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이야기

부처님 똥꾸멍

열려라 에바다 2013. 11. 26. 16:26

햇볕같은집 마당 (사진:최용우)

 

부처님 똥꾸멍

젊었을 때 주물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주로 자동차 부품이나 벨브 계폐기 같은 것을 만들었는데 물건의 거푸집을 만들어서 쇳물을 부어 식힌 다음 거푸집(쉘)을 떼어내면 제품이 됩니다. 어느 날 못 보던 물건들이 상자에 가득 담겨서 들어와 구석에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열어보니 주먹만 한 불상이 천개나 들어있었습니다.
불상 모양의 거푸집을 만든 다음 쇳물을 부어 식혀서 만든 불상인데 우리가 해야 될 일은 불상을 거꾸로 뒤집어서 쇳물을 부었던 곳에 남아 있는 쉘을 제거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쇳물을 부었던 구멍이 부처님 똥꾸멍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부처님 똥꾸멍 파는 일입니다.
나는 당연히 이 일은 신앙양심상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힘으로 똥구멍에 박힌 것 하나 뺄 수 없는 쇳덩이에 금칠을 해서 천개를 줄줄히 앉혀놓고 '천불상'이라 하여 사람들이 거기에 절을 하고 소원을 빌 것을 생각하니 사람만큼 어리석은 짐승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동료들이 다 내가 예수 믿는 사람인 것을 아는데 "전도사가 불상 똥꾸멍을 파고 앉았더라" 하고 수군거리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울 것 같았습니다. 다행이 절에 다니는 동료가 "최용우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 이 일을 시킨다는 것은 좀 껄쩍지근하다. 나는 절에 다니니 내가 다 하겠다"고 먼저 말해서 나는 그 물건에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나의 일, 직업, 인격, 명성, 계획 그것들이 나에게 명예와 돈을 얼마나 가져다 주는가를 먼저 따지면 안되고, 그 일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준과 원칙에 합당한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준과 원칙은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그 일이 무엇이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라면 아무리 억만금을 주고 최고의 명예를 얻는 일이라 하더라도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치가 없는 것은 우리에게도 별로 가지가 없는 것이고, 예수 이름으로 가치 있는 것은 우리에게도 가치 있는 것입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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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4797] 2013.11.19.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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