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교제

완벽맨’은 드물다!

열려라 에바다 2011. 10. 26. 13:08

 



클라우디아 포크트 Claudia Voigt <슈피겔> 에디터
 
여자는 왜 남자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남자가 있으면) 사람들이 날 보고 미소를 지으니까, 아이와 가정을 원하니까, 이상한 여자 취급을 받을까봐 겁나서, 너무 오랫동안 혼자 살아서, 침대에 둘이서 같이 눕는 것이 혼자보다 훨씬 따스하니까, 누군가가 나한테 오늘 어땠느냐고 물어봐주기를 원하니까, 독신자에 대한 세금정책이 엉망이라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성관계가 훨씬 좋으니까, 언제나 남자가 있기를 바랐으니까, 혼자 늙어가고 싶지 않아서….”
남성 파트너를 찾고 있는 여성들은 이런 이유를 댔다. 이들은 이상형의 남자를 찾을 수 없어서, 혹은 언제나 나쁜 남자에게만 끌려 오랜 시간 진정한 파트너를 만나지 못한 8명의 여성이다. 이들은 모두 직업이 있었고, 그중 몇 명은 출세한 여성이었다. 별다르게 눈길을 끌지 않고도 밤에 혼자 나이트클럽에 가 남자들에게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네주고, 하룻밤 인연을 맺을 수 있다. ‘싱글맘’으로 혼자 아이를 키울 수도 있고, 심지어 섹스를 하지 않고 임신을 해 정자 제공자에 대해 평생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여성에게는 더 이상 남성이 필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진정한 짝을 찾으려는 열망은 남아 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자신의 짝을 찾는 30살에서 50살 사이의 여성 8명과 대화를 했는데, 대화에서 이 연령대 여성들의 문제가 좀 특이함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로맨틱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행복과 절망이 교차하고 생의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이 진짜로 나타날 것인지 궁금해했다. 그들의 직업은 스포츠트레이너, 변호사, 유치원 교사, 문화 매니저, 작가, 언론인, 미용사 그리고 회사 대변인이다. 다른 여성과 마찬가지로 그녀들도 이상적인 남성을 찾고 있다. 그중 몇 명은 적극적으로 파트너를 찾고 있지 않고, 또 다른 몇 명은 이미 함께하는 남성 파트너가 있지만 그 관계의 미래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들 모두 만족스러운 커플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이 글에서 말하는 것은 그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사진에 찍히고 싶어하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을 신문에서 보는 걸 원치 않았다. 파트너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독신 상태가 흠이라도 되는 듯 익명으로 머물고 싶어했다.

남자는 더 이상 필요 없다?

독일에는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그 수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고 그저 대충 짐작할 뿐이다. 지난 몇 년간 해마다 약 20만 쌍이 결혼했고, 전 가구의 40%가 독신 가정이다. 이 수치는 점점 상승하고 있다.
스포츠트레이너인 여성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면 단번에 ‘저런 여자가 혼자라니 이상하군’이라고 생각할 만했다.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는 남자는 많다. 그녀는 얼마 전 긴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그녀의 외모만을 보고 접근하는 남자들이 지겨워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12살짜리 아들이 한 명 있다. 몇 년 전에는 오늘날 그녀가 ‘떠나게 내버려두지 말았어야 할 남자’라고 칭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녀는 그와 결혼하고 싶었지만, 그는 결혼을 부담스러워했다. 나중에야 그녀는 그와의 관계가 아주 특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변호사는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유치원 교사는 몇 년간 남편의 거의 대화가 없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녀에게 고독은 해방이었다. 그리고 문화 매니저는 16살 아래의 남자와 불장난을 하고 있었다. 이 커플은 때때로 며칠씩 같이 지내지만 함께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가는 일은 없다. 그녀는 제대로 된 남녀 관계는 아니라고 했다. 작가는 두 자녀를 두었고, 이것이 진짜 인생인지에 의문을 가졌다. 언론인은 둘째 아이를 가지고 싶지만, 그 아이의 아버지는 반드시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즐기는 남자여야 한다. 미용사는 몇 번의 짧은 교제를 경험했고, 이제 불혹을 넘겼다. 만일 그녀가 오랫동안 함께할 남자를 찾게 된다면 행운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별 상관 없다고 말한다. 회사 대변인으로 일하는 여성은 그녀보다 훨씬 연상의 남자와 같이 살면서도 이상적인 짝을 찾고 있다. 그녀는 현재의 파트너와 미래를 계획할 수 없다.


