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요, 초대 총리인 벤구리온. ‘사막을 정복하지 않고는 이스라엘에 미래가 없다’고 선언한 그는 총리직을 버리고 사막으로 들어가서 그곳에서 벤구리온 대학을 세우고 사막 녹화의 최전위에서 활동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미래를 상징하는 식물로 사막 파인애플을 도처에 심고 가꾸었다. 사막 파인애플은 황량한 사막에서 유일하게 푸를 뿐 아니라 꽃도 별나게 붉고, 열매도 아주 달다고 한다. 드물게 내리는 사막의 빗물을 넓고 두툼한 잎 세포가 머금으면 아코디언처럼 접혀있던 잎이 북처럼 부푼다. 이 물을 한데 쏟아 수ℓ의 작은 물웅덩이를 만들고 그 식물이 만든 저수지에 250종의 미니동물이 기생한다. 이를 흡입, 영양 삼아 독야청청한 사막 파인애플은 육식식물이다. 이 식물은 풍토나 인종이나 정치적 악조건 속에서도 버젓이 서 있는 유대인을 상징한다. 좋은 시대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축복이다. 사람들마다 시대를 잘 못 타고 난 것과 조상을 잘못 만난 것 때문에 불평한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을 새로운 운명의 발판으로 바꾸어 내는 것이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다. 물려받은 부는 오래 가지 못한다. 자신이 일군 부가 중요하다. 자신이 개척한 부일 때 애착이 가고 지키고자 하는 욕구가 분출한다. 능력 있는 사람은 많은 것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 타고 난 것이 없지만 도전함으로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다. 김종빈은 ‘유태인을 보면 현재를 넘어선 미래가 보인다’고 하면서 ‘갈등의 벽 유태인’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주관적인 분석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가 지적하는 한국인과 유태인의 비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태민족은 저항형인데 반해 우리 민족은 순응형이다. 저자는 개성이 강한 유태인은 주변 이민족과의 투쟁으로 일관해 왔지만, 우리 민족 역사는 한반도와 인접한 강자와의 투쟁보다는 개성을 죽이는 타협과 양보의 연속이었다고 주장한다. 순응과 타협과 양보라는 미덕이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인간상은 공격적이고 도전의식을 빼앗아가기도 한다. 척박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서 무엇인가를 일구어 내는 강인함이 필요하다. 불행한 부부의 현실, 어려운 경제 여건, 불안한 정치 구조가 있을지라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행복 방정식은 사막을 정복하는 정신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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