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많이 먹는다고 수명 줄지 않아” 통설 뒤집혔다
오상훈 기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심부전 환자는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게 상식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최근 그 효과를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의 감소로 신체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염분을 섭취하면 체액량이 증가하고 혈관 내 혈압이 높아져 심장에 부담을 초래한다. 이로 인해 미국심장협회(AHA)를 포함한 다양한 학회들이 심부전 관리 지침으로 저염식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염분 섭취 증가와 관련된 사망률이 분명하지 않다는 데 있다. 염분을 너무 적게 먹거나 많이 먹는 식습관 모두 심혈관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캐나다 앨버타의대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에서의 염분 제한식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일부 관찰 연구와 메타 분석에서 심부전 환자의 엄격한 염분 제한식이 더 나쁜 예후로 이어졌다는 점에 착안, 2000년에서 2023년까지 심부전, 염분, 나트륨, 수액과 관련한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분석 대상 연구의 참가자는 최대 203명으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외래 환자가 포함됐다. 이들의 나트륨 섭취량은 일 800mg 미만의 극단적인 제한식부터 일상적인 섭취 방식인 일 2~3g까지 다양했다.
분석 결과, 나트륨 섭취 수준에 따른 사망률이나 입원율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는 없었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염분 제한이 심부전 환자의 결과를 향상시킨다는 가설을 입증한 임상시험은 없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의 저자 파올로 라기 교수는 “하루에 3~4.5g의 나트륨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은 기대 수명과 입원율을 향상시키지 못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더 나은 삶의 질과 기능 상태를 제공할 수 있다”며 “체액 과부하가 있고 반복적인 병원 입원 환자의 경우 하루에 2~3g의 섭취를 권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임상 연구 저널(EJCI)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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