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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용어 : 마음 이론

열려라 에바다 2023. 12. 25. 22:10

심리학용어 : 마음 이론          

마음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마음과 행동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해

1. 개요


마음 이론이란 마음과 행동이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일컫는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 간의 관련성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의 오랜 관심사였지만, 발달 심리학에서 마음 이론 연구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이다.

인간 유아는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 무생물과 상호작용할 때와는 다르게 행동하는데, 이러한 경험은 아동의 마음 이론 발달에 중요한 전조가 된다.

마음 이론의 발달에 대해서는 고전적으로 틀린 믿음 과제를 통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경험적 연구들은 만 3세 이후 아동의 마음 이론의 이해가 크게 발달하는 것으로 보고한다.

마음 이론의 발달에 대해서는 아동이 상식적인 수준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발달시킴으로써 이를 획득한다는 소위 이론 이론(theory theory)적 관점,
타인의 마음을 읽는 독립된 기제가 존재한다는 모듈 이론(modular theory)적 관점, 그리고 자신의 상태를 통해 타인의 마음 상태를 상상하는 과정으로 발달된다는 시뮬레이션 이론(simulation theory) 관점 등이 제시된다.

2. 마음 이론 연구의 역사


마음 이론이란 마음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이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해를 일컫는다.

여기에는 마음 상태와 행동이 언제나 일치하지 않으며, 따라서 행동적으로 관찰할 수 없다는 가정도 포함된다.

우리는 모두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음은 직접 관찰될 수 없으며 행동으로 구현된다.

그리고 그 행동에는 마음 상태, 예를 들어 의도나 믿음, 욕구 등이 반영되어 있다. 즉, 마음은 행동의 원인으로 기능하고, 따라서 행동을 예측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이해가 마음 이론이다.

마음 이론은 고전적으로 철학의 영역에서 논의되었던 주제이다.
심리학에서 마음 이론의 발달과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는 인지 발달의 맥락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다.

고전적인 인지 발달의 상당 부분이 피아제(Piaget)의 이론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마음 이론의 영역도 역시 피아제의 관점에서 출발한다고 보는 것이 좋다
(Flavell & Miller, 1998).

피아제의 전조작기 사고의 핵심 주장은 이 시기의 아동이 자기중심적(egocentric)이라는 것인데, 따라서 이들은 타인의 내적 상태가 자신의 상태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보았다(Piaget, 1951).

이러한 이유에서 이들은 마음 이론의 이해에 심각한 오류를 범하며, 전조작기에 보이는 다양한 중심화 경향성을 낳는다고 보았다.

현재 대부분의 발달 심리학자들은 아동은 피아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유능하며, 사회 인지 발달 면에서도 피아제가 생각한 것만큼 자기중심적이지 않다고 믿고 있다.

다만 전조작기 아동들이 마음 이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분명한 것 같다.

즉, 이들은 타인의 관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는 아니다. 아주 어린 아이도 타인이 자신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행동한다(Repacholi & Gopnik, 1997).

하지만 어린 아동은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 성인에 비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는 곧 언급할 틀린 믿음 과제에서 잘 드러난다.

사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지 발달의 주요 주제는 피아제 이론에 대한 재해석, 혹은 아동의 인지 기능을 정보 처리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실시된 두 연구는 연구자들의 관심을 마음 이론으로 급격하게 기울게 만들었다.

그 첫 번째 연구는 데이비드 프리멕(David Premack)이 실시한 원숭이의 마음의 이해에 대한 고전적 연구였으며(Premack & Woodruff, 1978), 이를 응용하여 발표된 아동의 틀린 믿음 연구(Wimmer & Perner, 1983)는 마음 이론 관련 주제가 발달 심리학의 영역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오늘날 마음 이론은 단순히 인지 발달의 한 영역이 아닌 독립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경험적 연구의 양도 비약적으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마음 이론의 발달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도 20세기 후반부터 줄기차게 제시되고 있다.

