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문 시

삭개오 (이연수 2집중에서)

열려라 에바다 2012. 11. 2. 08:14

삭개오 (이연수 2집중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바람결에 묻어오는 여문 계절의 내음
온몸으로 맡으며 진실한 나와 대화하는 것이다

모든 요구가 멈춘 곳
외부로부터
내 안으로부터

옷깃이 바람결에 흩날리듯
마음에 묻은 근심들 털어내고
진실한 내 소원과 대화하는 것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훌쩍 떠나온 반나절의 여행 중에
내 속에서 달그락거리는
진실한 소리들을 줍는 일이다

내가 서 있어야 할 땅
무르익혀야 할 꿈
한 낮의 긴 졸음 끝에
힘겹게 깨어난 눈꺼풀처럼

영혼에 내리는 고단한 잠을 쫓는 일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앞만 보고 달려왔죠
이미 내겐 어느 것도 필요없었죠
나를 외면한 사람들을 보며
이를 악물고 노력했죠
그저 내겐 다른 것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데
그 어느 것도
하지만 나를 만난 사람들의 외면
한번만이라도 나를 봐줘요
한번만이라도 나의 눈을 바라봐줘요
한번만이라도 한번만이라도
내게 필요한 건 그 어느것도 아니죠
나를 믿어줘요 나와 얘기해요
나의 눈을 봐주세요.

나무 위로 올라가 당신의 얼굴이라도 봤으면
나무 위라도 올라가서 당신을 만나고 싶은데
그렇게 올라가 당신을 보았죠
그제서야 볼 수 있었죠
당신 모습을
그렇게 올라가 당신을 보았죠
그제서야 볼 수 있었던
당신이 다가와
삭개오야 내려오라 내 이름 불렀죠
삭개오야 내려오라 내려오라
당신이 나를 불렀죠 나의 이름을
나의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