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급 과정
출애급 지도
비돔, 애굽의 곡식창고가 있었다
출애굽의 출발지인 라암셋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후 곡식창고가 있었던 비돔을 향했다. 비돔(Pithom)은 애굽 동북부 나일강에서 팀사(Timsah) 호수에 이르는 골짜기 사이에 있는 성읍으로 ‘아톰의 집’이라는 뜻이다. 현재 두 곳이 비돔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곳은 나일강 삼각주 동쪽에 있는 와디 투메일라트(wadi Tumeilat)에 있는 텔 엘 라타바(Tell el Ratabah)와 다른 한곳은 텔 엘 마스쿠타(Tell el Maskhutah)이다. 1929년 발견된 자료에 따르면 텔 엘 마스쿠타가 더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숙곳은 라타바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숙곳을 비돔과 동일시하는 견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쿠타는 1883년 에두아르드 나빌레(Edouard Naville)에 의해 발굴이 시작되어 이곳에서 발굴된 비문들을 통해 비돔임이 더 명확해졌다. 특히 이곳에서 발굴된 적색 화강암과 사암으로 세워진 장엄한 신전은 라메셋(Ramesses) 2세(람세스 2세·BC 1290∼24년)의 것임이 판명되었다. 이곳은 이스라엘 민족의 강제노동으로 건축된 곳으로 성경에는 국고성이라 부르는 창고의 성읍이다(출 1:11). 이는 주로 군대의 보급품인 곡식 기름 포도주 등과 무기를 비치해두는 국가의 창고들로 이런 창고가 많은 지역을 국고성이라고 불렀다. 라암셋을 출발한 차는 남북으로 난 길이 없어 동쪽의 이스마일리아로 돌아서 가야 했기 때문에 비돔으로 알려진 마스쿠타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위치상 비돔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건넜다는 홍해와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었다. 비돔에 도착해보니 별다른 발굴 작업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주민들의 생활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그래도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곡식알들이 발견되었다는 말을 듣었다. 그래서 나도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되어 지혜롭게 흉년을 넘기기 위해 곡식 창고를 지은 것으로 생각하고 당시의 곡식알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그조차 찾기 쉽지 않았고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쓰레기더미 속에서도 바로의 무덤으로 사용된 석관이 하나 있었고 우물터와 약간의 흙벽돌도 남아 있어 그 옛날 국고성인 비돔성 건축(출 1:11)에 강제 동원됐던 이스라엘 민족의 고난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에는 그것조차도 찾아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아쉬움 속에 다시 숙곳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향했다
마라의 샘 http://tong.nate.com/travel
마라의 샘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기적으로 건넜다는 홍해(오늘날 이스마일리아 앞 빅터 호숫가)에서 역사적인 하룻밤을 보낸 나는 수에즈 운하 밑으로 건설된 지하 터널을 통해 홍해를 건넜다. 당시 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지중해안을 따라가는 블레셋 길이었으나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훈련시키기 위해 홍해 광야길로 인도하셨다(출 13:17).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은 에담(수르) 광야길을 통해 사흘동안 행군했으나 물을 얻지 못하고 마라에 도착해서도 물이 써서 마시지 못했다(출 15:22∼25). 그러나 나는 자동차로 40여분만에 도착했다. 마라(Marah)는 홍해(수에즈 해저 터널)에서 30㎞ 지점에 소재하는데 오늘날 성경학자들은 옛날의 마라 지역이 오늘의 아윤 무사(Ayun Musa)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집트말로 아윤은 우물이란 뜻이고 무사는 모세를 말하니 곧 모세의 우물이다. 이곳 마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물이 써서 마시지 못하자 모세와 하나님을 원망하였으나 모세가 여호와께 기도 드리고 계시를 받아 한 나뭇가지를 물에 던지자 물맛을 달게 변했다(출 15:23,민 33:8). 그래서 마라의 이름 뜻은 ‘쓰다,쓴맛,슬픔’을 나타낸다. 이곳의 물이 쓴 이유는 방문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곳은 아직도 지하에서 소금기가 있는 물이 나와 쓴맛을 내고 있다. 오늘날 이곳에는 모세의 우물로 불리는 베두인들의 우물이 있으며 오아시스 지역에는 모래벌판에 수십 그루의 대추야자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 지역에는 본래 7개의 우물이 있었다는 기록에 따라 이집트 정부에서 발굴을 시작하여 지금은 4개의 우물이 개발되었다. 특히 이곳은 시내산으로 가는 성지 순례객들이 빠짐없이 들르는 곳이라 우물 옆에는 많은 베두인 노점상들이 줄지어 순례객들에게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르비딤
르비딤
르비딤 (맛사, 므리바)
르비딤의 모세가 아말렉과의 전쟁시 기도하던 산
(출처-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91548
오마이뉴스 이승철 기자, 2007.2. 다마스커스가는길
르비딤의 싯딤나무 (위)와 야자나무 숲(아래)
