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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웅 목사의 시편] 기적은 내 안에

열려라 에바다 2013. 9. 9. 08:33

박지웅 목사의 시편] 기적은 내 안에

 

 

미국의 언론 재벌이었던 윌리엄 허스트는 대단한 열정의 골동품 수집가였다고 한다. 한번은 유럽 한 왕가에서 사용한 귀한 도자기에 대한 정보를 얻었는데, 그 도자기의 그림을 보는 순간 그의 마음이 뛰었다. 반드시 손에 넣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는 여러 차례 유럽을 다니면서 그 도자기를 추적했는데,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그는 그 골동품이 어느 미국인에게 팔렸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 과연 그 미국인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정보를 입수하던 중, 그는 아연실색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미국인은 다름 아닌 바로 허스트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웃지 못 할 일이다. 얼마나 허무한가? 그런데 나는 사실 이런 일을 이해할 수 있다. 책들을 사 모으는 것이 나의 중요한 일인지라, 좋은 책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 나는 잊지 않고 그 책을 사고야 만다. 그런데 가끔 책을 구입한 뒤 황당할 때가 있다. 흐뭇함이 허무함으로 바뀔 때가 있는데, 그것은 내가 구입한 책이 이미 내 책꽂이에 보란 듯이 꽂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었던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실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놀랍고 신비한 기적의 결과가 다른 어떤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안에’ 있다. 슈클로프스키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드러내자는 뜻으로 ‘낯설게 하기’란 문학기법을 주장했는데, 진정으로 낯설게 쳐다보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이 무엇인가? 인간 본질의 변화다. 살다보면 성격도, 생각도, 취향도 달라질 수 있지만, 인간본질은 안 변한다. 인간본질의 변화란 그토록 불가능한 것인가? 그렇다. 생각해 보라. 애굽의 바로 왕처럼 죽을 만치 얻어맞아도, 아니 얻어맞아서 완전히 죽어버려도 교만의 인간본질은 안 변한다. 죽음을 넘나드는 고통도, 바다가 쪼개지고 불이 떨어지는 이적도 사람 속의 교만 본질을 조금도 바꾸지는 못한다. 그런데 바로 이 불가능한 일, 기적 이상의 기적이 우리 안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라는 위대한 감탄이 터져 나올 때, 바울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 것은 예수 안에서 이루어진 인간 본질의 변화 때문이다.

코리 텐 붐 여사가 10대 시절, 인도의 성자라고 불리는 선다 싱이 유럽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는 곳마다 위대한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의 종 선다 싱을 얼마나 만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우연히 선다 싱을 만난 자리에서 물었다고 한다. ‘당신에게 일어나는 이 엄청난 기적들이 왜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죠?’ 그때 선다 싱이 이렇게 말했다. ‘너! 너 자신이 바로 기적이란다’ 가장 위대한 기적, 아니 기적 이상의 기적이 우리 안에서 일어났다. 우리가 거울을 볼 때마다, 우리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나 자신을 ‘낯설게’ 쳐다보면 어떨까? 이미 내 안에 있는 가장 위대한 기적을 보며, 밀려오는 행복한 허무감에 젖어보면 어떨까?

<서울 내수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