또한 마음의 이해에 대해 고전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철학이나 최근에 두각을 보이는 신경 심리학 분야와도 다양한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3. 마음 이론 발달의 기초: 유아기의 타인에 대한 이해


수많은 연구에서 유아에게 타인의 마음 상태를 인식하려는 특정 ‘경향성’이 있음을 보여 준다.

신생아도 인간의 얼굴이나 인간의 모습에 더 집중하며(Fantz, 1961), 무생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한다(Poulin-Dubois, 1999).

약 1세경의 유아는 타인의 의도성(intentionality)를 이해한 듯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만 12개월의 유아도 타인이 특정 물체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에서 정서 표현을 했을 경우에만 타인의 정서가 그 물체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
(Moses, Baldwin, Rosicky, & Tidball, 2001).

이들은 또한 타인이 특정 물체를 만진다는 것은 그 물체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며(Woodward, 1998), 18개월 정도의 유아는 타인의 실패한 행동을 본 후(예를 들어, 링을 막대기에 넣고자 했으나 실패한 경우) 그들이 의도했던 행동(링을 막대기에 넣음)을 하지 실패 행동을 모방하지 않는다(Meltzoff, 1995).

이 시기의 아동들은 또한 타인의 정서 표현을 이용하여 자신의 행동을 조율하는 사회적 참조(social referencing)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Walden & Ogan, 1988).

이러한 유아의 행동은 모두 이들이 이후 인간에 대한 마음 이론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기초로 작용한다.

4. 아동기의 마음 이론의 발달: 틀린 믿음 과제의 예




전통적으로 마음 이론의 발달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관찰되는 시기는 대체로 만 3세에서 5세 사이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대체적으로 이 시기 이전의 아동이 특정 마음 이론 관련 과제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3-4세 즈음하여 이를 해결하는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마음 이론의 발달을 연구하는 고전적인 실험 절차는 여러 가지가 존재하지만, 여기에서는 이 중 가장 유명한 실험 패러다임 중 하나인 틀린 믿음 과제(false belief task)의 예를 들고자 한다.

틀린 믿음 과제는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믿음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실제 그 믿음이 사실과 다른 틀린 믿음이라 할지라도)을 얼마나 이해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 절차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일반적인 틀린 믿음 과제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먼저 아동에게 사탕이나 과자가 그려진 상자를 보여준다.

그 다음 그 안에 뭐가 들어 있을지 맞춰 보라고 요구한다.
사탕이 그려진 상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동은 그 안에 사탕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둘째, 아동이 사탕이라고 답하면 이제 상자를 열어 실제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여 준다.

이때 상자 안에는 아동이 대답한 물건이 아닌 연필 등 예상할 수 없는 물건이 들어 있다.

셋째, 이제 아동에게 상자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본 적이 없는 옆 방의 다른 친구가 이 상자를 보면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대답할지 물어본다.

여기서 맞는 대답은 (그 아동이 그랬던 것처럼) 당연히 ‘사탕’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어린 아동들은 그렇게 대답하지 않는다.

대체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만 4-5세 정도의 아동은 이러한 질문을 받으면 ‘사탕’이라고 맞는 대답을 한다.

하지만 3세 정도의 아동들은 사탕이 아닌 ‘연필’이라고 대답한다(Gopnik & Astington, 1988; Wellman, Cross, & Watson, 2001).

이러한 3세 아동의 대답은 그들의 믿음이 참이고 다른 믿음이 거짓일 때, 아동은 타인이 다른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틀린 믿음 과제는 연구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환되었지만 그 결과가 상당히 일관되게 관찰되는 편이다(Wellman, Cross, & Watson, 2001).

또 북미나 유럽이 아닌 아프리카의 열대 우림에서 거주하는 같은 연령의 아동들도 유사한 오류를 범한다(Avis & Harris, 1991).

