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사진

중세의 거리서 모차르트를 만나다

열려라 에바다 2014. 11. 26. 08:25

중세의 거리서 모차르트를 만나다

‘예술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

 
중세의 거리서 모차르트를 만나다 기사의 사진
빈의 랜드마크로 유명한 슈테판 대성당은 첨탑 높이가 137m로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거행된 역사의 현장이다.
중세의 거리서 모차르트를 만나다 기사의 사진
호수에 비친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멋스런 벨베데레 궁전의 상궁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미술작품 ‘키스’ 원본을 전시하고 있다.
중세의 거리서 모차르트를 만나다 기사의 사진
레스토랑과 카페 등이 밀집한 구 시가지의 게른트너 거리.
중세의 거리서 모차르트를 만나다 기사의 사진
모차르트의 악보 등이 전시되어 있는 ‘모차르트 하우스 빈’.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세도시다. 합스부르크 왕조의 영광이 곳곳에 남아 있는 문화의 보고다. 서유럽과 동유럽을 연결하는 요충지에 위치한 빈의 매력은 수식어가 모자랄 정도. 슈테판 대성당을 비롯해 벨베데레 궁전, 쇤브룬 궁전 등 중세의 화려한 건축물과 베토벤, 모차르트 등 천재 음악가의 흔적도 만나볼 수 있어 유럽여행 1번지로 꼽힌다.

빈 여행은 구시가지의 게른트너 거리에서 시작된다. 게른트너 거리는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슈테판 대성당까지 이어진 약 600m의 보행자 전용도로로 빈에서 가장 번화하다. 레스토랑, 카페, 고급 선물용품점이 줄을 잇는 파스텔 톤의 중세건물 앞 도로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로 인종과 패션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구시가지 중심에 우뚝 솟은 슈테판 대성당은 8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빈의 얼굴’로 고딕양식의 건축물이다. 137m 높이의 첨탑과 25만개의 벽돌로 이뤄진 모자이크 지붕이 인상적인 슈테판 대성당은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거행됐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오스만튀르크 군이 남기고 간 180개의 대포를 녹여 만든 종이 있는 북탑 아래에는 ‘치통의 그리스도’라는 15세기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빈 시내 곳곳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슈테플 백화점 건물 뒤편의 카페 프라우엔 후버는 1788년 개업 당시 모차르트가 기념연주를 했던 곳이다. 슈테플 백화점은 모차르트가 1791년 숨을 거둔 집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슈테판 대성당 뒷골목에는 모차르트 일가가 3년 동안 살았던 ‘모차르트 하우스 빈’이 위치하고 있다. 빈에 남아 있는 모차르트의 유일한 집으로 ‘피가로의 결혼’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현재는 4층 건물 전체가 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빈은 비엔나커피로 대표되는 커피의 도시이기도 하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빈은 카페에 둘러싸인 도시다’라고 했을 정도로 빈 중심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커피하우스가 1200여 개나 성업 중이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140년 역사의 카페 챈트랄이다.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로 유명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비롯해 트로츠기, 스탈린, 히틀러 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이 카페를 찾았다고 한다.

하루 종일 관광마차로 북적이는 미하엘 광장의 호프부르크 왕궁은 합스부르크 왕조의 영광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왕궁은 오스트리아 황제인 프란츠 요제프와 황후 엘리자베트(애칭 시씨)가 거처하던 구왕궁과 신왕궁으로 구분되어 있다. 1898년 이탈리아의 한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암살당한 엘리자베트 황후의 방에는 당시 사용하던 침대와 빗 등이 보존되어 있다.

빈 남동쪽에 위치한 바로크 양식의 벨베데레 궁전은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림 한 점에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와 ‘유디트1’ 원본을 비롯해 에곤 실레의 ‘죽음과 소녀’, 리하르트 게르스틀의 ‘웃는 자화상’ 등 수백점의 진귀한 그림이 전시돼 있다.

19·20세기 회화관으로 변신한 상궁(上宮)과 중세 및 바로크 미술관인 하궁(下宮), 그리고 프랑스식 정원으로 이루어진 벨베데레 궁전은 왕이 살던 곳이 아니다. 1683년 빈을 침공한 튀르크 군대를 격퇴한 프랑스 출신의 전쟁영웅 오이겐 공이 살던 궁전으로 연못에 비친 상궁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나 마찬가지.

성벽으로 에워싸인 구시가지의 바깥쪽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별궁인 쇤브룬 궁전이 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버금가는 화려함과 위엄을 자랑하는 쇤브룬 궁전은 1441개의 방을 갖춘 대궁전으로 중심에서 좌우로 날개처럼 펼쳐진 궁전의 길이가 180m에 이른다. 18세기 중엽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당시 여섯 살인 모차르트를 쇤브룬 궁전으로 초청해 연주회를 열었던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빈(오스트리아)=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 관련기사 보기◀

▶ [여행메모-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 카드’로 할인여행… 바치 거리는 보행자의 천국

▶ 도나우는 ‘글루미 선데이’의 아픔을 알까… ‘우울한 선율’ 흐르는 헝가리 부다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