먹게 해줄께." "좋아! 그런 것이라면 얼마든지 양보해 주지."
에서는 너무도 배가 고픈 나머지 농담처럼 야곱에게 장남권 양보를 약속하고 말았다.
'귀중한 것을 시시한 것과 바꾸는 것'을 스페인에서는 '삶은 팥 한 접시에 팔다(venderse por un plato de lentejas)'라고 한다. 성경에서는 장자권을 가볍게 본 것은 가족 제도를 경시하는 것이며 나아가서 하나님 자체를 경시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어쨌든 앞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안 늙은 이삭은 죽기 전에 에서가 잡은 고기를 먹으면서 그를 축복하여 자신의 뒤를 잇게 하고 싶었다. 그것를 안 어머니 리브가는 남편을 속여 야곱에게 축복을 내리게 하려고 일을 꾸민다. 집에서 기르던 염소를 잡아 음식을 장만하여 에서가 돌아오기 전에 야곱이 아버지에게 가지고 가서 들게하고, 이삭이 시력이 약해져 거의 볼 수 없었으므로, 에서는 털이 많고 야곱은 살갗이 매끄러웠기 때문에 리브가는 야곱 팔에 털가죽으로 만든 토시를 끼게했다. 결국에는 에서의 옷을 입고 염소 털가죽 토시를 한 야곱이 이삭의 앞으로 다가갔다. 이삭은 가까이 온 야곱을 손으로 더듬어 본다. "목소리는 야곱이지만 손은 에서로구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Jacob said to his father, "I am Esau your firstborn. I have done as you told me.···
Jacob went close to his father Isaac, who touched him and said,
"The voice is the voice of Jacob, but the hands are the hands of Esau." (G. 27:22)
He did not recognize him, for his hands were hairy like those of his brother Esau;
so he blessed him. (Genesis 27:23)
"Are you really my son Esau?" he(Isaac) asked. "I am," he(Jacob) replied.(G. 27:24)


'이삭의 축복을 받는 야곱' 이란 제목의 리베라의 그림
속의 야곱은
팔에 염소 털가죽을 두르고 있고, 이삭이 이것를 손으로 더듬어 확인하고 있다.

`네 아우가 간교하게 와서 네 복을 빼앗았도다'라는 그 아비의 말을 듣고 에서가 방성 대곡하며, 그가 나를 속임이 이것이 두번째니이다 전에는 나의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이제는 내 복을 빼앗았나이다' 또 가로되 `아버지께서 나를 위하여 빌 복을 남기지 아니하셨나이까 ?'(창세기27:35~36)
그 아비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을 인하여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왔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
He(Esau) said to himself, "The days of mourning for my father are near;
then I will kill my brother Jacob." (창세기27:41)


리브가(Rebekah)와 야곱 모자는 이렇게 해서 장자권(가장권)을 사취하는 데 성공한다. 이를 안 에서는 동생을 죽이려고 대든다. 또다시 형제간의 살인(카인과 아벨)이 대두된 것이다. 에서의 살의를 눈치 챈 리브가는 야곱을 친정이 있는 하란으로 피하여 가서 네 형의 노가 풀리기 까지 그와 함께 거하라. (Now, Flee at onc e to my brother Laban in Haran)
하란은 리브가가 태어나 자란 곳인 동시에 아브라함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시작된 곳이기도 했다. 또한 리브가의 친정 오빠이자 야곱에게는 외삼촌이 되는 라반(Laban, Nahor's grandson)이 살고 있었다. "간 김에 아내도 거기서 찾도록 해라. 여기는 이교도 처녀들 밖에 없으니까..."
리브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짐을 꾸린 후 길을 떠났다.
하란까지는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길을 떠난 첫날, 해가 저물자 야곱은 돌을 베개 삼아 노숙을 했다. 그곳은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벧엘이라는 구릉지였다. 야곱은 그날 밤 꿈을 꾸었다. 하늘에서 사다리가 땅으로 내려왔다. 이윽고 그 사다리를 타고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꿈이었다. 이것이 유명한 '야곱의 사다리'이야기이다.(창세기28:12~16)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는 그리스도의 예표(豫表)로서 르네상스 화가들의 주제가 되고 있다


Ludwig Richter作, 야곱의 라헬에 대한 구혼 Gen 29:18
갖은 고생 끝에 하란에 도착한 야곱은 외삼촌 라반 밑에서 양치기 노릇을 한다.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큰딸은 레아 (Leah), 작은딸은 라헬 (Rachel)이라고 했다. 야곱과는 외사촌간이다.