이러한 결과는 어떤 의미에서 이 과제와 관련된 마음 이론에 대한 이해가 경험적 요소보다는 문화권과 상관없는 공통적 요소에 의해 발달한다는 점을 함의하고 있다.

그렇지만 틀린 믿음 과제를 해결하는 데 경험의 역할이 전혀 상관없는 것도 역시 아니다.
예를 들어 3세 아동이라 하더라도 틀린 믿음 과제의 절차를 조금 수정하여 옆방의 친구를 속이는 게임을 하도록 바꾼다면 이들은 타인의 틀린 믿음을 이해하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Sullivan & Winner, 1993).

5. 마음 이론 발달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적 접근들: TT, MT, ST




1) 이론 이론(Theory Theory)
마음 이론의 발달에 대해서는 연구자에 따라 다양한 이론적 접근이 제시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이론은 흔히 ‘이론 이론(theory theory, TT)’이라 일컫는 접근이다(Gopnick & Meltzoff, 1997; Gopnik & Wellman, 1994).

TT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인간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자 하는 통속적이고 상식적인 표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즉 우리에게 타인의 마음을 읽는 개인적인 이론(theory)이 있다는 주장인데, 여기서 말하는 이론이란 과학적이고 공식적인 이론이라기보다는 상식에 근거한 일상적 경향성, 즉 소위 상식 심리학(folk psychology)적 이해를 말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유아도 인간을 대할 때 무생물을 대할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유아가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독특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함의한다.

대체적으로 TT 지지자들은 마음 이론은 타인의 행동을 통해 자신이 가진 상식 심리학의 내용을 갱신하며 발달하는 것으로 본다.

TT 이론가로 대표적인 학자는 미시간 대학교의 헨리 웰만(Henry Wellman)이라 할 수 있는데, 그에 따르면 아동의 마음 이론의 발달은 유아가 기본적인 정서, 생리 및 지각 경험을 통해 타인이 소망(desire)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면서 시작한다.

즉, 타인이 배가 고프고 사과를 보고 있다면 그가 사과를 원하는 것이고 사과를 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 2세 정도의 유아도 이렇게 지각 과정을 통하여 소망이라는 마음 상태를 이해하며, 이 소망이 행동을 야기할 것이라는 소위 소망 심리학(desire psychology)의 원칙을 이해하는 듯하다(Wellman & Gelman, 1998).

하지만 인간의 마음과 행동 간의 관계는 소망만 가지고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2세 정도의 유아는 또 다른 마음 상태인 믿음(belief) 역시 행동을 야기할 수 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사과를 먹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사과가 냉장고에 들어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사과는 냉장고가 아닌 창고에 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어디에서 사과를 찾을 것인가?

당연히 그는 자신의 믿음에 근거하여 창고가 아닌 냉장고에서 사과를 찾을 것이다. 이렇듯 믿음 역시 행동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심리적 상태이지만, 아직 어린 나이의 아동들은 믿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Wellman & Woolley, 1990).

웰만에 따르면 소망뿐 아니라 믿음 역시 행위를 결정한다는 보다 복잡한 관념인 욕구-믿음 심리학(desire-belief psychology)은 조금 더 나이가 든 3-4세 무렵에야 출현한다(Wellman, 1985).

웰만의 이론과는 약간 다르지만 또 다른 대표적인 TT 관점의 설명은 워싱턴 대학교의 앤드루 멜조프(Andrew Meltzoff)가 제시한다.

그는 아동의 마음 이론의 발달은 생물학적인 행동 경향성, 즉 모방(imitation)행동을 통해 타인과 자신의 유사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달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는 모방행동을 통해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상태와 일치(matching)시키는 과정이 마음 이론의 발달에 핵심적인 과정이라 주장한다(Meltzoff & Brooks, 2001).

