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일상에서 불현듯 찾아오신 하나님」

열려라 에바다 2021. 9. 15. 08:32

2021년 8월 22일

성스러운 주일, 오늘도 변함없이 예배에 참석하여 마음을 다하여 찬양하고, 진정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을 간절히 찾았다. 요즘 내 마음이 우울하니 시도 때도 없이 주님을 찾는 기도가 터져 나오며, 찬양을 듣거나 내가 따라 부르다가도 눈물이 흘러내린다. 마음의 갈급함이 간절히 주님을 찾고 있음이 분명한데 언제나 주님은 말씀이 없으시다. 오늘도 주님은 침묵만을 지키신다.
오후에 지인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평소 같으면 코로나를 핑계로 금방 일어섰겠지만, 상주의 부탁과 오랜 시간 함께 나누었던 추억을 회상하느라 쉽게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잠시 짬을 내어 휴게실 의자에 등을 깊숙이 기대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너는 나를 믿는다고 하면서 왜 항상 불안함에 떨고 있느냐?”

가슴에 울려오는 음성에 나는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주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용서하소서.”

얼른 마음을 다잡고 주님 앞에 습관적으로 자복한다. 정말 얼마 만에 들려오는 음성인가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러나 그런 생각과 동시에 “선한 능력으로”의 실제 주인공인 “본 휘퍼”목사님이 생각났다. 고난 속에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치지 않고 믿음을 지키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목사님의 생애가 떠오름은 오랜만에 찾아주신 주님에 대한 반감인가?
“주여~ 당신을 신뢰하고 믿음을 지키다가 교수형을 당하는 것이 믿음의 결과인 것인가요?”
마음에 일어나는 이 묘한 감정은 무엇인가? 아~!! 순교의 영광보다는 지금의 세상에서 그저 고통을 피하고 나만 잘 먹고 잘살기 위하여 주님을 믿었던가? 나의 믿음의 현주소는 여기가 한계였나? 여러 가지 생각이 빛의 속도로 머릿속을 복잡하게 흔들어 놓는다.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만을 바라보며 주께서 주신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나의 언약은 어디로 갔나? 당신을 믿고 신뢰하지만 고난과 시련 그리고 무거운 모든 짐은 당신이 대신 져주세요, 저는 당신이 주시는 복만 받을께요, 지금의 내 모습이 이 정도였나? 나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믿음인가?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 마16:24

“주님을 따르며 평안함과 안위함은 누리겠는데 제 십자가는 당신이 대신 메어주세요. 저는 고통과 고난이 싫사오니 내게는 복만 내리어 주옵소서.”

이게 나의 실체였나? 이다음에 내가 죽어 천국 문 앞에서 “나는 너를 도대체 알지 못하겠으니 이 불법을 행하는 악한자여 물러가라.”



내게 주어질 주님의 노한 말씀이 들려온다. 순간 무릎이 저절로 꿇어진다. 내가 서 있는 신앙의 위치가 여기였구나. 나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었구나. 지나온 세월이 영화의 필림처럼 내 앞에 펼쳐진다. 입술로는 매일 사랑한다고 하면서 그간 얼마나 많은 독설로 아내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던가. 주일학교 교사로서 많은 어린 생명들에게 모진 말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성경을 지식적으로 조금 더 안다고 교회 내에서 성도들을 얼마나 많이 무시했던가, 직장에서 조금 지위가 높다고 부하직원들에게 실적이라는 명분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던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운 내가 저지른 죄악들이 가슴을 후비며 아프게 지나간다. 주님은 다 아신다. 다만 내가 나의 죄를 잊고 살아왔을 뿐이다.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도록 울고 싶은데 하도 기가 막혀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바라보며 오열했다. 그리고 세면대에 머리를 담구어 버렸다.

“주님 이 죄인도 용서받을 수 있나요? 부끄럽습니다. 내가 주님이라 하더라도 나 같은 죄인은 용서하기 싫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님 저는 용서받고 싶습니다. 주여 저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간구의 기도인지 한탄인지 모를 말들이 입술을 타고 흘러나온다. 집안에 불상을 모시고 스님을 시영엄마라 부르며 자라온 집안 분위기 였지만, 성당 유치원을 경험하며 처음 하나님을 알게 하셨고, 크리스쳔 학교를 거치면서 교회의 문턱을 넘게하셨으며, 믿음의 아내를 내게 주셨고, 동생이 기독교 집안으로 시집가면서 어머니가 기독교로 개종하고, 장모님의 유언에 따라 교회에 발을 딛게 만드셨던 주님. 그리고 어느날 출근길에 찾아오셔서 통한의 기도로 40여년의 방황을 종식 시켜주셨던 하나님. 저는 너무도 감격스러워 주님께 감사하며 그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자 성경을 읽고 또 읽으며 수많은 서적을 뒤지고 찾았으며, 국내는 물론 외국까지 드나들며 그리스도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얼마나 주님을 알고자 노력했던가. 그런데 그것은 다 부질없는 짓 이었다. 지식으로 감히 측량할 수 도 없는 창조주 하나님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 하나님을 알고자 했던 나의 노력은 모두 나의 욕심이요 나의 자만이었음이 한순간에 들어났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예배자를 찾느니라.”

내가 어찌 그분의 뜻을 헤아리고 그분의 계획을 알 수 있으리요? 우리는 스스로 이해가 가든 안가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늘 기쁨으로 기도드리면서 조용히 그분의 역사하심에 순복하는 것이거늘 ...

“네 구속자요 모태에서 너를 지은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나는 만물을 지은 여호와라 홀로 하늘을 폈으며, 나와 함께 한 자 없이 땅을 펼쳤느니라.” (사44:24)

나는 그냥 주저 앉았다. 그리고 욥기 42장의 기도를 나도 모르게 입술로 반복하며 기도하고 있었다.

“욥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주께서는 못 하실 일이 없사오며 무슨 계획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 나는 깨닫지도 못한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도 없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 내가 말하겠사오니 주는 들으시고 내가 주께 묻겠사오니 주여 내게 알게 하옵소서.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 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이 불쌍한 종의 방종을 꾸짓어 주시고, 당신의 자비하심으로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여~ 제가 부족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의 기도를 받으사 저를 긍휼히 여겨주옵소서. 모든 말씀 사랑이 많으신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 드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