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으로 읽는 성서 및 성경 공부

예레미야 애가 서론

열려라 에바다 2024. 5. 17. 08:27

예레미야 애가 서론

 

1. 명칭

 

   애가(哀歌)란 말은 헬라어의 ‘큰 소리로 높여 운다’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따라서 책의 내용을 이 명칭 한 마디로 집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히브리 성경의 제목은 ‘어찌하여...’라는 탄식과 비통의 감정을 의미하는 단어인 ‘에카(ekah)’이다. 우리가 ‘예레미야애가’라는 명칭을 쓰는 것도 70인 역과 벌게잍(Vulgate, 라틴어역)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본서가 히브리어 성경에서는 룻기, 아가서, 전도서, 에스더서와 함께 한 두루마리 안에 기록되어 있다. 그것들과 한 단위를 이루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매년 예루살렘 멸망일인 아브월(지금의 7,8월) 9윌에 회당예배에서 본서를 반드시 낭독하였으며, 카톨릭 교회는 지금도 고난주간 마지막 3일 동안 본서를 낭독한다.

 

2. 저자와 저작연대

 

  본 애가서 안에는 저자의 이름을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단서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예레미야가 본서의 저자일 수 없다는 견해와, 예레미야 저작설을 받아들이더라도 본서의 일부분만을 그의 기록으로 보고 상당 부분을 무명의 저자에게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본서의 저자는 예레미야라고 알려져 내려오고 있으나,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1)성경 안에서 예레미야가 저자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대하 35:25 이하에 보면 예레미야 선지자가 요시야 왕의 죽음에 비탄하여 애가(哀歌)를 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그가 애가를 자주 지었다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본서의 내용을 살펴볼 때 이 저자는 예루살렘의 멸망을 반드시 목격했던 인물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파멸에 관한 묘사가 너무나 생생하게 저자의 경험담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1:13-15;2:6,9;4:1-12). 이는 예레미야의 경험과 일치한다(비교. 렘 39장, 렘 52장). 뿐만 아니라 에레미야가 아니면 말할 수 없는 기록들이 있다(3:52-54). 곧 구덩이에 던져진 일들은 예레미야의 자전적 기술을 증명해 준다(렘 37:15;38:6). 그리고 무엇보다도 애가 서와 예레미야 서 사이의 문체의 통일성은 저자가 한 사람임을 말해주며, 이는 곧 애가서의 저자도 예레미야임을 입증한다. 특히 1;2과 렘 30:14, 1:15과 렘 8:21, 1:16과 렘 9:1,18, 2:22과 렘 49:12의 표현은 너무나 일관성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의 딸’이란 말이 애가 서와 예레미야 서에 20번 이상씩 나온다.

 

  (2) 전통이 본서의 저자가 예레미야임을 증명한다.

  70인 역은 애가(哀歌)서의 저자를 예레미야로 명시하면서, ”이스라엘이 포로로 잡혀가고 예루살렘이 황폐하게 된 후, 예레미야가 앉아서 울면서 이 애가를 읊어 이르되...”로 시작되고 있다. 이 전통은 벌게잍(Vulgate, 라틴역)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밖에 탈무드, 탈무드의 아람어역 탈굼 등이 이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명한 교부 오리겐, 제롬 등도 이 견해를 정설로 가르쳤었다. 본 애가서의 저작 연대는 대체로 B.C.587-586년 어간으로 본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예레미야가 그다랴 총독을 암살한 무리들에게 끌려서 애굽으로 가기 직전에 기록한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본서에서 예레미야가 애굽의 사정을 언급한 곳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이 설이 더욱 더 유력해진다.

 

3. 구조

 

  본 애가서는 각 장이 22절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대한 예외가 있다면 66절로 기록된 3장인데, 살펴보면 이 3장 또한 ‘22절 구조’라 볼 수 있다(23곱3). 이러한 형식은 히브리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각 절을 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히브리 알파벳은 22자임). 구조는 매우 단조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암송하기가 퍽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본서는 후자의 측면을 고려해서 히브리 알파벳 순서에 따라 시작(詩作)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가 가지기 쉬운 단조로움을 히브리 음률 중 ‘킨나’라는 리듬을 사용하여 상쇄(相殺)시키고 있다. 이 리듬은 짧게 끊어지면서 감정을 격동시키는 뛰어난 리듬이다. 다만 제 5장이 앞 장들과는 달리 히브리 알파벳 순서가 무시되어 있지만 ‘킨나’리듬과 22절 구조의 일치성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전체적인 일관성의 예외로 볼 수는 없다.