야곱은 동생 라헬을 보고는 첫눈에 반했다. 라헬은 대단한 미인이었다.
"Leah had weak eyes, but Rachel was lovely in form, and beautiful."(Genesis 29:17)
야곱이 외삼촌 라반에게 간청했다. "외삼촌, 라헬을 제 아내로 주십시오." "그래? 라헬이 마음에 든단 말이지. 좋아, 하지만 조건이 있어. 7년간 열심히 일해 주면 그 뒤에 네 소원을 들어 주마."
야곱은 7년간 거의 무보수로 머슴 노릇을 했다. 마침내 7년이 지나 야곱은 소원대로 라헬과 결혼을 한다. 그러나 첫날밤을 보낸 아침, 이불 속의 신부가 언니 레아임을 알고는 깜짝 놀란다. 캄캄한 밤이어서 라헬과 레아를 구별하지 못한 것이 실수였던 것이다. 속았음을 안 야곱은 외삼촌을 찾아가서 따졌다. 그러나 외삼촌 라반은 조금도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오히려 야곱을 타이르는 것이었다.
"네 기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쪽 입장도 한번 생각해 봐. 이 지방에서는 언니를 제쳐 두고 동생이 먼저 결혼하는 법은 없어. 그러니 1주일 동안만 레아와 함께 지내 줘. 그 뒤에 동생 라헬을 아내로 맞도록 해줄테니까. 단 앞으로 다시 7년간 일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부계 사회였기 때문에 딸이나 가축은 모두가 아버지의 '사유재산'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라헬에 홀딱 빠져 버린 야곱은 어쩔 수 없이 또 한번 7년간의 중노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외삼촌 라반은 딸을 미끼로 삼은 전형적인 구두쇠 유대인이었다. 야곱은 레아와 라헬 자매를 '아내'로 맞았으나 그녀들이 임신을 하는 바람에 라헬의 종 빌하 (Bilhah)와 레아의 종 실바 (Zilpah)를 측실로 들인다.
야곱은 눈 깜짝할 사이에 '네 아내'와 아들 열두 명, 딸 하나를 거느린 몸이 되었다.
야곱을 둘러싼 네 여인의 경쟁은 심상치 않았을 것이다.
레아는 여섯 아들 - 르우벤(Reuben), 시므온(Simeon), 레위(Levi), 유다(Judah), 잇사갈(Issachar), 스불론(Zebulun) - 과 딸 디나(Dinah)를 낳았다.
라헬은 불임증이 있었으나 언니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자신의 종 빌하를 야곱에게 들여보낸다.
이렇게 해서 빌하(Bilhah)가 낳은 아들이 단(Dan)과 납달리(Naphtali) 형제이다. 레아 역시 지지 않으려고 자신의 종 실바를 남편에게 바친다. 그녀(Zilpah)가 낳은 아들은 갓(Gad)과 아셀(Asher)이다.
라헬도 마침내 아들을 낳게 된다. 요셉(Joseph)과 베냐민(Benjamin) 형제를 낳은 뒤 생(生)을 마친다. 베냐민은 영어로 벤자민이다. 영어권 국가들에서 주로 막내에게 붙이는 이름이다.
르우벤은 영어로 루이스이며 주로 장남에게 붙인다.
야곱은 슬하에 아들 열두 명과 딸 하나등 모두 열세 명의 자녀를 두었다.
성경에서는 야곱의 열두 아들을 이스라엘 12지파의 시조로 삼고 있다. 구두쇠 외삼촌 밑에서 14년이나 머슴살이를 한 야곱은 부모가 살고 있는 가나안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망향(望鄕)의 정서가 깊어 갈수록 야곱의 근심도 더해졌다.
