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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은 만드는 것이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은 8850m인 에베레스트산입니다. 현재의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1953년 5월 29일 11시 30분 에드먼드 힐라리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가장 먼저 올랐다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정말일까요? 분명히 그 전에도 누군가는 올라갔겠지요. 다만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을 뿐입니다. 에베레스트산이 세계 최고봉이라는 사실은 1852년에 영국 측량국에 의해 최초로 측량되었습니다. 그리고 '피크에서 15번째 봉우리'라는 긴 이름을 측량국 장관 이름인 '에베레스트'로 산 이름을 정했습니다. 그 후로 수 십년이 지난 뒤에 티베트 사람들이 그 산을 '나라를 지키는 여신'이라는 뜻의 '초모랑마산' 으로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미 세상 사람들은 '에베레스트산'으로 알고 지도에도 그렇게 표기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고선지' 라는 고구려 장군이 7세기에 히말라야에 있는 가장 높은 산에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지만 그 산이 에베레스트산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7세기에는 에베레스트가 아니고 그냥 '높은 산'이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자, 그런데 에드먼드가 에베레스트에 첫발을 올려놓았다는 사실이 어떻게 증명되었을까요? 당시에는 인공위성도 없었고 전화도 없었고 공중을 날아다니며 생생하게 현장중계를 하는 헬기도 없었던 시절인데요. 바로 티베트의 '셀파' 텐징 노르게이가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셀파는 티베트 산악부족으로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사람들의 산악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이들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에베레스트산을 오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에드먼드의 이전에도 수많은 티베트의 셀파들이 에베레스트산에 올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셀파들은 돈을 받고 짐을 지고 가거나 길을 안내하는 사람들이어서 그들의 이름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기록은 만들어야 남습니다. 오늘 나는 무슨 기록을 만들고 있나요?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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