어떤 깨달음이 사랑을 위해 중요한가? “언제나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해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름답죠. 하지만 끓어오른 감정이 가라앉은 뒤에야 서로에게 어울리는지 알 수 있어요. 임신하기 전에 파트너와 함께 임신 후의 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해봐야 해요. 진정한 짝이 끔찍스럽게 따분해 보일 수도 있어요. 성급하게 이별을 결심하지 마세요. 모든 커플이 부러워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대화와 섹스 모두 중요해요. 둘 중에 한 가지만 빠져도 제대로 된 관계가 될 수 없어요. 상대에게 강요를 해서는 안 돼요.”
심리학자이자 커플상담가인 클라우디아 클라센홀츠베르그는 심리치료실을 약 20년간 운영했다. 그녀는 최근 몇 년 사이(5∼10년)에 30대 여성이 자신에게 주어진 너무 큰 자유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걸 관찰할 수 있었다. 인생의 동반자를 찾으려는 욕구와, 특히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넘칠 정도로 주어지는 선택권 사이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결국 많은 여성이 파트너를 택할 수 없게 돼버린다.
‘어쩌면 이상적인 남편감이 내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 옆에 앉을지도 몰라.’ ‘어쩌면 베를린에 살고 있고 극장에 가는 것을 즐기는 정보기술(IT) 매니저와 완벽하게 만족하면서 살 수 있을지 몰라.’ 파트너 찾기는 끝이 없고 인터넷은 이 문제를 몇 배로 심화한다. 정착과 자유에 대한 양립할 수 없는 욕구가 동시에 우리를 갈가리 찢어놓으려 한다.
 
인터넷이 바꾼 사랑 방정식

인터넷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알게 되는 과정을 변화시키고 있다. 감정적인 판단은 나중에야 할 수 있다. 상대방을 만나보기 전에 서로 수많은 전자우편을 주고받고, 결국 전화를 하게 된다. 클라센홀츠베르그 여사는 말한다. “허상을 만들고 상대방이 그 허상과 맞지 않으면 실망하게 되는 거죠.” 마침내 엘베강 유역을 산책하거나 영국 정원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게 되면 두 사람은 미래의 배우자 후보로서 서로를 보게 되고 마음속으로 ‘예’와 ‘아니요’를 결정하게 된다. 좀더 두고 지켜볼 시간이 없는 것이다.
아니면 동시에 여러 상대와 만나려 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감정을 의식적으로 불확실하게 놔두기도 한다. 이런 관계는 빠르든 늦든 모든 것이 표면적으로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제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의혹을 갖게 된다. 많은 여성이 인터넷 데이트를 통해 사랑에 빠진 느낌을 잊어버렸다고 고백한다.
한 온라인 만남 사이트의 익명 데이터를 평가 분석하는 밤베르크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파트너를 선택할 때 자신보다 사회적 위치가 높은 상대를 선택한다.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대졸 여성에게 실업자 중에 싱글이 많으니 그들을 한번 생각해보라고 충고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대졸 여성은 대부분 대졸 남성을 원한다. 사회심리학적 용어로 말하면, 그녀들은 동일한 교육수준을 가진 그룹 안에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문제는 여성들이 아침에는 침대로 차를 가져다주고, 사무실에 깜짝 선물로 꽃을 보내주고, 밤에는 지하 주차장에서 짧고 격렬한 섹스를 나눈 뒤, 오늘 사장과의 면담 결과가 어땠느냐고 물어봐준 다음에 아무 불평 없이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남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런 남자는 아주 드물다. 이 문장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 이 밑줄이 깨질 위험에 처한 결혼을 구할 수도 있다. 배려와 직업적 성공, 열정, 공감 그리고 파트너십을 모두 성공적으로 해내는 여성이 있기는 하지만, 남자 중에는 이런 사람이 거의 없다.
따라서 그런 드문 남자 중 한 명을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꽃은 포기하는 것이 어떤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또한 여성이 왜 그렇게 높은 기대를 하는지 질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여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가능성 가운데 많은 부분을 처음부터 아예 빼놓곤 한다. 클라센홀츠베르그 여사는 “평생을 같이할 슈퍼맨을 기다리며 혼자 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그보다는 남녀관계가 타협과 충돌을 동시에 의미함을 인정하고, 결국 그 관계가 평생이 아닌 8∼10년밖에 유지되지 않더라도 그 관계를 통해 사람이 행복해질 수도 있음을 생각해보는 편이 낫다.
 
