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말씀

기초를 쌓는 법

열려라 에바다 2014. 8. 16. 08:18

  기초를 쌓는 법 

 

 노인 목수 한 분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노인이 내게 무얼 설명하면서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 그림에서 내가 받은 충격은 잊을 수 없습니다.

집을 그리는 순서가 판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지붕부터 그리는 우리들의 순서와는 거꾸로 였습니다.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 도리, 들보, 서까래,

지붕의 순서로 그렸습니다.

그가 집을 그리는 순서는 집을 짓는 순서였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그림이었습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붕부터 그려온 나의 무심함이 부끄러웠습니다.

나의 서가(書架)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낭패감이었습니다.

나는 지금도 책을 읽다가 ´건축´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한동안 그 노인의 얼굴을 상기합니다.

 /자료ⓒ창골산 봉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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