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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언어로 복음을
큰딸이 다녔던 학교는 기독교학교(Mission school)입니다. 지금부터 57년 전 한국전쟁이 끝나 어수선한 어떤 농촌마을에 뜻 있는 청년들이 할 일 없이 놀고있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야학을 시작했는데, 자기들의 힘만으로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가 없어서 당시에 대전에서 가장 큰 학교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 학교의 여교사였던 분이 물어 물어 그곳을 찾아가 움막 같은 곳에서 처음 학교를 시작했습니다. 교실 지을 돈이 없어서 동네 뒷산에 올라가 동네를 내려다 보며 눈물로 기도를 하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산에서 내려오더니 자기 땅에 학교를 지으라고 해서 드디어 학교가 세워졌습니다. 그때 그 여교사가 지금도 살아 계시고 연세가 90살이 넘습니다. 바로 학교의 이사장 목사님 이신데, 행사 때마다 오셔서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설교를 하십니다. 큰딸 졸업식장에서도 강당에 꽉 찬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앞에서 강당이 흔들릴 정도로 원색적인(?)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물론 저는 설교가 너무나 은혜로왔지요. 그런데, 아직 교회에 다니지 않는 어떤 분에게 물어보니 이사장님의 말이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분명 좋은 말씀인 것 같은데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가 많아 굉장히 '이색적'(?)이었다고..... 마치 제가 절에 가서 스님들의 설법을 들으며 생소한 불교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해인 시인은 수녀이지만 시를 쓸 때 종교언어로 쓰지 않고 시대언어로 시를 씁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법정스님이나 요즘 인기를 끌고있는 혜민스님도 어려운 불교용어보다 시대언어로 글을 쓰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글을 이해합니다. 저도 글을 쓸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 시대의 일반적 언어를 사용하여 기독교의 진리를 설명하려고 애를 씁니다.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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