외모만 따지는 남성

싱글 생활의 나쁜 점은 무엇인가? “크리스마스 또는 생일날 밤 집에 돌아왔는데 집이 아침에 나갔을 때 그대로 있는 것, 어쩌면 자녀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는 것, 나를 사랑하는 사람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는 기분, 결혼식, 상대를 찾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 여행 중에 혼자 식사하는 것, 내가 슬플 때 아무도 나를 안아주지 않는 것, 치약 뚜껑이 언제나 단정하게 닫혀 있는 것을 볼 때….”
진화 생물학자 사비네 파울은 “우리는 유전적으로 안락을 찾는 본능과 종족 보존의 본능 두 가지가 프로그래밍돼 있어요”라고 말한다. 파울 박사는 부드러운 음성을 가진 차분한 여성으로, 외모는 냉철한 이론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녀는 책 <다윈 코드: 진화가 우리 삶을 설명한다>의 공동저자 중 한 사람이다. 지속적인 관계에 대한 그녀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그녀는 “인류의 유전적 프로그래밍은 더 이상 삶의 조건과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성의 외모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부터 말하면 빛을 잃은 머리카락, 창백한 피부, 유머 부족, 열정 부족 등으로 남성은 이런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미 일상에 포함돼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너무 많은 사람과 알고 지내는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석기시대 때 인류는 대가족으로 이뤄진 그룹으로 떠돌았다. 물론 이 그룹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였다. “그래서 인간은 최대 200명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이 되면 복잡해지죠.” 오늘날 이동통신과 인터넷은 훨씬 많은 사람들과 서로 알고 지내게 만든다. 그중 단 한 사람을 선택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고, 그 모퉁이를 돌면 내게 더 잘 맞는 파트너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버텨내려 하기 때문에 결국 ‘영구적인 짝짓기’ 함정에 빠지게 된다.
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에 성공하면 우리 유전자 안의 석기시대가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어렵게 만든다. 사비네 파울은 “무엇보다도 인생의 중반기에 종족 보존을 위해 완벽한 상대를 찾도록 프로그래밍돼 있기 때문에 인간이 격동의 시기를 겪게 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석기시대와 달리 인류는 더 이상 40대 중반에 생을 마치지 않고 70∼80살이 되도록 살면서, 자녀가 집을 떠나면 집에 남은 남편 앞에 서서 앞으로 30년간 이 사람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게 된다. 사비네 파울은 말한다. “우리는 인생 후반기의 배우자 선택에 대한 유전적 프로그래밍이 돼 있지 않아요.” 이것이 꼭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꼭 이 남자여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 더 자신에게 질문하고 자신의 종족 보존 본능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결혼 생활을 힘들어하는 이들은 금혼식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일종의 ‘슈퍼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 파트너를 찾아내는 사람도 많다. 50년간의 성실성이 로맨틱과 결합해 우리에게 사랑의 이상형을 만들어주었고, 우리는 모두 그것을 꿈꾼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인생 최고의 사랑은 예외로 머물러 있다. 한 문장 더 밑줄을 치자. 이 사실은 미래 사회를 더욱 강하게 변화시킬 것이고, 우리에게 더 많은 ‘패치워크 가족’(조각보처럼 여러 인간관계가 가족적인 유대감을 이루어내는 공동체)과 더 높은 이혼율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 조부모 세대와는 달리, 여성은 더 이상 불행한 결혼에 평생을 묶여 있을 필요 없다. 다행히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난다. 인류의 도덕적 기준 또한 느슨해졌다. 많은 여성이 재정적으로 독립했고 그들은 남자를 찾고, 그다음 남자를 찾고, 또 그다음 남자를 찾게 된다. 이는 연속적인 일부일처제라고도 할 수 있다.
여성이 남성에게서 싫어하는 점은?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너무 중시해요. 자기는 40대 후반에도 아이를 가질 수 있으니까 아이 얘기가 나오면 듣지 않으려 하죠. 실수를 해도 절대로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 일에 시간을 너무 많이 투자하는 것, 어떤 것에도 ‘응’ 아니면 ‘맘대로 해’라고 대답하는 것, 거짓말과 비겁함….”
사회학자 유타 알멘딩거는 젊은 독일 여성들의 욕구에 대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여성은 자주 미래를 생각합니다. ‘내가 60살 때 어떻게 돼 있을까’라고 자신에게 질문하죠. 그리고 거기에서 자신의 미래 계획을 도출해냅니다.” 베를린 사회연구과학센터의 연구원 알멘딩거와 그녀의 동료들은 2007년 ‘도약하는 여성’이라는 제목의 연구에서 17∼19살, 그리고 27∼31살 남녀를 대상으로 그들의 인생 계획에 대해 자세히 조사했다. 지난해 봄 이 연구는 경제위기의 영향 아래 업데이트됐다.
알멘딩거는 몸에 잘 맞고 유행에 따르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녀의 연구실 한쪽에는 요가 매트가 놓여 있다. 약 3분간의 의례적인 인사 뒤 곧 본론으로 들어갔다. 독일 여성에게 여전히 남녀관계와 가족 구성은 직업과 병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사실이야말로 다른 모든 것의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젠 교육받은 여성에게 흥미 있는 직업을 찾는 일이 아주 중요해져서 오직 25%의 여성만이 파트너 관계를 위해 직업적 출세를 포기한다.