장자권을 사기당한 형 에서을 보기가 두려웠던 것이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목숨이 달아날지도 몰라.' 야곱은 생각할수록 몸이 떨렸다. 에서에 관한 소문은 자주 듣고 있었다. '거칠은 성정(性情)에다 지금은 부하를 4백 명이나 거느리고 산적이나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는데 어떻게 한다지. 힘으로는 맞설 수 없는 상대. 그렇게 거칠고 용맹스러운 형과 맞붙어 봤자 결과는 뻔한 것. 그렇다면....' 야곱은 형에게 사자(使者)를 보내면서 그 편에 암염소 2백 마리, 숫염소 20마리, 낙타 30마리와 그 새끼, 황소 10마리, 암소 20마리, 숫나뀌 10마리 등 엄청난 선물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야곱은 에서가 쳐들어올 때를 생각해서 절반이라도 재산을 보존할 요량으로 대책을 강구했다. 가족은 안전한 얍복 강(현재의 길레아데 강) 건너편에 남겨 놓고 혼자 야영을 했다.
그날밤, 어떤 사람이 돌연 야곱을 덮쳤다. "이런! 무슨 짓이야? 그만둬, 날 그냥 내버려 두란 말이야!"
코를 베어 가도 모를 만큼 사위는 캄캄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엉겨 붙은 두 사람은 밤새도록 힘겨루기를 했다. 성경에선 야곱을 습격한 사람을 '어떤 사람'으로만 적고 있다.
"네가 힘이 센 줄을 이제 알았노라. 그러니 그만두자." "당신은 누구십니까?"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
그제야 야곱도 짐작이 갔다. 상대방은 여전히 근엄하게 말을 이어간다. 「 창세기 」는 이렇게 적고 있다.
"그 사람이 가로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라."(창세기32:28)
이스라엘(Israel: 그리스어, 라틴어, 헤브루어)은 각각 '하나님과 싸워서 꺽이지 않은 자'를 뜻한다. 이를 계기로 야곱은 이스라엘로 불리게 된다. "하나님을 맞대고도 죽지 않았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야곱은 그곳을 '브니엘'(하나님의 얼굴 또는 하나님과의 대면)이라고 이름붙였다.

야곱과 에서의 재회 Gen 33:1-20
야곱이 아직 기쁨에 젖어 있을 때, 지평선 저 멀리 흙먼지가 일어나면서 에서가 4백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질풀같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큰일났군, 이번에야말로 내가 무사하지 못하겠구나!"
순식간에 둘러싸인 야곱은 에서 앞으로 나아가 일곱 번 땅에 부복하면서 절을 올렸다.
"형님, 이 동생을 용서하소서. 형님은 내 주인이시며 나는 그 종이니이다. 이 종은 형님이 보고 싶어 이렇게 돌아왔나이다. 우선 저의 선물을 받으소서. 부디 이 종을 용서하소서."
그러나 에서는 야곱의 선물을 거절하고는 두 팔을 크게 벌리면서 입을 열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구나. 형제가 어떤 것인지 마음에 새기도록 해라.
이 형은 건강한 네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구나.
우리가 얼마만에 이렇게 만난 것이냐? 자 얼굴을 들어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형제는 서로 부등켜안고 화해를 하게 된다. 에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 길이냐?" / "아버지께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자손을 번창시키는 것이 야곱의 사명이었다.
"그게 좋겠구나." / "형님이 앞장을 서도록 하십시오."
"에서가 가로되 우리가 떠나가자. 내가 너의 앞잡이가 되리라."(창세기32:12)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양도한 것, 어머니 리브가와 야곱에게 배신당한 것 따위는 사막에 묻어 버린 채 두 형제는 흙먼지를 털어 내며 길을 재촉했다. 정말 뜨거운 감동적인 장면이다!

성경에서 딸의 출생 기록은 아주 드물다. 구약의 유대 민족은 철저한 남존여비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성경에 이름이 올라 있는 야곱의 딸, 디나(Dinah)의 강간사건이 있다. 디나가 강간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오빠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뜻했다. "당장 잡아다 죽여버리자!" 족장 하몰의 아들 세겜은 성적 충동으로 첫눈에 디나에게 반해 일을 저지르고 만 것이었다. "아버지. 그 아가씨를 아내로 맞게 해 주십시요." 하몰은 아들의 소원을 들어 주려고 야곱을 찾는다.
