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기억하고 기도하고 기다리는 존재”
‘엄마되기, 힐링과 킬링 사이’ 펴낸 이화여대 백소영 교수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섭다’는 중2 아들을 키우면서도 제대로 된 엄마 되기, 나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백소영(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 이야기다. 전문직 여성과 엄마로서의 무게 중심을 잃지 않고 생활하는 백 교수를 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기혼 여성들의 모성 경험과 이 시대의 엄마로 살아남기 위한 대안을 함께 나눴다.
그도 엄마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때가 있었다. 그 시간이 ‘아프거나 미칠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그 당시를 포함해 전업주부로 산 자신의 경험을 담아 2009년 ‘엄마되기, 아프거나 미치거나’를 출간했다. 책 출간 후 특강 요청을 받아 전국을 다니며 공감과 상호치유를 경험했다. 최근에는 제도적 대안으로 ‘공적육아’ 즉 돌봄의 사회화를 제시하며 초판을 대폭 수정 보완해 개정판 ‘엄마되기, 힐링과 킬링 사이’(대한기독교서회)를 펴냈다.
“2009년 초판을 낼 때 전업주부의 공통 경험을 ‘아프거나’로 표현했어요. 저도 결혼 후 6∼7년은 육아를 전담하는 전업주부였는데…. 아기를 키운다는 것이 참으로 보람 있고 귀한 체험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원인 모르게 많이 아팠어요. 그것이 나 되기를 접은 까닭에 겪는 상실감이라는 걸 후에 깨달았죠.”
백 교수는 현대 사회는 ‘나 되기’와 ‘엄마 되기’가 공존하기 힘든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는 개인의 선호나 성실과 상관없이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다보니 요즘 사회에서는 ‘나 되기’를 접지 않으며 살벌한 경쟁적 달리기를 하는 기혼여성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나’를 증명하기 위해 ‘미친 듯’ 내달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프거나 미치거나’ 두 키워드가 나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돌봄을 포기하고 공적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달리는 ‘직장엄마’나 자신의 자녀들을 업적인양 매니저처럼 조종 통제하는 ‘전문엄마’ 모두 건강한 모성 실천은 아니라고 경계했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킬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힐링’하는 존재로서의 ‘엄마’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단 생각에서 모성실천을 둘러싼 ‘킬링’의 구조와 ‘힐링’의 소명, 이 사이에 놓인 엄마들의 현실을 강조하고자 개정판을 냈다고 했다. 엄마는 ‘기억하고 기도하고 기다리고 기대하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여성, 엄마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백 교수는 “오늘날은 전통사회에 비해 여성들이 살기 좋아졌다”며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육아라는 과제 앞에서 ‘자아성취’를 할 것인지 ‘엄마’로 살 것인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요즘 웬만한 시험에서는 여성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공적 영역에서 이제 ‘여성’이라는 말은 큰 의미가 없다. 성별보다는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그러다보니 젊은이들 사이에 비혼과 무자녀 선택이 늘어나고 모성 실천을 자아성취와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해 저출산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백 교수는 한 아들의 엄마이면서 가르치는 많은 학생들에게도 엄마라고 불리길 원한다. 엄마는 자라나는 생명의 육체만이 아니라 영적, 지적 성장에 관여하는 이름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배 아파 낳지 않았어도 다양한 방식으로 ‘엄마’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아직 엄마가 되지 않은 여성들 그리고 이제 막 엄마가 된 여성들에게 당부한다.
“꼭 엄마가 되세요. 하지만 결코 나 되기를 포기하지 마세요. 삶은 통합적이어야 하니까요. 사랑과 일, 그리고 돌봄이 여러분 인생에서 분열되지 않고 조화롭게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섭다’는 중2 아들을 키우면서도 제대로 된 엄마 되기, 나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백소영(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 이야기다. 전문직 여성과 엄마로서의 무게 중심을 잃지 않고 생활하는 백 교수를 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기혼 여성들의 모성 경험과 이 시대의 엄마로 살아남기 위한 대안을 함께 나눴다.
그도 엄마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때가 있었다. 그 시간이 ‘아프거나 미칠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그 당시를 포함해 전업주부로 산 자신의 경험을 담아 2009년 ‘엄마되기, 아프거나 미치거나’를 출간했다. 책 출간 후 특강 요청을 받아 전국을 다니며 공감과 상호치유를 경험했다. 최근에는 제도적 대안으로 ‘공적육아’ 즉 돌봄의 사회화를 제시하며 초판을 대폭 수정 보완해 개정판 ‘엄마되기, 힐링과 킬링 사이’(대한기독교서회)를 펴냈다.
“2009년 초판을 낼 때 전업주부의 공통 경험을 ‘아프거나’로 표현했어요. 저도 결혼 후 6∼7년은 육아를 전담하는 전업주부였는데…. 아기를 키운다는 것이 참으로 보람 있고 귀한 체험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원인 모르게 많이 아팠어요. 그것이 나 되기를 접은 까닭에 겪는 상실감이라는 걸 후에 깨달았죠.”
백 교수는 현대 사회는 ‘나 되기’와 ‘엄마 되기’가 공존하기 힘든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는 개인의 선호나 성실과 상관없이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다보니 요즘 사회에서는 ‘나 되기’를 접지 않으며 살벌한 경쟁적 달리기를 하는 기혼여성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나’를 증명하기 위해 ‘미친 듯’ 내달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프거나 미치거나’ 두 키워드가 나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돌봄을 포기하고 공적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달리는 ‘직장엄마’나 자신의 자녀들을 업적인양 매니저처럼 조종 통제하는 ‘전문엄마’ 모두 건강한 모성 실천은 아니라고 경계했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킬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힐링’하는 존재로서의 ‘엄마’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단 생각에서 모성실천을 둘러싼 ‘킬링’의 구조와 ‘힐링’의 소명, 이 사이에 놓인 엄마들의 현실을 강조하고자 개정판을 냈다고 했다. 엄마는 ‘기억하고 기도하고 기다리고 기대하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여성, 엄마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백 교수는 “오늘날은 전통사회에 비해 여성들이 살기 좋아졌다”며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육아라는 과제 앞에서 ‘자아성취’를 할 것인지 ‘엄마’로 살 것인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요즘 웬만한 시험에서는 여성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공적 영역에서 이제 ‘여성’이라는 말은 큰 의미가 없다. 성별보다는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그러다보니 젊은이들 사이에 비혼과 무자녀 선택이 늘어나고 모성 실천을 자아성취와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해 저출산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백 교수는 한 아들의 엄마이면서 가르치는 많은 학생들에게도 엄마라고 불리길 원한다. 엄마는 자라나는 생명의 육체만이 아니라 영적, 지적 성장에 관여하는 이름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배 아파 낳지 않았어도 다양한 방식으로 ‘엄마’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아직 엄마가 되지 않은 여성들 그리고 이제 막 엄마가 된 여성들에게 당부한다.
“꼭 엄마가 되세요. 하지만 결코 나 되기를 포기하지 마세요. 삶은 통합적이어야 하니까요. 사랑과 일, 그리고 돌봄이 여러분 인생에서 분열되지 않고 조화롭게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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