아동이 자신과 타인간의 유사성을 찾는 과정 역시 역시 과학적 이론이 아닌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며, 본유적인 경향성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주장도 큰 범주의 TT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TT는 소위 상식 심리학(folk psychology)이라는 인지적 표상에 마음 이론 발달의 시작점이 있다고 보는 반면, 멜조프는 발달의 시작점이 모방이라는 행동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뒤에서 언급할 시뮬레이션 이론(Simulation Theory)과도 많은 접점을 가지고 있다(Hurley, 2008).

TT 이론가들의 주장은 3세 무렵의 아동이 틀린 믿음 과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잘 설명할 뿐 아니라, 아동의 타인에 대한 이해가 질적으로 변화하는 측면을 잘 설명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TT는 또한 마음 이론의 발달에 경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마음 이론 과제의 개인차를 설명할 때도 유용하다(Flavell, 2000).

2) 모듈 이론(Modular Theories)
TT의 핵심 가정은 인간의 마음 이론에 대한 이해가 타인의 행동을 해석할 때 필요한 저차원적인 개념, 혹은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반면 어떤 학자들은 아동의 마음 이론의 발달은 그 영역을 관장하는 특정 심리적 시스템의 독립된 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시스템을 심리적 모듈(module)이라고 하는데, 모듈이란 특정 심리적 기능을 담당하기 위하여 진화된 (최소한 어느 정도는) 본유적인 심리적 혹은 생리적 시스템을 뜻한다(Fodor, 1983). 모듈 이론의 핵심 가정 중 하나는 인간의 정보 처리 시스템이 동질적이지 않으며, 특정 정보에 맞는 하위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인지 시스템은 영역특수적(domain specific)이며, 이는 마음 이론의 발달 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학자들의 주장은 흔히 마음 이론 발달의 모듈 이론이라고 부른다.

MT이론가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는 럿거스 대학교의 앨런 레슬리(Alan Leslie)라 할 수 있다.

그는 만 2세 무렵 아동의 가상놀이(pretend play) 및 마음 이론의 발달에는 행위자와 사회적 관계를 이해하는 생물학적 시스템, 즉 마음 이론 기제(Theory of Mind Mechanism, TOMM)가 관여한다고 보았다(Leslie, 1994).

레슬리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적 정보 처리는 세 가지 모듈의 발달에 의해 이루어진다.
첫 번째는신체 이론 기제(theory of body mechanism, ToBy)로 약 3-4개월에 등장한다.
이 ToBy는 물리적 대상의 행동과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사실 엄밀한 의미의 마음 이론 모듈이라기보다는 움직임이라는 행동 요소에 근거한 모듈에 가깝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시스템이 진정한 마음 이론 모듈인데, 첫 번째 마음 이론 기제(ToMM1)는 행위자와 목표 지향적(goal-directed)행위 간의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약 만 6-8개월에 관찰되며, 두 번째 마음 이론 기제(TOMM2)는 행위자의 행동과 그 기저의 심리적 관계를 이해하는 고차원적 시스템으로서 18개월 정도나 되어야 발현되는 것으로 보았다(Leslie, 1994).

이 세 모듈은 동시에 발달하는 다른 학습 기제이지만 정상적인 발달을 겪는 아동의 경우 대체로 ToBy-ToMM1-ToMM2의 순서로 관찰되는데, 이는 각 영역의 성숙 속도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Leslie & Thaiss, 1992).

또 다른 모듈 이론가인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사이먼 배런-코헨(Simon Baron-Cohen)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마음 이론 기제에 이르는 구체적인 모듈들이 존재한다고 제안했다(Baron-Cohen, 1994).

생애 초기 아기는 의도 탐지기(intentionality detector, ID)와 시선 방향 탐지기(eye-direction detector, EDD)의 두 가지 모듈을 발달시킨다.

이 시스템들은 행위자와 특정 사물 간의 의도적 관련성을 탐지하는 모듈을 말한다. 이를 통해 유아는 약 1년 후 공유된 주의(shared attention)의 정보를 처리하는 공동주의 기제(shared-attention mechanism, SAM)를 형성하며, 궁극적으로 마음 이론 모듈(TOMM)을 발달시킨다고 제안했다.