르비딤은 신 광야와 시내 광야 사이에 있는 골짜기 지역(출 17:1∼16,19:2,민 33:14∼15)으로 시내산 북서쪽 20㎞ 지점인 제벨 세르발(Jebel Serbal)의 북쪽에 전개되는 비옥한 평원 와디 파이란(Wadi Feiran)으로 알려지고 있다. 르비딤은 평원이란 뜻으로 홍해를 건너 시내산으로 가는 노정에 있는 가장 큰 오아시스 마을로 도로를 따라 4㎞ 정도에 걸쳐 대추야자 나무와 잡목들이 우거져 있다. 모세는 이곳에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지팡이로 반석을 쳐서 샘물이 솟아나게 하여 백성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백성들이 하나님을 시험하고 모세와 다툰 일로 인해 이곳을 맛사 또는 므리바라고 불렸다(출 17:1∼7). 또한 이곳은 모세의 장인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가 모세에게 부장제도를 권면하여 재판을 시행하도록 한 곳이다(출 18:13∼27). 오늘날 이곳에는 마을 한가운데 4세기께부터 내려오는 수녀원이 있어 성경과 관련된 곳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 수녀원 내부는 취재가 일절 금지되어 있다. 이 수녀원 바로 남쪽에는 모세 수도원의 폐허가 있으며 계속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모세가 손을 들어 기도해 아말렉을 물리쳤던 풍차의 언덕으로 불리는 제벨렛 타후네(Jebelet Tahunet)가 있다(출 17:8∼16).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으로 가는 길에는 곳곳에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아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르비딤에서의 싸움은 약속의 땅으로 가기 위해 겪어야 할 고난이 있음을 보여준다
숙곳
숙곳(Succoth)은 비돔으로 알려진 곳에서 서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지금은 별다른 유적이 발굴되지 않고 폐허로 남아 있으며 가운데 도로가 나 있다. 오두막집이란 뜻의 숙곳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인도하에 출애굽한 후 처음으로 진을 친 곳이다(출 12:37,민 33:5∼6). 이곳은 요단강 동편에 야곱이 우릿간을 지은 요르단 지역의 숙곳(창 33:17)과는 다른 곳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숙곳에서 진영을 정리한 다음 동쪽으로 행진하여 광야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에담에 도착하였다. 그리고는 홍해에 도착하여 바로의 군대를 만나게 된다. 나는 숙곳을 지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건넜다는 홍해가의 호텔에 짐을 풀었다. 옛날에는 바다였던 이곳은 오늘날 이집트의 중소도시인 이스마일리아에 있는 빅터 호수이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막 호수로 지고 있었다. 짐을 풀기도 전에 나는 흥분된 마음으로 호수가로 나가 붉게 물든 호수를 뒤에 두고 이스라엘 백성이 건넜다는 갈대를 배경으로 홍해를 사진에 담았다. 아직도 이곳에는 갈대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날 학자들 가운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넌 것이 아니고 걸어서 갈대숲의 호수를 건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수많은 이집트 군대가 홍해에 수장되었다는 사실이다. 비돔과 숙곳,그리고 홍해. 오늘 하루는 이스라엘의 고난과 그 고난에서 탈출하여 진을 친 곳과 처음으로 난관에 봉착한 홍해를 찾은 하루였다. 홍해가의 호텔 창문 밖으로 멀리 배 한 척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다를 갈라 건너게 하신 하나님의 기적이 우리 민족의 앞길에도 일어날 것으로 확신했다(photobible.co.kr)
엘림
엘림(Elim)은 현재의 와디 카란델(Wadi Charandel)로 추정하고 있는데 마라와 엘림은 가깝게 연결된 지역이었다. 이곳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넌 후 진을 친 곳으로(출15:27,16:1,민 33:9∼10) 샘물 열두 곳이 있었으며 큰 종려나무가 70그루나 있었던 오아시스이다. 나는 돕가를 답사한 후 이곳 와디 카란델의 오아시스와 함께 엘림으로 주장되는 또다른 지역인 바바(Baba) 계곡의 오아시스를 찾게 되었다. 바바란 사랑이란 뜻이다. 이곳은 홍해에서 내륙으로 25㎞ 정도 들어간 곳이지만 신기하게도 골짜기는 소금으로 뒤덮여 있었다. 더욱 신비로운 것은 이 소금이 덮인 골짜기에 들어오는 순간 짜고 달콤한 냄새가 풍겨나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이 골짜기에는 마나라고 불리는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함께 간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이 마나는 성경에 언급되고 있는 만나(마나의 히브리어)라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것을 가지고 요리를 해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란 나는 나뭇가지를 훑어 맛을 보니 신기하게도 짜고 단맛이 났다. 성경에 보면 엘림에서 내린 만나는 깟씨 같고 그 맛이 꿀 섞은 과자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만나라는 나무는 성경에서 만나를 표현한 깟씨라는 식물과 모양이 비슷하고 만나를 내린 엘림으로 주장되는 카란델과 이곳 바바계곡에서만 자라고 있다. 더욱이 소금 위에서도 자라는 이 만나라는 나무를 통해서 하나님이 주셨던 만나에는 충분한 양의 소금기가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이 신기한 만나라는 나뭇가지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 오늘은 모세가 쓴물을 단물로 만든 마라와 만나를 내려준 엘림을 둘러본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특히 생각지도 않은 만나라는 나무를 보게 돼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를 깨달은 귀한 날이었다. 수백만 명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40년 동안 염분을 섭취할 수 있었겠는가! 하나님은 만나를 통해 충분한 염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신 것이다. 우리도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살다보면 많은 어려움과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을 겪을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만나를 통해 이스라엘을 먹이신 것처럼 우리가 미처 이해하지 못하는 오묘한 역사로 그의 자녀들을 풀무불 같은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 나라로 향하게 하심을 깨달은 귀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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