"너희가 우리와 통혼(通婚)하여 너희 딸을 우리에게 주며 우리 딸을 너희가 취하고..."(창세기34:9)
하몰은 야곱 일족에게 혼인 관계를 맺자고 제안한 것이었다. 야곱의 아들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도 타부족과 사이 좋게 살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너희가 먼저 제안한 이상 사돈 관계를 맺어도 좋다. 다만 너희도 남자들이 모두 할례를 받는다면..."
할례- 이는 여호와 하나님과 맺은 약속의 징표이다.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면 혈연 관계를 맺어도 좋다는 대답이었다. "나부터 할례를 받겠어. 디나를 아내로 맞을 수만 있다면 그까짓것 문제 없어."
하몰의 아들 세겜은 금발의 디나에게 빠진 나머지 "할례받는 일을 지체하지 않았다."(창세기34:19)
그것을 본 나머지 사람들도 앞을 다투어 할례을 받았다. 성경에 따르면 할례를 받은 사흘 뒤(이때가 가장 통증이 심하다고 한다) 하몰의 일족 남자들은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격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됐어, 때가 왔어. 지금이라면 손쉽게 죽여 버릴 수 있어!" 야곱의 아들들은 할례 후유증으로 사타구니를 움켜쥐고 신음하는 사내들을 습격한 후 모두 죽여 버린다. 그리곤 여자와 아이들, 가축과 재산을 제멋대로 약탈했다. 하나님이 야곱 일가에게 천벌을 내릴 끔찍한 짓을 했지만 하나님은 침묵했다.
야곱은 하나님 앞에서는 '의인;이었다. 한결같이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순종하고 제물을 드렸다.
모든 것을 하나님에게 의지하고 순종하는 그를 하나님은 사랑했던 것이다.
그 뒤 야곱이 가장 사랑한 라헬은 막내 베냐민을 낳은 뒤 죽는다. 야곱의 아버지 이삭도 아들이 귀환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다. 그의 나이 180세였다. 이삭의 선조들이 800년, 900년씩 살았던 것에 비하면 요절에 속한다.

이집트의 요셉 Joseph

야곱이 가장 사랑한 여인은 라헬이었다. 라헬은 요셉과 베냐민을 낳았다. 야곱은 열두 아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이 두 아들, 특히 요셉을 사랑하여 색동옷까지 마련해 준다.
야곱이 요셉을 편애한 것은 그가 자신을 닮았기 때문이다. 약간 거만하고 영리한 장난꾸러기인 요셉이 17세의 소년으로써 그 형제와 양을 칠 때에 형들에게 간밤에 자기가 꾼 꿈을 늘어 놓는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청컨대 나의 꾼 꿈을 들으시오. 우리가 밭에서 곡식을 묶더니 내 단은 일어서고 당신들의 단은 내 단을 둘러서서 절하더이다' (창세기37:6-7)
「 창세기 」37장에 따르면 이런저런 꿈이야기를 으스대면서 늘어놓아 형들의 신경을 건들고 미움을 사게된다. 어느날, 요셉이 아버지 야곱의 명을 받아 양떼를 몰고 들로 나간 형들을 찾으러 갔다. 형들은 요셉의 채색옷을 벗기우고, 잡아 마른 우물구덩이에 던져 넣고는 지나가던 대상(隊商)에게 은화 20세겔에 팔아 버린다. 이때 요셉은 스무 살이었다. 형들은 요셉의 옷에 염소의 피를 묻혀서 아버지 야곱에게 보여 준다.
"아비가 그것을 알아보고 가로되 `내 아들의 옷이라 악한 짐승이 그를 먹었도다. 요셉이 정녕 찢겼도다.' (창세기37:33)
요셉이 자기 옷을 찢고 굵은 베로 허리를 묶고 오래도록 그 아들을 위하여 애통하며 울었다.