MT의 장점은 마음 이론의 생물학적 기제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또 유아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 인지 능력을 설명하는 데에도 유용하며, 자폐증 등 사회 인지 문제가 있는 아동을 설명하는 데에도 많이 적용된다.

3) 시뮬레이션 이론(Simulation Theory)
마음 이론의 발달을 다룬 세 번째 대표적인 이론적 접근은 아동이 타인의 마음을 읽는 특정 기제를 가지고 태어나지도 않고,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고자 하는 상식 수준의 개념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본다.

MT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생물학적 기제가 있다고 본다. 또 TT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자신과 타인의 상태를 비교하는 데에서 마음 이론의 발달이 출발한다고 본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이론가들은 굳이 타인의 상태를 볼 필요 없이 자신의 상태에만 집중하는 데에서 근본적인 마음 이론의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즉, 자신과 타인의 마음의 비교가 아닌 자신의 마음 상태를 통해 타인의 상태를 추론하는 소위 ‘시뮬레이션(simulation)’ 과정을 통해 타인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 학자들의 주장은 흔히 시뮬레이션 이론(simulation theory, ST)이라고 일컫는다(Hala & Carpendale, 1997).

ST 이론가들 역시 인간에게 특유의 타고난 시스템이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Harris, 1992).
하지만 이 시스템은 상식 심리학도, 마음 이론 모듈일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정서적 감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 이입이나 모방 행동 등의 간단한 행동들도 유아로 하여금 타인과 자신의 마음 상태가 어떤 식으로든 관련되어 있다는 정보를 준다.

그 이후에 필요한 과제는 아동이 자신의 마음을 시뮬레이션 하면서 만약 타인이라면 어떻게 느끼게 될지(as-if)를 상상하면 되는 것이다(Harris, 1992).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4세의 아동이 틀린 믿음 과제를 잘 풀 수 있는 것은 이들이 3세 아동에 비해 충분하고 정확한 시뮬레이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할 때 인간은 타인보다 자기 자신의 마음에 대한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ST는 나름대로 그 근거가 있다.
또 최근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 발견되어, 타인의 행동을 보는 것 자체가 자신과 타인의 마음 상태를 연결시켜 준다는 ST 이론가들의 가정을 지지하는 생물학적 기제로 각광받고 있다(Gallese & Goldman, 1998).

6. 결언 (缺焉)​


마음 이론에 대한 논의는 발달 심리학에서 비교적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분야이고 이를 설명하는 각 이론간의 논쟁 역시 현재 매우 뜨거운 상태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이론적 배경은 현재 마음 이론의 발달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적 접근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외의 다른 이론들, 예를 들어 구성주의적 접근이나 역동 체계 이론, 혹은 연결주의(connectionism)적 접근 역시 마음 이론의 이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으며, 마음 이론의 발달이 영역 특수적이 아닌 영역 일반적(domain general)인 실행 기능의 발달과 관련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Carlson, Moses, & Hix, 1998).

현재 아동의 마음 이론 발달에 대한 명백한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이며, 아마 이와 관련된 논쟁은 당분간 쉽게 결말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0여 년 전 한 개관 논문에서 존 플레이블(John Flavell)은 마음 이론에 대한 이론들은 경험적 연구에서 밝혀진 아래의 현상들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에 의해 평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Flavell, 2000).

아직까지도 아래의 현상들을 모두 완벽하게 설명하는 이론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마음 이론의 발달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서 다음의 결과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마음 이론 연구들을 요약
1) 마음 이론의 발달에는 본유적, 혹은 매우 어린 시기에 등장하는 사회 인지 능력이 관여하고 있으며,
2)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동기와 능력을 사용하여 이들과 상호작용하며, 3)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해는 상당 부분은 상식에 근거하며,
4) 정보 처리나 언어 능력 등의 발달은 우리의 마음 이론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5) 다양한 경험 역시 타인의 행동을 설명하는 우리의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Flavell, 2000).