 

4. 사상

 

  예루살렘이 폐허화되고 언약의 백성이 포로로 끌려가버린 B.C.587년의 참극은, 소위 언약의 백성에게 많은 의아심을 품게 했다. 어떻게 계약의 하나님이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의 파괴를 묵인하셨는가? 이에 대하여 여러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님은 무력하다’는 원망에 대해,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그 인도하심을 구하면서 하나님은 결코 무력하지 않으며 다만 그의 백성을 징벌하셨을 뿐이다’라는 소망의 대립, ‘그렇다면 하나님은 약속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보다도 어떻게 하면 이 고통이 경감될 수 있을 것인가? 이토록 처참한 절망 가운데서 장래의 구원에 대하여 어떤 희망을 기대할 것인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유다를 멸망시킨 바벨론의 운명은 영원할 것인가?’ 등등의 회의와 갈등이 언약의 백성들을 절망 속으로 몰아넣었다. 참으로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 대하여 애가서는 다섯 편의 시로서 대답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다섯 편의 서정적인 발언은, 어느 한 사람이 함락된 도시의 운명을 위하여 흐느껴 울었다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니게 하고, 또한 애가서를 애가서 되게 한 사상으로 굳혀졌다. 물론 이 시 속에, 일관해서 흐르는 파도치는 감정의 격류는 백성의 공동체로서의 고난을 유출한 것인데, 이 고난은 역사 가운데서 하나님이 정해 주신 운명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다섯 편의 시 속에 나타난 내용상의 특성은, 계약 백성이 현재의 당면한 불행과 고통 중에서도, 옛날부터 그들이 소유해 온 언약 백성으로서의 귀중한 약속을 즐거움으로 회상하고 있다는 점이다(1:7). 여기 저기에서 슬픈 외침이 들린다. “여호와여 나의 환난을 감찰 하소서(1:9), 여호와여 감찰하소서(2:20), 여호와여 우리가 당한 것을 기억하소서”(5:1). 하지만, 이런 외침이 그들에게 점점 더 확신과, 미래의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이 확신과 소망은 절망에 빠진 그들에게, 실낱같지만 부여잡을 수 있는 유일한 빛이었다.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오며 주의 보좌는 세세에 미치나이다’(5:19). 하나님의 영원성과 그 통치의 보편성은 파멸된 자신들을 불변의 언약으로 회귀케 하는 근거가 된다. 때문에 시인은 외친다. ‘여호와는 나의 기업이시니 그러므로 내가 저를 바라리이다’(3:24). 이런 확신은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에 근거하고 있다(3:31-33). 고난은 하나님께서 그의 목적을 달성하시기 위하여 인간에게 내리시는 한 방편이다(3:37). 때문에 고난을 당하는 자는 하나님이 그 목적을 이루시도록 잠잠히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길(3:25-27)일 뿐이다. 시인은 이를 생각하며 절망중에 감사했다(3:23). 하지만 그는 그날을 기다리며 간구한다. ‘우리의 날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5:21). 그러나 이런 실낱같은 희망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는 현실적인 절망감이 교차된다. 여기서 시인은 절망적인 현실의 국면을 그들의 죄책으로 돌린다. ‘살아 있는 사람은 자기 죄로 벌을 받나니 어찌 원망하랴’(3:39). 고난중에 예루살렘을 향하여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본서와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본서를 기독론적으로 읽으려는 시도가 종종 있다.

 

5. 내용 분해

 

  1) 예루살렘성의 황폐(1:1-22)

    (1) 환난을 당한 예루살렘의 적막(1:1-11)

    (2) 황폐한 예루살렘을 인한 슬픔(1:12-22)

2) 주의 진노의 날의 참상(2:1-22)

    (1) 성소와 성곽의 훼파(2:1-10)

    (2) 심판을 목격한 자의 애가(2:11-19)

    (3) 주의 진노의 날(2:20-22)

 

  3) 파괴된 시온의 환난(3:1-66)

    (1) 고난당하는 예레미야(3:1-21) 

    (2) 신실하신 하나님(3:22-39)

    (3) 죄에 대한 고백의 권고(3:40-51)

    (4) 옥에 갇힌 예레미야(3:52-66)

 

  4) 고난당하는 시온의 백성(4:1-22)

    (1) 죄과의 열매(4:1-11)

    (2) 환난의 원인(4:12-20)

    (3) 교만한 에돔을 벌하심(4:21-22)

 

  5) 회개하는 시온의 간구(5:1-22)

    (1) 회개의 기도(5:1-18)

    (2) 영원한 주권자이신 여호와(5: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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