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역경의 열매] 송순복 <5> 남편 전도 위해 섬김 실천… 내가 먼저 변화

열려라 에바다 2017. 5. 5. 09:33

[역경의 열매] 송순복 <5> 남편 전도 위해 섬김 실천… 내가 먼저 변화

남편은 주일이면 축구·술에 빠져… 꾹 참고 섬기니 어느 날 교회 나가

 

[역경의 열매] 송순복 <5> 남편 전도 위해 섬김 실천… 내가 먼저 변화 기사의 사진
송순복 대표가 2015년 겨울 남편 이규두 장로와 유럽여행 중에 찍은 사진.

아들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뒤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예수님께 예물을 드리는 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각종 패물에 아이들 돌반지, 카메라, 보험금을 다 합친 800만원을 감사헌금으로 드렸다. 결혼할 때 부모님이 지참금으로 주신 1만4000평의 토지문서까지 그대로 드렸다.

또 1년에 300명을 전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유모차에 아이 둘을 태워 온 동네를 돌며 전도지를 나눠줬다. 이웃들을 초청해 부침개를 함께 먹으며 예수님을 전하는 부침개 전도법도 실시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아파트 1층, 단독주택으로 수없이 이사도 다녔다.

급기야 남편이 폭발하고 말았다. “그동안 아이가 아파서 교회 가는 것 뭐라 안했는데 더는 못참겠다. 동네 사람들이 당신 보고 교회에 미친 여자래. 부침개 나눠먹고, 누가 들으면 막걸리집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 동네 창피하니 그만해라.”

그럼에도 전도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남편이 대놓고 핍박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교회에 강사로 오신 목사님의 셔츠 다리는 일을 내가 맡게 됐다. 밤늦게 남편이 잠들기를 기다렸다 다림질을 하는데 그만 남편에게 들킨 것이다. 나를 보자마자 “미쳤구나”라며 닥치는 대로 집안 살림을 다 깨부쉈다.

‘하나님을 만나면 만사가 형통해진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 일만 생기는 걸까요.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세요.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남편에게 설명할까요?’ 이런 생각을 해본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섬김은 새로운 전도의 방법이었다. 생각해보니 과거 아들을 위해 기도해준 성수 엄마는 수차례 문전박대를 당했음에도 내가 찾는다고 했을 때 섬김으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섬김이야말로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의 실천이었다.

남편을 전도하기 위해 섬김을 실천하면 할수록 내가 먼저 변화되는 걸 느꼈다. 남편이 교회를 가지 말라고 하면 예전처럼 맞대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러운 말과 부탁하는 말로 교회를 가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럼 남편은 마지못해 허락했다.

물론 속이 타들어갈 때도 여러 번이었다. 그때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꾹 참았다. 주일마다 조기축구회를 나가는 남편을 위해 토요일 밤에 축구복과 양복을 미리 준비했다. 혹여 남편의 마음이 바뀌어 교회를 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거다. 남편은 주일 새벽이면 축구하러 나갔고 막걸리에 거나하게 취해 돌아왔다. ‘거룩한 주일에 술을 마신다’고 잔소리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방에 이불을 펴주며 “한숨 주무세요”라고 말했다. 정말 섬김의 과제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아들 종혁이가 다섯 살쯤 됐을까, 조기축구를 마치고 막걸리를 한두 잔 마신 채 집에 들어온 남편이 양복을 차려 입고 교회에 가자고 했다. 술 냄새를 풍기며 예배시간 내내 졸던 남편은 점심식사로 교회에서 주는 국수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온전한 주일성수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남편은 한걸음씩 예수님의 이끄심을 받았다.

그 생활을 2년쯤 반복하던 남편이 축구공이 아닌 성경을 먼저 챙기더니 교회에 가자고 재촉했다. 남편 이규두 수원순복음교회 장로는 최고의 동역자다.

정리=노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