"미디안 사람이 애굽에서 바로의 신하 시위대장 보디발 (Potiphar, an Egyptian who was one  of Pharaoh's officials, the captain of the guard)에게 요셉을 팔았더라"(창세기37:36)
성경에서는 파라오(Pharaoh)를 '바로'로 표기하고 있다. 원래는 '큰집'을 의미하는 말이었으나 결국에는 왕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요셉을 산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보디발은 만족했다. 요셉은 무슨일이든 꼼꼼하고 성실하게 수행했다. 게다가 머리 회전도 빨랐다. 시험삼아 큰 일을 맡겨 보았으나 또한 빈틈이 없었다. 노예로 부리기엔 아까운 인물이었다. 보디발은 요셉을 신뢰하여 마침내 집안 관리의 일체를 맡겼다. 요셉은 용모가 단정한 잘 생긴 젊은이였다. 시위대장의 아내가 요셉에게 반하고 말았다.
"내 침실로 오라. 마음껏 사랑해 줄 테니까..." 자세를 흐트러뜨리는 정도가 아니라 숫제 발가벗은 몸으로 유혹했다. 틴토레토의 명작 〈 요셉과 시위대장 보디발의 아내〉를 눈여겨보기 바람.
"그 주인의 처가 요셉에게 눈짓하다가 동침하기를 청하니 요셉이 거절하며 자기 주인의 처에게 이르되 `나의 주인이 가중 제반 소유를 간섭지 아니하고 다 내 손에 위임하였으니 이 집에는 나보다 큰 이가 없으며 주인이 아무 것도 내게 금하지 아니하였어도 금한 것은 당신뿐이니 당신은 자기 아내임이라 그런즉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득죄하리이까 ?'"(창세기39:7-9)
요셉은 도망치려 했으나 보디발의 아내는 그의 소매를 잡아 침실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요셉도 필사적으로 잡힌 소매를 떨치고 도망쳤으나 그 바람에 소매 한 자락이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보디발의 아내는 분통이 터져 "사람 살려! 거기 누구 없느냐? 요셉이 날 능욕하려 한다!" 고 고함 지르면서 '피해자'로 가장했다. 때마침 보디발이 집으로 돌아오다가 이 소리를 드렀다.
"당신이 우리에게 데려온 히브리 종이 나를 희롱코자 내게로 들어 왔기로..."(창세기39:17)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요셉의 소맷자락을 내보이면서 "... 고하기를 `당신의 종이 내게 이같이 행하였다' 하는 말을 듣고 심히 노한지라"(창세기39:19) 격노한 보디발은 요셉을 파라오 감옥에 가두어 버렸다.
요셉의 생애에서 화가들이 즐겨 테마로 삼는 것은 시위대장 아내와의 사건'파라오의 꿈',
'요셉과 그 형제들'이다.
투옥된 요셉은 거기서도 지혜를 발휘하여 곧 실질적인 전옥(典獄; 교도소장)노릇을 하게 된다. 함께 갇혀 있던 파라오의 고위 관리가 기묘한 꿈으로 고뇌하는 것을 보고 요셉이 해몽을 해주었는 데. 기가 막히게 적중했다. 그리고 2년 뒤, 이번엔 파라오가 이상한 꿈을 꾸었다. 요셉의 소문을 들은 왕은 그를 옥에서 끌어오게 하여 해몽을 명한다. 파라오의 꿈은 두 가지였다. '살진 일곱 암소가 마른 일곱 암소에게 잡아 먹히는 꿈이고, 또하나는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이 쭉쟁이 일곱 이삭에게 삼켜버리는 꿈'이였다. "이 꿈이 무슨 뜻이냐?" 파라오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요셉이 조심스럽게 해몽한다.
"폐하, 그 두 꿈은 같은 뜻이옵니다." "살진 일곱 암소와 충실한 일곱 이삭은 모두 7년간의 대풍년을 뜻하는 것입니다. 마른 일곱 암소와 일곱 이삭은 7년간의 큰 흉년이 온다는 뜻입니다. 제가 해몽하기에는 우선 7년간 대풍이 든 다음 7년간 흉작이 계속될 것이므로 풍년이 들었다 하여 함부로 낭비해서는 안 될 줄로 아옵니다." "풍년이 들 동안 식량을 충분히 저장해두면 흉년이 들 때도 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유능한 인물을 발탁하여 일을 맡기도록 하십시요." "그대가 맡아 줄 수 없을까?"