집필 : 김근영(서강대학교 심리학과)









마음 이론 (Theory of Mind)



발달심리학 이론 중 하나로, 욕구·신념·의도·지각·정서·생각과 같은 자신과 타인의 마음, 그리고 정신적 상태에 대하여 이해하는 선천적인 능력에 대한 이론이다.


마음 이론은 자신과 타인의 마음 상태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으로서, 지각·의도·동기·사고·정서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추론 및 공감을 포함하며, 이는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음 이론의 시초는 프랑스의 물리학자이자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로 거슬로 올라가며, 심리학 영역에서 마음 이론을 다루게 된 것은 스위스의 심리학자 피아제(Jean Piaget)부터였다고 볼 수 있다.


피아제는 발달심리학의 근간을 마련하였으며, 3~4세 사이의 아동은 자기중심성으로 인하여 타인들의 생각이나 관점이 자신들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1978년 영국의 이론심리학자인 니콜라스 험프리(Nicholas Humphrey)는 자기성찰적인 의식을 통하여 사회적인 동물들이 다른 개체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잘못된 신념 실험
마음 이론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발달심리학의 영역에서 이론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데이비드 프리맥(David Premack)과 가이 우드러프(Guy Woodruff)의 연구 이후부터였다.

영장류학자였던 그들은 침팬지와 다른 영장류들이 다른 개체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으며, 이들에게 마음 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들의 연구는 정상(normal)과 이상(abnormal) 아동 발달에 대한 심리학 영역에서의 연구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다.

1983년 조세프 페르너(Josef Perner)와 하인즈 위머(Heinz Wimmer)는 프리맥과 우드러프의 잘못된 신념 연구를 아동에게 적용하였다.

이들은 막시라고 이름 붙인 인형이 초콜릿을 선반 위에 두는 것을 아동이 보도록 하였다. 그런 다음 실험자가 초콜릿을 새로운 장소로 옮기고 나서 막시가 초콜릿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할 것 같은지 질문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샐리와 안네가 구슬을 상자 안에 넣는 것을 아동들이 보도록 하였다. 그런 다음 샐리가 떠나고 안네가 구슬을 꺼내서 다른 상자 안에 넣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후 막시와 샐리가 어디에서 초콜릿과 구슬을 찾을 것인지에 대해 질문하였는데, 4세 무렵까지의 아동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대로 그들 역시 새로운 장소에서 초콜릿과 구슬을 찾을 것이라고 답하였다.

그러나 조금 더 나이가 있는 아동들은 그들이 원래 물건들이 있던 장소에서 초콜릿과 구슬을 찾을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이는 4세 이하의 아동들이 타인의 생각이나 신념이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지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마음 이론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더 나아가 많은 아동들은 자신과 타인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잘못된 신념과 관련하여 많은 후속 실험들이 진행되면서 4세 무렵을 마음 이론이 발달되는 시기로 보았다.

또, 북미나 유럽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같이 다양한 문화와 지역에서도 유사한 실험결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의 발달이 특정 문화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보편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적용 및 의의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생각, 관점, 의도 등을 지각하고 이해하는 것은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하여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능력으로 볼 수 있다.

자폐성 장애 아동들의 경우 타인의 마음을 읽는 마음 이론을 발달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타인의 신념이나 정서를 읽는 데 일반 아동들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 이론은 발달상에서 지연을 나타내는 아동들을 감별하고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잘 적응하고 사회적 기술들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발달적 지체를 완벽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다른 전반적인 정보들과 함께 통합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정신분열증과 같은 병리적 장애에서도 사회적 단서(social cue)에 대한 이해, 공감의 부족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사실로 비추어 볼 때 마음 이론은 정신건강 및 사회적 기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