여성은 ‘사랑’과 ‘가족’과 ‘직업적 성공’을 모두 원한다. 이 세 가지는 자주 버뮤다 삼각지대를 구성한다. 배우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은 그것을 하려 들지 않는다. 이 또한 유타 알멘딩커의 통계 수치가 보여준다. 여성이 배우자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낼 수 있는 남성을 찾고 있는 동안, 남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의 외모다. 이것은 정직한 대답이다. 그리고 이 대답은 남성과 여성의 미래 계획 사이에 어떤 깊고도 넓은 구덩이가 파여 있음을 보여준다.
“이 모든 것이 파트너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알멘딩거의 말에 잠시 말문이 막힌다. 그녀의 말은 끔찍하게도 옳다. 하지만 조용한 반박이 떠오른다. 그럼에도 행복한 커플들이 있지 않은가. 그중 많은 수는 아이를 낳고, 몇몇은 섹스도 한다. 고정적인 직업도 있다.
 
세 마리 토끼를 좇는 여성이여

결국 모든 것은 아주 단순할지 모른다. 그냥 사랑에 빠지기만 하면 된다. 진화생물학의 연구 결과 등을 무시하고 그냥 단순하게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어떨까? 놀라운 것은 몇 세대에 걸쳐 수많은 여성의 감정과 욕구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들을 둘러싼 세계가 변화하고, 남성과 여성의 인생 모습이 더 비슷해졌으며, 여성은 요구가 많아졌다. 하지만 그녀들의 파트너 관계와 결혼은 예전처럼 로맨틱하거나 최소한 외부적으로 페미니즘 이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분류된다. 이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다.
여성 해방은 여성에게 거대한 독립성을 부여했고, 동시에 고독을 주었다. 모든 여성이 이것을 승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많은 여성이 싱글인 것을 부끄러워한다. 이는 지난 50년간 멈춰 있던 사회적 인식과도 연관 있다. 독신 남성은 그들의 자유로 인해 부러움을 사지만, 독신 여성은 분명히 복잡한 동정을 받아야 하는 존재다.
어쩌면 여성 해방의 마지막 걸음은 싱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일지 모른다. 최소한 특정 인생 단계에서는 말이다. 남녀관계는 변화했다. 대표적인 특징이 관계의 지속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가슴이 두근거리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렇다면 매칭 포인트가 50밖에 안 되는 남자라도 고려해보고, 사랑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한정된 시간 안에서만 지속될지라도 그 위험에 도전해보라. 어쩌면 8년이나 6년밖에 사랑이 지속되지 않을지 모른다. 영원한 사랑은 더 이상 없다. 그리고 그 시간은 부디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남자란 어때야 하냐고? “조지 클루니처럼 아이를 좋아하고, 남자답지만 마초는 아니어야 하고, 축구 말고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밤일도 잘해야 하고, 말을 들어주고 가끔은 그 화제에 대해 질문도 해준다면 좋을 거예요. 가장 친한 친구도 있어야죠. 우습지만, 그 남자 자신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