요셉의 해몽대로 풍년이 7년간 계속되다가 흉년이 7년 동안 이어졌다. 식량 정책을 맡은 요셉의 덕분으로 이집트 백성은 굶주리지 않아도 되었다. 파라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요셉은 이집트의 제2인자가 되었다. 한편 이집트 주변 국가들은 오랜 기근으로 굶어 죽기 직전이었다. 가나안도 예외가 아니었다. 막냇동생 베냐민을 제외한 요셉의 형제 열 명이 모두 이집트로 식량을 구걸하러 떠났다. 요셉은 그들이 자기 형들임을 금방 알아보았으나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집트 2인자가 설마 자기 동생일 줄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짖궃은 요셉은 "당신들은 적국의 첩자임이 틀림없어."
"그런 말씀 마십시요. 우리는 정직한 사람입니다. 고향에 늙으신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남겨 놓고 이렇게 곡식을 얻으러 온 것입니다. 첩자라니요. 정말 억울합니다."
"그렇다면 그 동생을 데리고 오도록 하라. 그 대신 한 사람은 인질로 여기 남아 있도록."
"...그 아이는 아비를 떠나지 못할지니 떠나면 아비가 죽겠나이다."(창세기44:22)
결국 형들은 시므온을 인질로 감옥에 남겨 놓고 얻은 곡식과 함께 가나안으로 돌아갔다. 아버지 야곱은 베냐민을 이집트로 데리고 가는 것을 반대했다. 허지만 배고푼데 그럴 처지가 못되었다.
"...요셉이 시종하는 자들 앞에서 그 정을 억제하지 못하여 소리질러 모든 사람을 자기에게서 물러가라 하고 그 형제에게 자기를 알리니.... 요셉이 방성대곡하며... (창세기45:1-2) 요셉이 그 형들에게 이르되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 ?' 형들이 그 앞에서 놀라서 능히 대답하지 못하는지라 (창세기45:3) 요셉이 형들에게 이르되 `내게로 가까이 오소서` 그들이 가까이 가니 가로되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창세기45:4)
어머니 라헬이 낳은 친동생 베냐민과 재회한 요셉은 울음을 터뜨리면서 마침내 형제들과 화해를 한다. 아버지 야곱도 이집트로 모셔온다. 하나님 앞에서 '의인'인 야곱은 이집트로 떠나기 앞서 하나님의 뜻을 묻는다. 그러자 하나님이 그의 꿈에 나타나서 일깨워 준다.
"하나님이 이상(異像) 중에 이스라엘(야곱)에게 나타나시고 불러 가라사대 야곱아, 야곱아, 하시는지라 야곱이 가로대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하나님이 가라사대 나는 하나님이라 네 아비의 하나님이니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창세기46:2~3)
뿐만 아니라 야곱을 지켜 주느라고 하나님은 이집트까지 동행을 한다. 요셉은 파라오로부터 하사받은 나일 강변의 고센에 일가족 70명이 살도록 자리를 잡아준다. 그리고 요셉 자신은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스낫을 아내로 맞아 므나세와 에브라임을 낳는다. 야곱은 이 두 손자를 축복한다. 이 축복 행위는 손을 머리 위에 얹기 때문에 '안수(安手)'로 불리고 있다. 고센 또는 고센(Goshen)의 정확한 위치는 불명이지만 기원전 1세기 무렵에 씌어진 구약의 외경 「 유디트서 」에 의하면 '람세스'로 불리는 곳이었다. 기록이 맞다면 현재의 카이로 북동쪽으로 50km 지점에 있는 피톰과 가까운 소안 부근이다.
히브리인, 즉 유대인이 이렇게 해서 이집트에 살게 된것이며, 엑서도스(출애급)의 영웅 모세가 이집트를 무대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받고 12지파를 창설한 야곱은 요셉을 비롯한 그 형제들과 함께 모두 고센 땅에서 일생을 마친다. 야곱은 147세에 죽었으나 요셉은 110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그 4대손으로 태어난 이가 모세이다. 「 창세기 」는 여러 에피소드로 짜여져 있으면서도 50장으로 끝이 나지만 한 가닥 줄은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출저:보성51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