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소금 / 이건청

열려라 에바다 2011. 11. 3. 19:49




소금 / 이건청



폭양 아래서 마르고 말라,
딱딱한 소금이 되고 싶으던 때가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쓰고 짠 것이 되어 마대 자루에 담기고 싶던 때가 있었다.
한 손 고등어 뱃속에 염장질려
저물녘 노을 비낀 산굽이를 따라가고 싶던 때가 있었다.
형형한 두 개 눈동자로 남아
상한 날들 위에 뿌려 지고 싶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 딱딱한 결정을 버리고 싶다.
해안가 함초 숲을 지나,
유인도 무인도를 모두 버리고,
수평선이 되어 걸리고 싶다.
이 마대 자루를 버리고,
다시 물이 되어 출렁이고 싶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글  (0) 2011.11.05
차 한잔의 여유  (0) 2011.11.03
가을...  (0) 2011.11.03
그대가 있어 행복한 가을  (0) 2011.11.03
술과 사랑... 그리고 인생  (0) 201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