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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종천 신임 감리교신학대 총장] “말씀과 영성 균형 갖춘 신학생 육성할 것”

열려라 에바다 2012. 9. 1. 10:21

 

[인터뷰-박종천 신임 감리교신학대 총장] “말씀과 영성 균형 갖춘 신학생 육성할 것”


30일 진행된 박종천 감신대 총장 인터뷰는 성경으로 시작해서 성경으로 끝났다. 박 총장은 수년간 내홍을 겪어온 감신대와 감리교단 문제의 본질과 해답을 ‘하나님 말씀’ 속에서 찾은 듯했다. 지난 28일 가진 취임식에서 감신대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심축 역시 마찬가지였다.

“성경 말씀 중심의 신학대 교육을 회복하자는 겁니다. 그동안 감신대가 이념적으로 리버럴(liberal)하다, 좀 급진적이다 하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말씀, 즉 복음적 신학의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벌이는 이념 논쟁은 영적인 능력을 갖기 힘들어요. 감신대가 성경의 진리와 권위와 능력을 지닌 신학대로 확고하게 회복되어야 합니다.” 성경 인증제 도입도 이처럼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다.

신학대의 주요 목표인 목회자 양성에 있어서 박 총장은 영성을 강조했다. “말씀과 영성이 조화를 이룬 목회자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목자(렘3:15)’라고 생각합니다. 복음과 지성을 겸비한, 지성적 복음주의를 갖춘 목회자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이를 위해 박 총장은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수와 직원들까지 참여하는 영성훈련 프로그램의 도입을 구상 중이다.

‘예비신학교육’을 포함한 ‘평생신학교육’에 대한 강한 의지도 엿보였다. “신학교육은 평생신학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들과 졸업생들간 멘토링 시스템을 체계화해서 교회 목회 외에 해외선교와 문화 선교 같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겁니다. 또 중·고생들을 위해 그들 수준에서 갖는 신학적 궁금증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예비신학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고려중입니다.”

인터뷰 내내 박 총장에게서 읽히는 메시지의 골자는 ‘성경적 기본기를 제대로 갖춘 신학생을 만들겠다’였다. 이런 마인드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진단한 한국교회에 대한 그의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듯했다.

“지금 한국교회 자체가 이리 저리 갈라지고 찢어지는 것은 ‘하나님 나라’가 아닌 자기 자신과 자기 교회 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국교회의 현실 아닙니까. 지금 우리는 하나님 말씀을 붙잡고 다시 비상하느냐, 추락하느냐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여 있습니다.”

최근 감리교에서 추진되고 있는 ‘목회 대물림 방지법안’에 대해 박 총장은 “이런 법안 자체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은 몹시 안타깝지만 우리부터 먼저 반성하고 회개하자는 의미에서 좋은 조짐(sign)으로 이해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 총장은 기독교에 대한 외부 공격에 대해서도 종교 문맹에 대한 경계와 ‘성숙한 복음주의’를 강조했다. “지금 우리는 종교적 다원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종교에 대한 이성적·상식적 이해가 없으면 종교간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요. 타종교인들에게 기독교 복음을 제대로 전하는 것도 타종교 문화와 가르침을 알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음과 지성이 결합된 성숙한 복음주의를 갖춰야 해요.”

박 총장은 취임하면서 줄곧 성경 속 인물 ‘여호수아’의 리더십을 묵상했다고 했다. “모세의 뒤를 이은 여호수아의 역할은 ‘허리’였습니다. 전 세대와 후 세대를 잇는 가교였습니다. 저의 역할도 비슷한 거라 생각해요.” 그는 ‘허리’얘기를 이어갔다. “제가 1954년생입니다. 베이비붐 세대 중에서 처음으로 감신대 총장이 된 겁니다. 전쟁을 경험한 저의 앞 세대들과 전쟁 이후 세대들은 사고나 생활방식, 가치관에서 차이가 큽니다. 그 중간에 저희가 ‘허리’처럼 끼어 있는 거죠. 위·아래 얘기를 많이 경청하고 공감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늘 기도하는 총장이 되겠습니다.” 현재 공사 중인 박 총장 집무실에는 조그만 간이 기도실이 만들어지고 있다.

◇박종천 총장=충북 제천 출신인 박 총장은 서울 대광중·고와 감리교신학대, 미국 에모리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 아이리프 신학대 초빙교수(1995)와 에모리대 캔들러 신대원 초빙교수(1999)로 아시아 신학을 강의했다. 1986년부터 감신대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교무처장, 대학원장, 총장직무대행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상생의 신학(1991), 하나님 심정의 신학(2012)’ 등이 있다.

박종천 총장=충북 제천 출신인 박 총장은 서울 대광중·고와 감리교신학대, 미국 에모리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 아이리프 신학대 초빙교수(1995)와 에모리대 캔들러 신대원 초빙교수(1999)로 아시아 신학을 강의했다. 1986년부터 감신대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교무처장, 대학원장, 총장직무대행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상생의 신학(1991), 하나님 심정의 신학(2012)’ 등이 있다.정리=박재찬 기자 jeep@kmib.co.kr